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좀 아쉬운 하루

얼마 전부터 호르몬투여를 시작했습니다.  오프라인으로 아는 사람이라면 제가 의료적 조치를 아예 안 하겠다고 얘기하는 건 아니란 걸 아실테니 그렇게 안 놀랄 듯합니다. 온라인으로만 아는 분은 좀 놀라려나요? 근데 블로그에서도 종종 언젠간 할 수 있다는 암시는 했으니 별로 안 놀라실 듯 합니다. (아쉬워라… 흐)
사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호르몬 투여를 모르는 상태에서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고 싶었거든요. 근데 아무래도 블로그에 호르몬일기를 써야겠다 싶어서 이렇게 밝히기로 했습니다.
그럼 앞으로, 아마도 정기적으로 호르몬일기를 쓰도록 할게요. 🙂
…라고 작년처럼 올해도 같은 내용으로 재탕할 예정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E에게 하자 재미없다고, 경우에 따라선 화가 날 수도 있고 불쾌할 수도 있다고 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뀨.. 그래서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올해 만우절은 그냥 재미없이 지나가네요. 흠…

여름이다.. 덜덜

봄비가 내리고 여름이 오고 있다. 개나리 피고, 벚꽃 피고 지는 찰나에 곧 여름이다. 아침 저녁은 봄 같은데 낮은 여름이다. 그러니까 여름이 오고 있다. 시원한 겨울이 좋았는데, 그 즐거움을 더 만끽하고 싶은데 이제 곧 여름이다. 지금은 3월, 여름이 오는 시간이다.
올 여름도 무사히 잘 지낼 수 있겠지? 그렇겠지? 바쁜 일정에도 나는 무사히 버틸 수 있겠지?
아마도 많이 무더울 것 같은 올 여름, 모두가 무사히 버티기를!

고양이 입양 결정

아기 고양이를 입양하기로 정말 결정했습니다. 아무래도 지금이 적절할 듯해서요. 앞으로 더 바빠서 집에 늦게 들어갈 수도 있어서(오히려 집에 더 오래 머물수도 있지만) 바람이 계속 혼자 있는 시간이 긴 것이 마음 편하지 않아서요. 물론 바람과 새로운 아기 고양이가 서로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그 시기에 많이 괴로울 수도 있겠지만 2년 정도는 두고 보겠다는 각오로 입양할까 해요. 치고 박고 싸우더라도 둘이 있으면 그나마 덜 심심하겠지요. 물론 아무 고양이를 들이진 않습니다. 몇 가지 조건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일단, 가정분양을 받아야 합니다. 바람이 예방접종을 전혀 안 했기에 길냥이는 입양이 불가능합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이고요. 가정분양이라고 마냥 안전하진 않겠지만 그나마 좀 안심이랄까요…
생후 2~3개월 정도여야 합니다. 너무 크면 바람이 엄청 경계할 수 있어서 아예 얘기 고양이를 입양하려고요. 중성화 수술비도 부담이고, 초반에 전기선을 좀 끊을 수도 있겠다 싶어 걱정이지요. 그래도 바람이 그나마 덜 경계한다면 아마 아기 고양이가 아닐까 합니다. 성묘면 100% 캬악! 합니다. 전에 살던 집에선, 집 근처에 길냥이가 지나가도 캬악! 했으니까요.
암컷이어야 합니다. 바람이 암컷이었기 때문에(지금은… 음… 흠…) 아무래도 아기 고양이도 암컷인 게 좋을 듯해서요.
단묘종(쉽게 말하게 한국의 전형적 코숏)이면 좋겠어요. 제가 비염이라 ㅠㅠㅠㅠㅠㅠ 장묘종이면 너무 괴로울 테니까요.
무늬는 따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검은색과 흰색이 어울린 아이면 더 좋긴 합니다. 이건 스스로 괴로워서 하는 얘기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저와 그나마 긍정적으로 꼬인 고양이는 모두 검은색과 흰색이 섞인 무늬였지요. 다른 무늬는 저와 꼬이는 경우가 잘 없더라고요. 혹은 리카처럼… 그래서 검은색과 흰색이 어울린 아이가 심리적으로 더 안심이 됩니다. 저의 심리적 문제일 뿐 다른 문제는 없으니 큰 제약은 아니고요.
혹시나 주변에 이 조건을 갖춘 아깽이가 있으면 소개 부탁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