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즈 공연 후기

후기라기엔 짧은데…

하얗게 불태웠다. 세 번째 곡이 지났을 때 ‘아, 이전과 같은 체력이 아니구나’를 느꼈다. 이대로 쓰러질까란 느낌도 왔다. 다음부턴 지정좌석으로 예매해야겠다고 고민했다. 하지만 방방 뛰기를 멈출 수는 없었다. 그리하여 하얗게 불태웠다.
2집에서 세 곡을 연주했고, Citizen Erased를 연주할 땐 눈물이 났다. 이 곡을 또 들을 수 있다는 건 정말 기쁜 일이다. 그리고 노래에 얽힌 기억은 쉽게 바뀌지 않음을 깨달았다.
아무려나 마지막 곡 Knights of Cydonia로 완전 불태웠고 다리를 제대로 움직이기 힘들었다. 그럼 어때. 즐겁게 놀았는 걸. 즐겁게 불태웠는 걸.
내일은 힘들겠지만 즐거웠으니 충분하다. 충분히 기쁜 일이다.

내일, 뮤즈 내한 공연

멀미약을 마셔서 차 안에서 계속 잠만 잤다. 잠결에 혹은 가끔 깨어났을 때 이런 저런 고민을 했던 것 같다. 그랬던 것 같다. 잘 기억이 안 난다. 잠결에 한 고민은 잠에서 깨었을 때로 이어지지 않는다. 아니다. 그런 이유가 아니다. 내일 뮤즈가 내한 공연을 하는데 잠결에 한 고민 따위가 중요하랴! 내일 뮤즈가 내한공연을 하는데! 후후후.
많은 것 바라지 않는다. 마지막 곡은 다른 공연에서처럼 “Knights Of Cydonia”면 좋겠고 “New Born”이나 “Plug in Baby”를 연주하면 좋겠다. 뮤즈 2집은 나를 살린 앨범이라, 내가 버틸 수 있게 해준 앨범이라 이 앨범에서 한두 곡은 꼭 해주면 좋겠다.
아무려나 내일은 그냥 즐기면 되겠지. 그럼 그만이지. 🙂

추석 대보름 산책을 하다가

추석 당일 아침 눈을 뜨니 메일이 두 통 와 있었다. 모두 강연 요청이었다. 두 통의 메일을 모두 확인하고는 “뿌웨엑, 하기 싫어!!!”라고 소리치며 이불 속에서 바둥거렸다. 강연 준비 스트레스가 극심하니 이렇게 반응한다…
하지만 추석을 보내면서, 그날 저녁 대보름을 보며 1시간 가량 산책을 하다가 그냥 강연을 모두 하기로 했다. 좀 가리긴 하겠지만(내가 뭘 가릴 처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냥 하기로 했다. 뀨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