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듣기와 질문을 갱신하기

+집에 틀어 박혀 작업을 하다보면 음악을 많이 들어서 쓰는 잡담

요즘 싱어게인3의 곡이 나오면 듣고 있는데, 그러면 게으른 내가 몰랐지만 멋진 가수를 많이 접할 수 있는 게 좋다. 그 중에는 내 취향이지만 심사위원의 취향은 아닌 이들도 있고 이것은 언제나 아쉬운 일이지만 그래도 그렇게 만날 수 있는 가수와 노래는 반갑다. 예를 들어 작년에 나왔던 오열은 정말 내 취향이라 한동안 무한반복을 한다 싶게 자주 들었고 지금도 찾아듣곤 한다. 혹은 너드커넥션은 어째 이제 인기가수가 된 것만 같다. 이번 시즌에서는 다른 좋아하는 가수도 많이 생겼지만 그 중 앨범이 좀 있어서 찾아 듣는 재미가 있는 김수영을 듣곤 한다(팀대항전 중 5팀을 좋아하는데 4팀이 3라운드에 갔다. 결과와 상관없이 나중에 듀엣 앨범 내주면 좋겠다).
오늘은 다른 음악 전문 팟캐스트에서 이주영을 소개 받고 듣는데 무척 좋아서 더 찾아듣고 있다. 다만 충격적인 것은 방시혁과 데뷔 동기라는 거… 그리고 오열에 대한 큰미미의 애정을 들으며 왜 나도 눈물이 나는가… ㅋㅋㅋ  문관철도 좋다. (이 방송 해줘서 고마워요. 오래오래 계속 해주세요!)
새로운 음악을 찾아 듣는 일은 내게 새로운 논의를 찾아 듣는 것처럼 성실함과 노력이 필요하다. 책은 온전한 시간을 들여야 읽을 수 있고, 음악도 한 곡이나 한 앨범의 시간을 온전히 담아야 들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그것은 익숙한 노래에 정주하지 않겠다는 고민이기도 하고, 내가 아는 것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조심스러움을 체화하려는 고민이기도 하다.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것은, 내가 계속해서 익숙함에 익숙해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과 염려가 들 때가 있어서다. 하던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닐까, 새롭게 질문하기보다 익숙하게 반복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이유로 나는 내게 많은 가르침을 준 선생님들을 존경하는데, 매번 새롭게 갱신하는 노력을 실천하셨다. 매번 새로운 논의를 배우고, 그 논의를 통해 질문을 새로 구축하는 작업을 해오셨는데, 그 노력을 배우는 것이 가장 어렵다. 새로운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새로운 논의를 통해 지금의 나를 고립시키지도 고착시키지도 않고 확장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핵심이었다. 확장은 나와는 다른 고민을 하는 사람과 만나 이야기를 할 때, 괜찮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되지는 못해도 헛소리를 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기도 하다. 모두 어려운 일이다. 시간이 흐를 수록 내가 잘 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 별로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엉뚱한 순간에 태만해지는 내 모습을 마주한다. 그것을 어떻게 경계할 수 있을까…
어려운 일이라 기록하는 것이 중요한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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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소리인데… 백현진 진짜 연기 좀 안 했으면… ㅠㅠㅠ 진짜 주기적으로 백현진 노래만 종일 들을 때가 있는데 유튜브 쇼츠에 백현진의 악당 깡패 연기 나오면… 어휴… ㅋㅋㅋㅋㅋ 본인도 이런 이야기 3000번 정도 들었겠지만 ㅋㅋㅋ ㅠㅠㅠㅠㅠㅠ

듣는 음악을 확장하기

유튜브뮤직으로, 혹은 유튜브로 음악을 들을 때

장점: 듣는 음악을 확장할 수 있다
단점: 듣는 음악을 확장할 수 있다
… 유튜브는 미묘한 취향 차이를 매우 잘 파악해서 추천을 해주고, 내가 별 흥미가 없는 스타일은 또 알아서 추천하지 않는다. 그래서 장점이라면,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음악을 새롭게 찾아가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유튜브는 알아서 찾아주고 그러다보면 넓고 깊게 들을 수 있게 도와준다. 단점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의 밴드만 듣기에도 바쁘고 그러다보니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듣는 기회가 줄어든다. 물론 유튜브는 또 똑똑해서 뜬금없는 장르의 음악을 추천할 때가 있고 그게 또 취향일 때가 있긴 하지만… 그래서 나는 종종 유튜브 뮤직은 장르로 음악을 추천하지 않고 주파수를 포착해서 추천하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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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Portishead와 Billie Eilish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분석해줬으면 좋겠다. 물론 둘을 겹쳐서 들으면 매우 다르다. 이런저런 차이를 대충 느낌은 오는데 구글링을 해도 나와 비슷한 질문을 할 뿐 둘 사이의 중첩과 차이를 말해주지는 않네… 매우 궁금한데…

잡담 주절주절

수업을 하며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다.

질문이 멈추는 곳에 규범이 작동한다.
이것은 복잡한 상황에서 답이 없더라도 계속해서 질문하고 질문하며 질문이 멈출 때 놓치는 순간을 고민하고자 하는 의도다. 또한 이정도 질문하면 괜찮다고 안주하는 순간, 내가 규범이 되고 다른 규범이 득세하는 상황을 문제삼기 위해서다.
하지만 안다, 이것이 매우 어렵고 또 지난한 과정이라는 점을. 그래서 이런 말을 하고 하고 또 하며 수업을 해도 괜찮을까라는 고민이 들 때가 있다.
그럼에도 또 어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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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이 있지만 없는 이야기.
방송에도 많이 나오는 어느 심리학 교수가 한 말 중 가장 인상적이고 소중했던 이야기.
유튜브 메인 화면에 비슷한 주제의 영상만 뜬다면 삶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정치면 정치, 투자면 투자 암튼 이런 식으로 유사한 주제의 영상만 나온다면 삶에서 다양한 의견과 정보가 전달되지 않고 획일적인 내용만 받아들이고 있는 상태라고… 이 말은 매우 직관적이고 또 충격적이었다.
이후 나는 종종 내 유튜브 메인 화면에 뜨는 영상의 종류를 살피곤 한다.
유튜브 메인 화면만이 아니라 유튜브 뮤직의 메인 화면도 살피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