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트랜스젠더 피로연

조각보 기획단에서 두번째 트랜스젠더 피로연을 진행합니다.
관심 있는 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지난 피로연이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모두에게 들려주시는 형식이었다면,
이번 피로연은 다함께 놀자! 다 함께 이야기 하자!! 가 주제되는 피로연입니다.
당사자들의 여러 삶의 고민들과 과정을 서로 이야기함으로써 나누고 힘받는 그리고 친해지는 자리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웹자보 꼭 확인해주시구요~ http://bit.ly/1udEAB8   ←  참가신청을 미리 꼭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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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피로연, 두 번째.
우리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조금씩 한데 모아 잇는 두 번째 TG 피로연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프로그램::
덜 진지한 수다회
– 우리들의 이야기를 엮어보아요.
마스터 셰프 조각보
– 전국 TG 요리 서바이벌
본격! 뒷풀이
-끊이지 않는 우리들의 시간
::일시::
2014년 8월 2일 토요일 오후 다섯 시
::장소::
민중의집(망원역 근처,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 118 윤재빌딩(남춘천갈비 건물) 3층)
::기획::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트랜스젠더 삶의 조각보 만들기 기획단

다시는 너와 입맞추지 않을 것이다.

새벽이면 종종, 너는 내 몸에 올라와서 얼굴을 핥을 때가 있다. 그것도 코와 입술을 핥으며 나를 깨우곤 한다. 좋기도 하고 또 좋은 것만은 아니어서 그냥 둘 때도 있고 그렇다. 그 나름이 애정행각인데 막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저녁에 집에 있을 때면, 특히 오후부터 집에 있을 때면 너는 8시에서 9시 사이 즈음 갑자기 내게 다가와 내 얼굴을 핥는다. 코와 입술을 혀로 핥으며 앵앵거리곤 한다. 어떤 땐 귀엽지만 또 어떤 땐 번거롭다. 그래도 나쁘지는 않아서 적당히 막을 때도 있고 그냥 둘 때도 있다. 막을 때도 완전히 막는 것은 아니고 어느 정도 허용하면서도 막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제 다시는 너와 입맞추지 않을 것이다.

며칠 전 저녁 화장실 청소를 하는데 너는 어김없이 청소를 방해했다. 화장실에 들어가선 괜히 빙글 돌기도 하고 살피기도 했다. 네가 좋아하는 일이니까 그냥 뒀다. 하지만 화장실 구석에 얼굴을 박고 있는 너를 보며, 그런데 그 상태로 깨끗하다고 할 수 없는 화장실 벽에 묻은 모래를 핥고 있는 너를 본 순간, 나는 화를 냈다. 어떻게… 어떻게…

다시는 너와 입맞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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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네슘이 부족한 듯한데 좋은 영양제 아시면 추천 좀… 굽신굽신…
보리 이 녀석, 귀여운 얼굴이… 푸에엣…

수잔 스트라이커, 트랜스젠더 역사, 번역, 역주쓰기

“정체성이 변하길 중단한다면, 그건 존재하길 중단하는 겁니다.”
이것은 샌디 스톤이 수잔 스트라이커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며, 스트라이커의 책 <트랜스젠더 역사>(가제)에 실린 구절이다. 스트라이커의 책을 번역하는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이 구절을 읽다가 어쩐지 감동을 받았다. 어떤 주석도 덧붙이고 싶지 않은 깔끔한 표현이다. 나는 매일 변하고 그래서 내 범주, 내 정체성도 매일 변한다. 이것을 중단시키겠다는 욕망은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는 욕망, 살아 있기를 중간하겠다는 욕망이다.
번역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어떻게든 이번 달에는 출판사에 원고를 넘길 수 있을 듯하다. 많이 늦었네. 부끄럽다. 그래도 스트라이커의 한국어판 서문도 받았다. 아울러 이런저런 역자의 각주도 스무 개 가량 작성했다. 처음엔 역주가 없는 번역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단순히 언어 번역이 아니다. 한국에서 떠드는 트랜스젠더 이슈를 모르는 사람도 수두룩한데 미국의 트랜스젠더 이슈와 맥락을 아는 사람은 더 적을 수밖에 없다.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나 역시 내 전공이 아닌 분야의 책을 읽으면 맥락을 몰라서 버벅거릴 때가 많다. 나 역시 미국의 트랜스젠더 이론 지형을 모르지만, 그래도 몇 개 읽은 가닥으로, 그 어쭙잖은 가닥에 빌붙어, 어쨌거니 이런 내가 번역에 함께 하니 미국의 이론적 맥락을 추가하는 작업을 했다. 미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익숙할 법한 내용은 스트라이커가 가볍게 언급하고 넘어간 경우도 적잖아서 번역자가 이를 설명하지 않는다면 글을 읽기 어려운 부분도 몇몇 있고.
내 글에선 각주를 작성하지 않는데도 번역에선 역주를 작성했으니, 역주 자체를 읽을거리로 만들려고 애썼다. 단순히 한두 줄의 간단한 설명이 아니라 전후 맥락을 살피는 식으로 쓰려고 애썼다. 물론 의도하지 않은 오류도 여럿 있을 것이고 역주의 오류는 명백하게 나의 잘못이다. 아울러 당연히 충분하지 않다. 어떤 것은 역주를 작성하려 했지만 내용이 좀 길어질 듯해서 뺀 것도 몇 개 있다. 어쩔 수 없지. 하지만 나름 역주에 애를 썼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번역하고 있으니, 읽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랄까. (스트라이커는 이런 나의 마음을 알까… *발그레*)
암튼 출판사에 넘기면 후속 작업이 또 많겠지. 죄송해요, 편집자님. 그런데 편집자가 누군지 모른다…;;; 암튼 어떻게 잘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