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분야 공부

100% 확신하건데 아무리 100여쪽 논문을 다 읽어봐야 한두 줄 인용하면 많이 할 거다. 기대할 수 없는 성찰도 별로 없다. 예를 들어 가정폭력으로 애착장애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청소년기 범죄나 비행이 증가하고 있으니 효행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문에서 내가 배울 것은 무엇일까? 하지만 알 수 없다. 내가 이 분야를 모르는 상황에서 배울 것이 있다 없다를 판단하는 것은 오만이다. 배우는 자세가 아니다. 내가 조금은 아는 분야라고 해도 제목이나 초록, 목차로 예단하는 것은 건방진 일이다. 내가 무얼 안다고. 읽기 전에 판단하는 것은 나를 과잉 신뢰하는 것이고 나를 신의 위치로 착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효행장려를 통해 가정폭력과 청소년 비행을 줄이겠다는 논문을 읽기로 했다. 뮤억. 종이가 아깝지만 인쇄하지 않으면 읽을 수 없으니 인쇄도 했다. 뮤억.

암튼 요즘 애착 관련 논문을 찾고 있다. 혹시 좋은 논문 아시면 추천 좀… 굽굽…

수줍은 자랑

쪼렙이라 미디어에 사진만 찍혀도 좋아합니다. 우후후.
어제 2015 퀴어문화축제 개막식에 참가했는데, 사진이 찍혔습니다. 흐릿하게 나와서 무척 아쉽지만… 못생긴 얼굴이니 흐릿한 게 낫죠. 후후후.
진짜 아쉬운 건 티셔츠의 디자인이 제대로 안 나왔다는 것.
퀴어에게, 퀴어문화축제에게 악착같이 공간을 내주지 않으려는 이들에게 “그래, 내가 공간 침입자다, 내가!”라고 쓴 티셔츠인데…
그래도 한 분이 “판타스틱!”이라며 제 티셔츠를 좋아해주셔서 기뻤지요. 후후후.

2015 제16회 퀴어문화축제 개막식

너무너무 피곤해서 대충 이미지 둘만…

서울광장에서 진행한, 퀴어문화축제 사상 첫 개막식에서 제가 꼭 기록하고 싶은 장면은 둘…

개막식 때 한국여성민우회가 축하 인사 및 지지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행사를 준비했는데…
위 움짤은 리허설을 하던 모습이다. 귀한 모습이다.

사실 이 사진이 아니라 작업하던 모습을 찍고 싶었다. 개막식에서, 아니 모든 행사에서 핵심은 초대 손님이 아니라 개막식을 진행하기 위해 쉬지도 못 하고 작업을 하던 활동가의 모습이다. 정말 많은 활동가가 몇날 며칠을 고생했다. 오늘도 종일 고생했다.
그리고 사실 오늘 개막식의 핵심은 위 모습이다. 핑거라이트가 들어간 풍선으로 만든, 거대한 하트 모양. 밤에만 연출할 수 있는 풍경. 이것을 만들기 위해 정말 많은 활동가가 고생했다. 풍선을 불고, 핑거라이트를 풍선에 넣고, 줄을 잡고, 위치를 잡고… 고생에 고생을 했지만 안타깝게도 이 풍선은 주목을 거의 못 받았다. 유튜브 생중계에서도 이 모습이 나가지 않은 듯하다. 개막식 행사 진행 중에도 언급되지 않았고.
그래서 이 모습을 꼭 기록하고 싶다. 아울러 이 작품을 만드느라 고생을 한 모든 활동가의 노력과 땀도 함께.
개막식을 준비하느라, 진행하느라 고생한 모든 분께 고마움을 표합니다.
이미 시작했지만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