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백업

01
한 달도 더 전에 어느 잡지에 원고를 투고했다. 마감 일정에 맞춰서 원고를 보냈다. 그리고 한 달이 더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답장이 없다. 그전부터 이메일에 답장은 늘 늦었지만 원고를 받고 나선 아예 연락이 없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이게 무슨 상황일까 싶기도 하고, 다시 확인 메일을 보내야 할까 고민하고 있기도 하다. 어느 쪽이 좋을까?
02
파일로만 가지고 있고 아직 안전하게 백업하지 않은 과거 원고가 있다. 그것을 모두 시간이 날 때마다 백업하고 있는데 의외로 양이 많다. 지금이야 구글드라이브에 모든 걸 정리하고 있어서 깔끔한 편이지만 과거엔 대충 정리했다. 내가 글을 많이 쓸 거란 상상 자체가 없었기에 그냥 폴더 하나에 담았다. 가끔 한 편의 원고에 파일이 여러 가지면 폴더를 만드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이런 저런 글이 쌓이고 더이상 하드드라이브에 원고 파일을 저장하지 않는다. 글 자체를 구글드라이브에서 작성할 뿐만 아니라 모든 자료는 이메일이나 드라이브에 저장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비슷한 경험을 했을 텐데, USB에 저장했다가 파일을 모두 날린 적 있다. 그 당시 다행이라면 70% 수준의 파일은 온라인 게시판에 저장했었다. 그래서 70% 수준의 파일만 남았다. 아울러 학위논문을 쓰기 위해 몇 년 동안 모은 파일을 저장한 외장하드를 ATM에 두고 나왔다며 간절히 찾는 게시글 이야기를 한 번은 들은 적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더 이상 파일 형태를 믿지 않는다. 온라인도 완벽하진 않겠지만 USB나 온라인이나 비슷하게 위험하다면 그냥 온라인을 믿기로 했다. 암튼 이런 이유에도 아직 온라인에 백업하지 않은 원고가 꽤나 있어서 이걸 백업하고 있는데 이게 은근히 번거롭다. 과거에 정리하던 방식과 지금 정리하는 방식이 다르니 일일이 맞추는 것 자체가 일이다. 그나저나 한창 바쁠 때 이런 걸 정리하더라는 그런 뻔한 결말을.. ㅠㅠㅠ

OS(우분투 12.04)의 업데이트 오류를 대하는 자세

대학교 학부 시절 교양필수로 프로그래밍 언어를 한 과목 들어야 했다. 그땐 정말 재미없었고 내가 왜 이걸 들어야 하나 했다. 그래서 대충 들었고 과제도 대충했고 기말도 대충봤다. 결과는 F를 간신히 면한 수준이었다. 만약 지금 내가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워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마 꽤나 열심히 했을 것 같다. 상당히 재밌어 하면서.
이제 7년이 된 노트북에 우분투 12.04를 OS로 설치해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얼추 한 달 전부터 업데이트할 때마다 오류가 발생한다면서 보안 업데이트에 문제가 생겼다. “패키지 시스템이 망가졌습니다”와 함께 터미널에 “sudo apt-get install -f”를 입력하란 메시지가 나왔다. 일단 귀찮아서 통과했다. 터미널 여는 게 귀찮기도 하거니와 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오류 보고를 하고 기다리면 고마운 어느 개발자가 오류를 수정했고 그래서 보안 업데이트를 할 수 있었다.
얼추 한 달 정도를 기다렸지만 업데이트 해야 할 목록은 느는데 오류는 잡히지 않는 듯했다(참고로 이 오류는 다른 노트북에선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어떻게 할까 하다가 이틀 전 밤 늦은 시간 구글링을 시작했다. 그리고 일단 오류 메시지가 알려준 것처럼 터미널에 sudo apt-get install -f를 입력하고 계속 진행했는데…
dpkg: 복구 불가능한 치명적 오류, 중지합니다:
fork가 실패했습니다: 메모리를 할당할 수 없습니다
E: Sub-process /usr/bin/dpkg returned an error code (2)
위와 같은 메시지와 함께 업데이트 중지. 끄응 이건 도대체 무슨 일이냐. 관련 에러를 검색했지만 마땅한 해결법을 찾지 못 한 상황에서 이것저것을 건드리다가 부분 업그레이드로 보안 업데이트는 해결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았는데 크롬 웹브로우저가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았다. 크롬이 켜지긴 하는데 화면이 열리지 않는달까. 끄응. 그리하여 크롬의 의존성 문제가 이와 같은 문제를 일으킨 것일까를 의심하는 상황인데.
어제 아침 새롭게 보안 업데이트를 해야 해서 시도 했는데 동일한 문제가 발생했다. 터미널을 열고 작업하니 역시나 동일한 문제가 발생했다. 결국 특정 어플의 의존성에 문제가 발생했고 이것이 다른 부분에도 영향을 끼친 듯하다. 현재로선 크롬 브라우저가 가장 유력한 문제이지만 이것이 정확한 것은 아니다. 이런 저런 것을 찾고 있는데 현재 크롬 브라우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니 관련 의존성 이슈를 문제 삼는 것 뿐.
이 상황에서 현재 나의 해결 방안은 두 가지. 크롬을 삭제하고 아예 다시 설치한다. 혹은 워낙 오래된 노트북이라 크롬 브라우저의 탭을 두 개만 열어도 버벅거리는 상태니 이번 기회에 리눅스민트(Mate나 Xfce)로 갈아 탄다. 이 두 가지 상황에서 고민하고 있는데, 어쩐지 오랜 만에 리눅스 민트를 설치하고 싶은 바람이 좀 더 크다.
(xfce가 저사양 컴퓨터를 위한 OS라서 xfce가 가장 좋을지 모르지만 예전에 xfce를 설치해서 사용했다가 상당히 불편했던 적이 있어서 – 그땐 다른 리눅스 배포판의 xfce는 아니었지만 – Mate를 설치할 듯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