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문득 손성훈의 고백을 흥얼거리다가 잊고 있던 일이 떠올랐다.

고등학교 2학년일 때였나… 그때 일부에게서 내가 게이 혹은 동성애자(정확하게 어떤 용어를 사용했는지 모르겠다) 아니냐는 소문이 있었다. 그런 수근거림이 얼마나 지속되었는지 나는 모른다. 우연히 같은 서클활동을 하던 후배를 통해 전해들었을 뿐이다.
문득 떠오른 기억은 이것이 전부다. 내 기억에 나의 고등학생 시절은 맹 평범하고 무난했다. 채식을 제외하면, 야간강제학습 시간에 공부는 안 하고 책만 읽던 걸 제외하면 흔한 학생3에 불과했다. 그런데 왜 저런 소문이 돌았던 걸까?

[강좌] 가장 급진적인 싸움: 퀴어 이론의 쟁점과 섹슈얼리티 논쟁사

퀴어 이론과 섹슈얼리티 이슈를 다룬 강좌가 열립니다. 꽤나 기대가 크네요. 재밌을 것 같아요.
자세한 내용은 링크 참조: http://goo.gl/7bgjx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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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급진적인 싸움: 퀴어 이론의 쟁점과 섹슈얼리티 논쟁사>
2015년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지독강좌는 온갖 혐오범죄와 차별이 별 제어장치 없이 자행되는 시대에 힘차게 개입하고자 마련한 페미니즘 이론 강좌입니다. 이번에는 가장 급진적인 성적 반체제 이론가들에 집중합니다. 이 강좌는 게일 루빈(푸코의 <성의 역사> 이후, 가장 급진적인 성 이론 실천가), 세제윅과 버틀러(퀴어 이론의 두 “거물”)를 알며 읽고(知讀), 함께 뜻을 두고(志讀) 천천히 깊이 읽습니다(遲讀).
 
일시: 2015년 9월 16일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장소: 여성문화이론연구소
강사진: 박미선, 임옥희, 신혜수, 허윤, 조혜영
 
강의일정과 강의료, 수강신청 방법은 첨부해드린 웹자보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건강 기획과 정보 습득의 갈등

무언가가 어디에 좋다라는 식의 정보는 차고 넘치는데 이 정보는 정부가 좋아할 내용이다. 국민 건강은 국가 재정의 문제, 즉 건강보험료 지출의 문제란 점에서 사람들이 건강과 관련한 정보를 많이 주고 받을 수록, 그리고 실제 실천할 수록 정부는 좋아한다. 다른 말로 건강 관련 정보는 국가/정부가 어떻게 국민/시민을 살릴 것인가를 관리하는 장치다.
그런 점에서 이 정보는 여러 사회적 배제를 밑절미 삼는데 장애, 퀴어, 그리고 비만이다. 건강 정보는 언제나 장애인 안 되기를 표명하고 퀴어를 (‘건강한’) 국민에서 배제하고 비만을 질병으로, 사회의 위협으로 호명한다. 비만이 반드시 건강에 문제를 야기하지 않음에도 거의 모든 건강 정보는 비만을 적대하고 무조건 건강에 문제가 있는 존재로 소환한다.
따라서 내게 건강 관련 정보는 첨예하게 갈등하는 이슈며 사회 질서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의제다. 그런데 여기에 비염 관리가 개입되면 복잡해진다.
첨예한 논쟁거리인 건강 관련 정보가 내겐 어쨌거나 필요한 정보로 변한다. 모든 정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지만(비염에 좋다는 음식은 수천 가지일 것이다) 어쨌거나 알아는 둘 필요가 있는 정보다. 그리하여 나는 계속 갈등한다. 내가 이렇게 자료를 찾고 있는 건 어떤 목적에서인가,라고.
물론 어쨌거나 아픈 몸, 혹은 결코 내가 조절할 수없는 몸(다음주 수요일엔 절대 비염이 터져선 안 된다고 해서 이걸 내가 관리할 수 있는 게 아니다)이기에 어떤 정보는 필요하다. 아픔을 정치적으로 사유한다고 해서 아픔을 방치하거나 아픔을 무조건 참아야 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갈등한다. 내게 유익한 정보가 동시에 내게 유해한 정보이자 내가 가장 비판하는 정치학을 함의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비염에 효과가 있다는데 남성 성기능 문제에도 효과가 있고 고혈압 및 당뇨에도 효과가 있다고 할 때 이 정보는 내게 골치 아픈 이슈가 된다. 이 정보는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정보를 받아들임은 무엇을 받아들임인가?
그래서 계속 갈등한다. 내가 갈등하지 않는 방삭으로 정보를 습득함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모든 건강 정보는 현시점에서 가장 잘 팔릴 내용을 다루기 때문이다) 나는 어떤 식으로 행동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