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자는 엄청 빨리 늙는다. 조로현상이 너무 빨리 온다는 것이다. 5년 전에 만났던 사람을 지금 만나면, 목사님은 조금도 안 늙었다고 피부가 참 좋다고 말해요. 5년 동안 제가 왜 안 늙었겠어요. 다만 제가 성전환을 안 해서 조로하지 않아요.”
오늘 들은 모 목사의 설교 일부다. 설교문에는 없고 촬영 영상에만 나오는 말을 기억나는대로 쓴 거다.
듣는데 은근 재밌다. 사상사조를 구조주의와 후기구조주의/포스트모더니즘으로 구분하고 구주주의는 로마, 신라시대를 포괄하는 사상사조라고 설명한다거나, 네오맑시즘은 성해방운동을 근간으로 한다거나, 데리다의 차연을 차이로 말하며 너와 내가 다르다는 의미라고 설명한다거나…
용감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구나.
그냥 다 틀린 말이라 무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언술행위가 어떻게 조직되는가를 살피는 게 진짜 재미다. 이른바 큰용어, 학술용어를 적당히 빌려와 전혀 다른 소리를 하면서도 자신의 논리를 구성하는 이 언술행위를 분석하는 것이 진짜 재미지. 내가 기독교 근본주의에 조금만 더 관심이 있었어도 본격 작업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