울지는 않았지만 무거운 눈을 비비다, 흔하디흔한 우울증에 빠져 있음을 깨달았다. 더 이상은 우물에 빠질 일이 없을 거라 믿었기에 자각하지 못했을 뿐이다. 잠들기엔 고통스럽고 잠들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어 Nina Nastasia와 Portishead가 들어있는 엠디 디스크를 틀어 놓고 저녁 6시 즈음 잠들었다.
잠든 사이 두 건의 문자가 왔고 한 통의 전화가 왔다. 문자는 잠결에 (늦게라도) 답장을 했고 오랜만에 전화한 친구는 잠결인 걸 알고 일찍 끊었다.
일어나고 싶지 않았지만 해가 떴을 즈음 눈을 떴다. 씻지도 않고 멍하니 앉아 나스타샤를 켰다. [플라이트 플랜]을 보며 ‘레즈비언’ 관계로 읽었는데, 모성애로 읽은 글들을 보며 당황했다.
간신히 몸을 추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