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을 문화텍스트로

모든 이론은 문화적 산물이지만 내가 배운 습관에서 이론을 문화 텍스트, 즉 영화 텍스트나 문화적 현상으로 다루는 경우는 잘 없었다. 이런 방법론이 없었다는 것은 아니며 나 역시 트랜스페미니즘을 논할 때 문화텍스트로 이론을 다루곤 했다. 하지만 그럴 때도 나는 늘 각 논의를 꼼꼼하게 분석했고 이상한 소리일 때도 논리적으로 해설한 뒤 비판하려고 했다. 그러니까 이론은 언제나 이론을 비평하는 어떤 형식에 맞춰 접근했지 문화현상을 개괄하듯 접근하지는 않았다.

오늘 애착과 범죄 강의를 하면서, 질의응답 때 토리 님의 질문을 듣다가 문득 깨닫기를 나는 애착이론을 문화텍스트로 접근하고 있었다. 꼼꼼하게 이론적 논의를 살피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현상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나도 더 이상 설명하기가 힘들긴 하다. ^^; 문득 깨달았으니까. 하지만 이미 누군가가 이런 방법을 사용했겠지… 아무려나 이론을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독해한다면 이론에서 전혀 다른 가능성과 균열을 독해할 수 있겠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것은 비판에 목메기보다 징후로 독해하는 것일 수도 있고 전혀 다른 어떤 가능성을 찾아내는 방법일 수도 있다.
당연히 이것은 이미 누군가가 했을 것이머 어쩐지 누가 떠오를 것 같기도 하다. 그저 일종의 몸이 깨닫는 느낌으로 이제야 깨달아 기쁘달까. 헤헤. 뭔가 재밌는 작업이 되겠다. 후후.

잡담: 정신병과 트랜스젠더퀴어, 기타..

LGBT라는 커뮤니티 혹은 그런 묶음이 가능하냐는 댓글이 있었는데… 조만간에 제대로 블로깅할게요. 이건 댓글로 달 내용이 결코 아니거든요. 정말 각잡고 길게 쓸 수밖에 없는 내용이라서요. ㅠㅠㅠ
내일 강좌를 앞두고 초긴장 상태에서… 태풍이 온다니 그냥 강사가 강의에 빠지는 상상을 합니다… 냐하하 ㅠㅠㅠ
작년에 정신병과 트랜스젠더라는 가벼운 블로깅을 했는데… 좀 제대로 된 글을 써야겠다는 고민을 합니다. 무엇보다도 ‘네가 정신병이라서…’ ‘네가 주어진 젠더로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라며 일부 트랜스젠더퀴어에게 잘못 생각하는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아울러 정신병과 트랜스젠더퀴어의 관계는 훨씬 더 깊고 복잡하게 고민해야 할 이슈고요. 성전환증 자체가 정신병진단목록의 병명인데 왜 성전환증 진단은 진성의 표지고 다른 정신병이 있으면 가짜가 되는 것이죠? 매우 첨예하게 고민할 이슈라고 고민합니다.
블로깅을 할까 했지만, 내일 강좌 이후 그 내용을 토대로 제대로 발전시킬 주제란 고민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