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락의 “한국 트랜스젠더 인권운동 20년” 전시회와 트랜스젠더 관련 자료 기증
며칠 전 트위터로 간단하게 홍보했지만(http://goo.gl/am8Nbp), 2015년 6월 13일 토요일에 진행하는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의 부스 행사에서 퀴어락은 ‘트랜스젠더 삶의 조각보 만들기’와 함께 “한국 트랜스젠더 인권운동 20년”이란 주제로 전시회를 열 계획입니다.
한국에서 트랜스젠더 인권운동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를 분명하게 규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최근엔 “한국의 트랜스젠더 운동은 2013년에 시작했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습니다. 1993년 사람들이 모여 운동을 시작할 때 게이와 레즈비언만이 아니라 양성애/바이섹슈얼과 트랜스젠더도 함께 했습니다. 그러니 1993년은 한국의 동성애인권운동이 아니라 LGBT 인권운동이 시작된 해라고 말하는 것이 조금이나마 더 정확합니다. 그리고 몇 년 뒤 1996년 10월, 몇몇 활동가가 ‘한국 트랜스젠더 & 크로스드레서 단체 아니마’를 설립합니다. 트랜스젠더와 크로스드레서 이슈에 초점을 맞춘 운동의 시작입니다. 단체의 대표는 여러 매체와 인터뷰를 하며 트랜스젠더 이슈를 적극 제기하였습니다.
‘트랜스젠더 이슈에 초점을 맞춘 운동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가’라는 질문에, 현재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대답은 아니마가 설립된 1996년인 듯합니다. 물론 퀴어락의 상근 아키비스트인 저는 지금은 잘 모르고 있는 자료를 발굴하여 트랜스젠더 운동의 역사, 그리고 한국 LGBT/퀴어 운동의 역사를 1990년대 이전으로 다시 쓰고 싶어 합니다. 1990년대 후반에 생산된 한 문서는 1980년대 후반을 운동의 시작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니 끊임없는 자료 발굴이 필요합니다. 그저 현재 알고 있는 수준에서 트랜스젠더 이슈에 초점을 맞춘 별도의 인권운동이 등장한 시기는 1996년 정도입니다.
조각보의 도움을 받아, 퀴어락은 1996년부터 햇수로 20년이 되는 올해까지의 트랜스젠더 인권운동의 역사를 전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현재 퀴어락엔 트랜스젠더 인권운동과 관련한 기록물이 여럿 등록되어 있습니다. 등록대기 중인 자료도 여럿 있고요. 일단은 퀴어락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를 중심으로 전시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현재 퀴어락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퀴어락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는 퀴어락 상근자와 운영위원이 알고 있고 수집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모은 것들이니까요. 그리고 저희가 모르는 더 많고, 풍부한 자료가 존재합니다. 퀴어락에서 계속해서 수집작업을 진행하겠지만 그럼에도 한계는 분명하게 존재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여러분께 도움을 청할까 합니다. 혹여나 여러분께서 소장하고 있는 트랜스젠더와 관련한 각종 자료를 저희 퀴어락에게 기증해주실 수 있을까 하고요. 자료의 성격, 중요도 등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지금 보기엔 아무리 사소해도 시간이 지나면 모두 중요한 자료가 되니까요. 개인기록(일기), 옛날 잡지, 기사, 신문 기사, 회의록, 학위논문, 학술지 논문, 잡지에 실린 글, 단행본, 만화책, 사진, 어느 행사에서 구매한 트랜스젠더 관련 악세서리, 팜플릿, 트랜스젠더 관련 행사에 참여해서 녹음한 음원, 여러 종류의 영상 파일, 포스터, 현수막 등 종류를 가리지 않습니다. 여러분께서 보관하고 있는 자료 하나하나가 여러분에게 소중하기에 선뜻 기증하겠다고 결정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자료 하나가 트랜스젠더의 역사를 다시 쓰는데 매우 소중한 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감히 부탁드립니다.
보내주시는 방법은…
-공식이메일: queerarch1@gmail.com
-우편(착불!!!): (우) 121-820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로17길 45 2층 퀴어락담당자
*혹여나 보내기 전 고민이시면 이메일로 연락주세요. 궁금하신 점, 자료 관리 및 보안 등 다양한 궁금함이 있을 텐데 상세하게 답변드릴게요.
이 글(http://queerarchive.org/bbs/161880)을 참고하셔도 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