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노래는 언제 들어도 좋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가사나 느낌이 더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10대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메탈이나 락이 좋지만 조용필 음악은 시간이 지날 때마다, 그러니까 나이를 먹으면서 애착을 느끼는 곡이 조금씩 다르다.
어릴 땐 ‘그대여’ ‘들꽃’ ‘자존심’ ‘꽃바람’ ‘한강’ ‘고추잠자리’ 같은 곡이 좋았다. 가장 좋아하는 앨범은 가장 처음 들은 앨범인 14집이고 이후의 앨범을 무척 좋아했지만 하나씩 사서 들었던 과거 앨범은 하나 같이 주옥 같았고 어느 한 곡 버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닥 안 좋아한 곡도 있는데 이를 테면 8집의 ‘허공’ 같은 곡. 히트곡임에도 정이 안 갔다. 뽕짝 혹은 트로트여서가 아니라 그냥 묘하게 좋은지 알 수 없었다. 사람들이 좋아하니 좋은 곡인가보다 할 뿐 특별히 애착이 가진 않았다.
시간이 흐르고 음악을 듣는 취향이나 느낌이 변하면서(혹은 좀 더 풍성해지면서), 여전히 록 스타일의 곡에 가슴이 두근거리면서도 예전보다 더 좋아지고 있는 곡이 있다. 이를 테면 ‘상처’나 ‘내 마음 당신 곁으로’ 같은 곡.
내 마음 당신 곁으로: http://youtu.be/DIyPHBKesck
생각해보면 어릴 때도 이 노래를 좋아했던 것 같다. 아니, 좋아했다. 하지만 지금과는 다른 느낌이었지. 요즘은 이 두 곡을 자주 듣고 있다. 가사도 좋지만 멜로디가 좋다. 예를 들면 ‘상처’에서 “상처난 날개를 접어야하는”과 같은 구절. 어쩐지 요즘 들어 몸에 더 와닿는 구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