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산책을 하고 있었다. 파란불에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 유치원 혹은 어린이집 버스가 횡단보도를 절반 정도 걸친 상태로 정차하더니 아이를 내려주었다. 그리고 여전히 보행자용 신호가 파란불인데 버스는 질주를 했다. 바로 그 앞을 지나가기 직전의 사람이 있었는데도. 유치원 혹은 어린이집 버스도 폭주를 해야 하는 시대일까? 궁금했다.
오토바이가 폭주하고 교통신호를 무시하는 건 익숙한 일이다. 배달 1분만 늦어도 화를 내는 사회에서 배달원의 목숨보다는 신속한 배달이 더 중시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배달원은 부득이하게 목숨을 걸고 폭주한다. 그런데 어린이집 버스도 그런 것일까? 그냥 그 운전기사만 교통신호를 무시한 일회적 사건에 불과할까? 그런데 어쩐지 어린이집 버스도 폭주를 해야 하는 그런 상황인 것만 같아 몸이 복잡했다. 안전과 위험과 사고가 공존해야만, 그 아슬한 줄타기가 언제까지나 아슬하게 유지되어야만 하는 사회는 언제까지 유지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