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서 수용되지 않을 논의를 통용될 수 있는 이야기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 물론 이것은 무척 어렵겠지. 결코 쉽지 않을 거야. 그럼에도 혹은 바로 이런 이유로 사회에서 수용되지 않는 논의를 널리 회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급진적 정치학을 잃지 않는 것은 핵심이고. 이것은 때로 불가능한 일처럼 인식되지만, 벨 훅스가, 오드리 로드가 그들의 글에서 생생하게 보였기에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작업을 하는데엔 시간이 필요하겠지. 그 어떤 일도 단시간에 성취되지 않는다. 일이 년으로 될 일이 아니다. 일이십 년을 예상하고 이 작업을 진행해야겠지. 그래서 스스로에게 시간의 관대함을 베풀 수 있어야 한다. 늦어도 괜찮다고, 다른 사람보다 성취도 성과도 없는 것처럼 보이면서, 아무 것도 이룬 것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이 상황을 무심하게 보낼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시간의 관대함을 베푸는 것, 그리고 이것은 이른바 ‘멘탈 갑’이 되는 것이기도 하다.
정신력이 강하다는 것, 혹은 요즘 말로 멘탈이 강하다는 것은 성격과는 무관하다. 그러니까 성격이 소심하다거나 외향적이다라거나 이런 식의 성격과는 무관하다. 주변의 말에 별로 흔들리지 않고, 주변의 말에 흔들려고 자신이 욕심내는 것 혹은 지향하는 것은 고집스럽게 밀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니까 주변에서 “그렇게 살아서 뭐하려고 그러냐”라는 말에 상처는 받고 때론 자신의 삶이 의심스러워서 많이 흔들리겠지만 그럼에도 내가 원하는 삶을 밀어붙이는 것.
… 뭐, 이런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요즘은 이런 고민을 하며 살고 있다.
자신을 퀴어의 어떤 범위에 속한다고 인식하는 분들, 퀴어 이론을 공부하고 계신 분들 모두 힘내시기를. 흔들려도 그냥 나아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