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능력이나 실력, 내가 사는 태도 등을 보면 나는 영원히 쪼렙으로 남을 것 같다. 흥청망청 대충대충 살아가고 있으니까. 지금 같아선 마치 처음 플레이하는 사람처럼 굴겠지. 영원한 쪼렙. 그래서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쪼렙이라니 좋잖아.
좋은 것은 좋은 거고, 어제 어느 자료집에 실을 원고를 보내야 했다. 글을 새로 쓸 필요는 없고 기존의 글을 주면 된다고 해서 어떤 글을 보낼까 고민했다. 선별 기준은 입문서에 가까운 성격이라고 했다. 그래서 이것저것 확인하며 깨달았다. 나는 지금까지 젠더 개념과 관련해서 입문서 성격으로 글을 쓴 적이 한 번도 없구나… 지금까지 뭐 한 것일까 싶기도 하고, 쪼렙 수준에 무슨 입문 성격의 글을 쓰나 싶기도 했다. 입문 성격의 쉬운 글은 보통의 내공으로는 안 되는 일이지. 그러고 보면 트랜스페미니즘 선언문을 쓰고 싶다고 했는데 아직도 안 쓰고 있다. 이 글을 완성했다면 딱 좋은 입문서가 될 텐데. 하지만 내 실력으로는 확실히 무리긴 하지. 쪼렙 따위가 무슨 트랜스페미니즘 선언문이람. 큐큐큐.
블로그엔 처음 쓰지만 난 쪼렙이란 말을 참 좋아한다. 내 실력을 유쾌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쪼렙도 안 되는 수준이..’라는 말도 있으니, 나는 쪼렙은 되는 거려나… 하하하. 쪼렙은 된다고 우기면 되려나. 깔깔깔.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