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이 터질 때마다 쉴 수 있다면 일년에 100일은 쉬어야 한다. 그리고 비염으로 쉴 때마다 마감이나 다른 여타의 일정이 연장된다면 좋겠다. 하지만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비염이 터지건 어디가 아프건 일정은 변하지 않는다. 드러누우면 그저 나의 시간만 사라질 뿐이다.
비염이 터지면 온 얼굴과 머리가 다 아프다. 뼈의 이음새, 근육, 신경 모두가 다 아프다. 머리가 빠개지는 느낌이다. 사실 지나 4월부터 약으로 비염을 억누르고 있었다. 하지만 약을 과복용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걱정에 약을 복용하지 않았고 비염이 터졌다. 비염을 억누르면서, 알러지는 코에서 눈으로 전이했고 눈이 아프고 눈물이 많이 난다. 눈물과 콧물. 그래서 비염이 터지만 가급적 누워있으려고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비염이 터질 때마다 눕는다면, 쉰다면 일년의 1/3은 쉬어야 하니까.
비염이 터지거나 말거나 시간은 흘러간다. 그래서 책과 펜을 들 힘만 있으면 무조건 뭘 해야 한다. 그래야 100일의 시간을 어떻게든 활용할 수 있으니까. 더 이상 억누를 수 없는 비염의 계절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