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브웨이

채식식당 목록을 살펴보면 의외일 수도 있지만 써브웨이가 있다. 여타 샌드위치 가게나 햄버거 가게와 동류로 인식한다면 의외겠지만, 아는 사람은 오래 전부터 애용했을 법한 가게다. 당연히 모든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베지 딜라이트에서 치즈를 빼고, 소스를 올리브오일 등 제한된 것만 넣은 방식으로 주문하면 된다. 그럼 빵에다 야채를 듬뿍 넣은 샌드위치가 나온다. 맛도 괜찮다. 사실 이 메뉴의 가장 큰 장점은, 나처럼 채식주의자인데 야채 챙겨 먹는 걸 무척 귀찮아하는 인간이 손쉽게 야채를 보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크. 채식주의자지만 야채 챙겨 먹는 거 귀찮아. 😛
그런데 써브웨이 같은 곳이 집 근처에 있으면 참 좋겠다는 바람을 자주 한다. 그렇다면 매일은 아니어도 일주일에 두세 번은 사먹을 수 있을 테니까. 내가 가장 아쉬워 하는 점이 집 근처에 발효빵집이 없다는 것과 함께 비건도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 가게나 버거 가게가 없다는 것이다. 있다면 정말 자주 사먹으면서, 주로 아침을 샌드위치나 버거로 대체하면서 야채를 참 잘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게 참 아쉽다. (뭔가 이상한 것 같겠지만 착각입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이제 개강하고 알바를 다시 출근하는 것인데, 알바하는 곳 근처, 학교 근처에 써브웨이가 있다는 것. 우후후. 이제 자주 사먹겠어. 우후후.
(그나저나 왜 이렇게 밥 먹는 게 귀찮을까…)

블로깅하다, 일상을 편집하다

블로깅을 하다보면 사생활이 너무 많이 노출된다고 느낄 때가 있다. 나의 사생활이 노출된다고 해서 누가 신경이나 쓰겠느냐만 이게 누적되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자잘한 정보를 잘 조합하면 내가 어디 사는지 어떤 동선으로 움직이는지 등 사소한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다. 그래서 블로깅을 할 때면 이런 부분을 어쩔 수 없이 신경을 쓴다.

그렇다고 나의 자잘한 일상을 공개하지 않느냐면 그렇지도 않다. 특히 어디 아프기라도 하면 블로깅 거리 생겼다고 좋아라 블로깅한다. 아파서 드러누웠을 때 E가 아니면 누구도 모를 정보를 하루라는 시차로 공개한다. 이럴 때 블로깅은 내가 아프다는 목적이 아니라 블로깅 거리가 생겨서 기쁘다는 의도에 더 가깝기도 하다. 그리고 어떤 정보는 거의 하루 시차로 꼬박꼬박 올린다. 어떤 고민의 단상이라도 생기면 여물지도 않았는데 하루 시차로 꼬박 올린다. 그러니 이곳은 나의 사생활이 거의 실시간에 가깝게 노출된다.

하지만 사생활 노출의 가장 큰 문제는 범죄만은 아니다. 범죄도 물론 조심해야 한다. 며칠 집을 비운다는 정보는 범죄의 잠재적 가능성을 야기한다. 그러니 이런 정보는 시차를 많이 둘 필요가 있다. 하지만 범죄만이 아니라 다른 여러 방식으로 내게 피해가 생길 수도 있다. 그래서 어떤 정보는 시차를 아예 한 달 혹은 그 이상을 두고 공개할 때도 있다. 어디 갔다 왔다는 얘기 같은 건 한참의 시차가 생긴 다음에 공개하지 않으면 여러 모로 피곤할 때가 많다. 그리하여 사생활을 공개하지만 그것이 내 삶에 피해를 주지 않는 수준으로 조절하는 작업이 몸에 배어 있기도 하다.

블로깅을 그만두지 않고 지속하는 이상 고민의 단상만으로는 글을 채울 수 없으니 일상 생활을 적당히 노출하지만 그것이 지금의 삶에 영향은 끼치지 않는 수준으로 조작하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덜 피곤하기도 하고. 그러니 일상로그는 어떤 의미에서 조작된 혹은 편집된 일상이기도 하다.

강릉

여름 들어 강릉에 갔다 왔다. 바다를 좋아하는 나는 정말 오랜 만에 바다를 보며 즐거웠다.
여행을 귀찮아하는 내가 여행을 갔으니 피곤했을 것 같지만, 정말 즐거워서 내년에도 바다 구경을 가려 한다.

이곳은 사근진 해변. 경포해변 바로 옆인데 사람도 적고 쾌적했다.

이곳은 야간의 경포호수. 사근진 해변에서 산책으로 갈 수 있는 거리인데, 나쁘지 않았다.
사진은 구글포토를 통해 자동으로 만든 파노라마.

이곳은 주문진 근처. 주문진 수산시장도 구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