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ㄱ.
쓰고 싶은 소재는 많은데 쓸 수 있는 소재가 없을 때마다 곤혹스럽다. 이걸 블로깅할 수 있다면 정말 길게 쓸텐데라고 고민하지만 어쩐지 그런 소재로 블로깅을 하기엔 저어하는 몸이 크다. 그래서 망설이다 보면 무엇을 블로깅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태에 빠진다. 지금 오늘의 고민을 기록하겠다는 것이 이곳을 만든 목적인데 그것을 쓸 수 없을 때 난감하다.
ㄴ.
블로깅하는 게 계속 부끄러운 나날이다. 내가 내 글을 배신하는 상황이니까.
ㄷ.
블로그를 폭파시키겠어! 뭐, 이런 고민은 아닌데 어쩐지 부담스럽다. 결국 내가 자처한 일이니 내가 해결해야겠지만… 여전히 망설이는 어리석은 나날이다.

비만 질병화, 짧은 단상-시작

비만은 정말 모든 혹은 많은 병의 직접적 혹은 강력한 원인인가? 그리하여 비만은 그 자체로 질병인가? 만약 비만을 질병의 원인으로 몰아가는 기획이 한 켠에 존재한다면?
다른 한편 몇 년 뒤엔 비만 인구가 인구의 몇 %를 차지할 것이란 예측이 많다. 멀지 않은 미래에 미국 인구의 50%가 비만일 것이란 예측처럼. 그렇다면 비만을 위기를 인식할 것이 아니라 인간의 몸무게, 체질량 지수의 기준 자체를 바꾸는 것이 맞지 않나? 인간의 몸 형태 자체가 변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의료가 측정하는 건강의 기준 자체가 바뀌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일부에서 비만을 질병으로 취급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많은 질병의 주요 원인으로 대하는 수준을 넘어서) 질병화가 아니라 의료 기준 자체를 바꾸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는 고민을 한다. 어차피 나라마다 비만의 기준도 다르잖은가.

비염을 배우다

알레르기 비염 관련 자료를 봤다. 그러며 깨닫기를 확실히 나와 같은 비염 경험은 별로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체로 집먼지나 꽃가루 같은 이유로 발생하는 알레르기 비염을 다룬다. 그래서 알레르기 비염은 환절기에 많이 생긴다는 이야기로 일반화한다. 알레르기 비염을 완화시키는 방법은 미지근한 물을 꾸준히 마시며 몸을 적당히 따뜻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나의 경우, 먼지 등의 이유로 코가 자극 받으면 알레르기 비염이 터지긴 한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기온 혹은 날씨다. 늦봄부터 여름이 끝날 때까지 비염이 빵빵 터지고 가을이 들어서면 진정된다. 물론 가을, 겨울이라고 알레르기 비염이 안 터지는 게 아닌데 평균 영하15도였다가 영하1도가 되면 날씨가 덥다고 비염이 터진다. -_- 비염이 터지면 어떻게든 몸의 열을 식히려고 한다. 몸에 열이 많으면 비염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비염이 발생하는 성격이 다르다보니 원인과 해결책은 내게 큰 의미가 없을 때가 많다. 알레르기 비염을 다룬 그 자료가 별로였냐면, 배운 것이 많다.
일단 알레르기 비염이 있으면 수면 중에 수면무호흡증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뇌가 깨어나는 상태가 잦다고 한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내가 여름에 그토록 피곤하고 취약한 이유를 깨달았다. 비염이 터지니 숙면을 못 취하고 숙면을 못 취하니 몸은 매우 피곤하고 낮엔 졸릴 때가 많고 그리하여 몸의 면역력이 더 떨어져서 비염이 더 자주 터진다. 악순환. 내가 여름이면 맥을 못 추고, 어떻게든 여름을 버티는 것을 목표로 삼는 이유가 이것인지도 모르겠다.
또 하나 놀라운 점. 알레르기 비염이 있을 경우 집중력 저하가 발생하는데 특히 청각 집중력과 시각 집중력 저하가 심하다고 한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아 내가 그래서 사람들의 말을 잘 못 알아듣거나, 강좌나 발표회 자리에서 그 내용 듣기를 어려워하는구나를 확인했다. 회의 자리, 강좌, 발표회에서 다른 사람 말을 자주 놓치고 어째서인지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이유가 비염과 관련있다니… 여러분, 제가 사람 말을 잘 못 알아 듣는 건 다 비염 때문입니다, 비염. 호호호. 농담처럼 말했지만 정말 이런 이유로 강좌나 세미나 같은 자리를 기피하고 있다. 회의도 꺼리는 편인데 빠질 수 없어 지속할 뿐이다.
암튼 얼추 30년을 비염과 살았지만 공부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세계구나 싶었다. 내가 경험했다고 알 수 없지, 분석하지 않으면 영원히 알 수 없지, 그저 괴로움만 몸에 새겨질 뿐.
+
비염 초기이신 분이 이 글을 읽으신다면… 초기일 때 최대한 관리해서 잡으셔요… 아님 저처럼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