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정신이 없어서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 어째서인지 정신이 없어서 집중을 할 수 없고 할 일이 계속 밀리고 있다. 이래선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주변에 폐만 끼치고 있다. 이것은 알리바이일까? 이것은 어떤 혐의를 만들고자 하는 작업일까? 내가 참 나쁘다는 말도 다 헛된 시간이고 언제는 착한 적 있느냐는 말고 결국은 핑계에 불과하다. 그냥 나는 약속을 어기고 있다.
E의 도움을 받고서야 간신히 부산에 갈 준비를 했다. 비오는 날 E의 도움이 없었다면 나는 비를 맞거나 다른 고생을 하며 간신히 부산에 갈 준비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친밀한 사람에게, 혹은 다른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는 상황을 만들고서야 간신히 수습하는 지금 나의 상황이 갑갑하다. 도움을 받는 삶이 갑갑한 게 아니라 계속 정신이 없는데다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는 점이 나의 가장 큰 문제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피곤하다. 눈이 아프다. 2시에 자고 4시부터 잠에서 계속해서 깨어났다. 그냥 내가 엉망이다. 비오는 날 부산 가는 길은, 어째서인지 도피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