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

알바를 하지 않고 공부만 하면서 대학원을 다닐 수 있다면 참 좋겠다. 혹은 박사학위 논문을 쓸 때 알바를 하지 않을 수 있도록 장학금을 지원해주는 곳이 있으면 참 좋겠다.
알바를 하면서 대학원을 다닌다는 건 정말이지 누군가에게 추천할 일은 아니다. 공부를 하고 싶어서 대학원에 갔는데 대학원을 다니기 위해 알바를 해야 하고 알바를 하다보니 공부를 할 시간이 없는 악순환. 이 순환고리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 수록 속이 터진다. 알바를 하지 않고 학교에 다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종종 숨이 턱턱 막히는 일정을 어떻게든 넘길 때마다 이런 바람을 품는다. 알바를 하지 않는다면 그 시간에 수업 준비 외에도 다른 공부도 더 많이 할 수 있을 텐데. 물론 지금 내가 무식한 건 내가 알바를 하느라 공부를 제대로 못 해서는 아니지만.. ;ㅅ; 그래도 간절히 바랄 때가 있다. 알바를 하지 않으면서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이런 고민은 앞으로 써야 하는 학위논문으로 이어진다. 지금 다니는 학교에서야 논문 쓰라고 장학금 같은 것을 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만약 학위 논문에 집중하라고 생활비를 전적으로 지원하는 장학금이 있다면, 그래서 알바를 하지 않아도 괜찮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한다. 알바를 할 수록 논문을 쓰는 시간은 더 늘어날 것이고 논문을 쓰는 시간이 더 늘어날 수록 알바를 더 오래 해야 한다. 역시나 악순환이다. 그러니 누가 논문을 쓰는 동안 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는 장학금만 준다면 3년 정도에 끝낼 수 있을 텐데. 더 미루지도 않고 딱 그 기간에 박사학위논문을 끝낼 수 있을 텐데. 하지만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 일어나길 바라지만 일어나지 않겠지. 그래서 종종 지금보다 학위논문을 쓸 시기를 더 걱정한다. 잘 될까? 잘 할 수 있을까?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늘 먹고 사는 일이 걱정이다. 재밌게도 알바를 하지 않는 시기엔 오히려 걱정을 하지 않는다. 그냥 태평이다. 그리고 알바를 할 때면 먹고 살 일이 걱정이다. 먹고 살면서 공부를 하는 일이 걱정이다. 이 모든 것을 어떻게 조율할 수 있을까? 이 모든 것을 어떻게 수습할 수 있을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가끔은 정말 진지하게 고민한다, 난 지금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

글쓰기, 더디지만 조금씩 좋아진다면

바쁜 일정에 원고를 쓰다보니 이틀 만에, 그것도 알바 끝나고 수업 없는 짬을 이용해서 촉박하게 쓰다보니 날림 원고를 보냈다. ㅠㅠㅠ (마감이 아직 몇 주 더 남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이 착각엔 약간의 사연이 있지만 이런 건 생략하고.) 아, 아쉬워라. 정말 며칠 더 묵혀서 다듬어야 하는 글인데.. 끄응. 분명 이번엔 많은 사람, 특히 몇 사람에게 틀림없이 욕을 먹을 것이다. 다음주에 나올 글을 읽으신다면, 무슨 뜻인지 아실 겁니다. 흑흑
그래도 글을 쓴다는 건 즐겁다. 여전히 신난다. 그래서 좋다. 글을 잘 쓰는 것은 아니지만 그 과정이 즐거운 건 좋다. 다행이다.
내 글은 분명 2년 전에 쓴 것보다는 지금 것이 좋을 것이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2년 혹은 그 전에 쓴 문장이 더 좋다면, 이제부터 할 얘기는 넘어가주세요 ㅠㅠㅠ). 만약 지금 글이 읽을 수 있는 수준은 갖추었다면 그 이유는 분명하다. 내게 글쓰기의 타고난 재능이 있어서가 아니다. 그냥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글을 쓰기 때문이다. 그냥 매일 글을 쓰다보니 더디지만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듯하다. 물론 여전히 많이 부족하다. 굳이 누군가와 비교하지 않아도, 내 글은 여전히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안다. 괜찮다. 글을 처음 쓸 때부터 천재적 재능을 발휘해야 할 필요가 내겐 없으니까. 그냥 조금씩 좋아지기만 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앞으로도 계속 글을 쓸 수 있길 바라지만, 그렇다고 천재가 될 필요는 없으니까. 그냥 내 고민을 사람들과 소통할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물론 이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벨 훅스 언니, 존경해요. ㅠㅠㅠ)

두 번째, 루인의 글쓰기 세미나

[두 번째, 루인의 글쓰기 세미나]
일시: 4월 7일(월) 저녁 7시
장소: 이메일( runtoruin@gmail.com )로 개별 연락 주세욤.. 🙂
<내용>
 – 글/논문을 쓰면서 많은 사람들이 반복해서 겪는 문제점 집중 조명
 – 글쓰기에 기본이 되는 기술적 사항 점검
 – 필요한 참고문헌과 자료를 찾는 (야매) 요령 전수
 – (해당사항 없음) 글쓰기에 대한 인식론은 다루지 않음 -> 수업에 많이 다루니까요~
* 선착순 2명에 한 해, 미리 자신이 작성한 글을 보내주면 루인이 직접 코멘트를 해줍니다. (와우!)
서로의 글쓰기 문제점을 비판적으로 점검해 보는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코멘트 내용은 세미나 참석자들과 공유될 예정입니다.  
희망자는 루인(runtoruin@gmail.com)에게 3월 31일(월)까지 미리 글을 전달해주십시오.
-> 라고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누구도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우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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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 사람이 아니어도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관심 있으면 연락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