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가능성, 심각하게 발생

이 블로그가 진심으로 해킹을 당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요 며칠 블로그가 금방 금방 트래픽 초과로 접근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침에 접속 통계, 주로 많이 접속한 사이트 등을 확인했는데 무려 로그인 페이지였다. 물론 현재로선 트래픽 초과만을 노린 것 같지만 이것이 언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법. 그리하여 뭔가 이상한 글이 올라오거나 제대로 폭파된다면 해킹당해서 모든 것이 날아갔구나,라고 납득하시면 됩니다. 우후후. 하지만 이곳이 해킹되어 봐야 … 극소수의 사람을 제외하면 인터넷은 여전히 ‘평화’롭겠지요. 후후.
진지하게 고민. 해킹의 가능성이 심각하게 발생했음을 깨닫고 데이터 백업을 매일 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했다. 귀찮은데.. 뀨잉…
워드프레스로 이전할까라는 고민도 하고 있다. 귀찮은데… 뀨물렁…

영어로 (번역해서) 글쓰기

한국어로 글을 쓰고 영어로 번역하는 작업은 확실히 생소한 경험이다. 낯선 경험이기도 하다. 내가 쓰는 글에서 내가 타자가 되고 주변인이 되는 경험이기도 하다. 이런 어려움의 일부는 독자를 상정하기 어려운 문제에서 발생한다. 누가 읽을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독해될 것인가? 가늠하기 어려운 문제다. 한국어로 트랜스젠더 이슈를 쓴다면 읽을 사람을 대충은 가늠할 수 있다. 아무리 쉽게 써도 결국 읽는 사람은 제한되어 있으니까. 하지만 영어로 번역해서 글을 낸다는 건 다른 문제더라. 아무 것도 가늠할 수가 없다. 트랜스페미니즘 이슈에 관심있는 미쿡인이 읽을까? 글쎄… 다른 훌륭한 글도 많은데 굳이 내 글을 읽느라 시간을 허비할 것 같지는 않다. 물론 3000 단어 정도의 짧은 글이라 휘리릭 읽고는 잊어버리겠지만. 사실 누가 읽고 어떻게 독해될 것인가라는 고민은 어떤 인상을 남길 것을 가정한다. 하지만 허접해서 그냥 잊히는 글이 되겠지. 후후후.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어디서 어디까지를 설명해야 할지 가늠할 수 없다는 것과 글자수의 제한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이다. 최대한 설명하되 최대한 줄여야 한다. 필연적으로 현장보고서의 성격을 지니지만 또한 이론적 작업이어야 한다. 한국어로만 작업한다면 이것은 어렵지 않을 수 있다. 영어로 작성하면서 아무 것도 모르겠다는 기분이었다. 번역을 의뢰해서 받았는데 많이 낯설었다. 문장의 뉘앙스, 의미, 단어의 복잡한 의미 등을 가늠하기엔 내가 너무 모른다. 그래서 이것이 내가 쓴 글인지, 낯선 글을 편집하는 것인지 계속 헷갈렸다. 내가 한글 판본을 쓰고, 누군지 모르는 타인이 영어로 번역해주고, E가 전체적으로 감수를 해주고, 다시 내가 수정을 하는 작업을 했다. 이 글의 저자는 누굴까? 그렇다면 어디까지 줄이고 어디까지 자세히 설명할지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몸이 복잡했다.
내가 이런저런 고민을 했다는 것과는 별개로, 이 글이 출판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너무 허접해서. 뭐, 허접해서 출판할 수 없다는 답장을 듣는다면 더 잘 보강해서 한국어로 출판하면 될 일이다. 내게 중요한 건 한국어가 영어로 번역되는 경험을 했다는 것, 그리고 번역된 영어를 안 되는 영어 실력으로, E를 괴롭혀가며 수정하려고 애쓰는 경험을 했다는 것. 출판되건 안 되건 상관없이 나로선 소중한 경험이다. 한 번만 더 하고 나면 당분간 영어로 글을 쓰는 일은 없겠지만(정확하게는 내가 한국어로 쓰고 타인의 도움을 받아 영어로 번역하는 일) 한국어로 글을 쓰는 작업이 새로울 것 같다. 도움이 될 듯도 하고. 게재되지 않아도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한국어로 2800 단어를 썼다(참고문헌 포함). 영어로 번역하자 3900 단어가 되었다. 히익… 뭐라고? 3000 단어로 제한하고 있고, 그래서 2800 단어를 썼는데 3900 단어라고? 줄이느라 고생했다. 아니, 논의를 과도하게 압축하고 800단어에 해당하는 내용을 버렸다. 아쉽지만 한편으론 잘 되었지.
+암튼 이 모든 과정에서 무척 바쁜 E가 가장 고생했다. 고맙고 미안하다.

야키우동

야키소바 아닌 라키소바에 이어 야키우동을 만들어 먹고 있다. 국물 라면이나 국물이 있는 면 음식을 좋아하는데 어쩐지 요즘은 숙주와 청경채를 잔뜩 넣은 볶음면 계열을 만들어 먹는 재미가 쏠쏠하달까.

채식쇼핑몰에서 파는 중화소스를 구입해서 만든 야키우동. 맛은 의외로 괜찮았는데 고춧가루를 태워서 좀 미묘했다.

두 번째 시도하는 야키우동. 숙주를 너무 익혀서 아삭한 식감이 사라진 건 아쉽지만 마늘튀김을 곁들였더니 상당히 괜찮았다.
요리를 못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걸 만들어 먹는 재미는 있으니 나쁘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