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라는 어려운 문제
지난 토요일 [2015 LGBT 아시아 컨퍼런스] 발표에서 한 발표자가 내년 즈음 아시아 네트워크 행사를 진행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며 다들 내년 행사에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말에 가장 먼저 떠올린 질문은 “언어는?”이었다. 언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동아시아 어디서 행사를 해도 결국 영어가 주요 언어며, 모든 사람은 영어로 소통을 할까? 여기서 다시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참가하고 싶어도 비행기표를 구매하기 어려운 경제적 상황이 하나 있다. 그렇다고 행사 주최측은 모든 참가자의 비행기표를 지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행사 발표자와 장소 등 진행비를 조달하는 것만으로 빠듯할 테니까. 가난한 LGBT/퀴어 관련 단체에서 모든 참가자에게 일정 정도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행여 다른 곳에서 경제적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언어의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행사엔 참가할 수 있지만 영어를 사용할 줄 몰라 발표를 들을 수도 없고 여러 참가자와 이야기를 나눌 수도 없다면 이것은 무슨 소용일까? 여기서, 최소한 발표자의 발표만이라도 들을 수 있도록 동시통역이건 순차통역이건 여러 언어로 통역을 제공하는 방법을 고민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고, 비용이란 측면에서 어려운 일이다. 그리하여 문제는 계속해서 남는다. 그리고 언어는 어디를 가도 경제적 상황/계급과 겹치면서 작동한다. 그런데 대기업의 후원으로, 혹은 어떤 독지가의 후원으로 모든 경제적 비용이 해결이 된다고 해서 언어의 문제가 사라질까?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사실 지난 토요일 행사에서 이 지점을 질문하고 싶었다. 언어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고? 행사 감상 말미에 쓴 내용도 이것의 연장선상에 있고. 나 역시 대책도 없고 마땅한 대답도 없지만, 그저 끊임없이 남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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