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멘타인

(내가 이 가사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클레멘타인.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 채
고기잡는 아버지와 철모르는 딸 있네
내 사랑아 내 사랑아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늙은 아비 홀로 두고 영영 어디 갔느냐
내 사랑..아 내 사랑…아 내 사랑 클레멘타인
늙은 아비 홀로 두고 영영 어디 갔느냐
내 사랑.. 아, 내 사랑.. 아내 사랑 클레멘타인
늙은 지 아비 홀로 두고 영영 어디 갔느냐
+
그냥 위 가사만 쓰고 끝내려 했지만 그럼 심심할 듯하여..
어릴 때부터 클레멘타인이란 노래의 가사는 묘한 느낌이어도 멜로디는 좋아했다. 그래서 지금도 종종 혼자 흥얼거리는데.. 가사를 흥얼거리다가… 딸이자 아내인 클레멘타인인지, 딸 같은 아내인 클레멘타인인지, 이건 잘 모르겠지만.. 🙂

비염과 눈 알러지

어제 오후 갑작스레 비염의 기미를 보이더니 눈이 심하게 가려웠다. 눈물이 나고 눈을 뜰 수도 없는 그런 상태여서 20분 가량을 자고 일어났는데.. 그 후에도 한동안 간지럽다가 좀 진정은 되었는데… 대신 비염이 터졌다. -_-;; 요즘 비염이 자주 터지는 것이 집이 많이 건조해서일까 싶기도 한데…

눈이 너무 가려워 검색을 했더니 눈 알러지와 비염은 함께 올 때가 많다고 한다. 눈 알러지라… 간단한 처방 혹은 뭔가 요령을 찾았지만 대충 찾았기도 하고 게으른 내가 무얼 할까 싶어서 관뒀지만… 비염과 무관하게 눈 알러지가 있는 것 같긴 하다.
눈에 알러지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긴, E에게서 처음 들었다. 내가 눈을 많이 부비고 있으니 E가 눈 알러지가 아니냐고 물었다. 물론 병원에 물었더니 별 다른 해결 방법이 없다는 답을 들었다는 말과 함께. 그 말을 듣고서야 눈에도 알러지가 생길 수 있다니.. 싶었다. 뭔가 새로운 세계를 만난 느낌이랄까. 하하. 몰랐다면 그냥 눈이 좀 많이 간지러운 거겠거니, 넘어갔겠지. 물론 알러지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으니 단언하긴 힘들지만.
눈 알러지 관련 글을 찾을 때 갑자기 눈과 관련한 옛날 일이 떠올랐다. 무려 고등학교 시절 기억.
어느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이유를 모른 상태로 그대로 화장실로 갔는데 눈에 고름이 엉겨붙어 있었다. 으잉? 그대로 세수를 하고 말았는데 그날 온종일 눈에서 조금씩 고름 비슷한 것이 나왔다. 물론 크게 걱정은 안 했다. 그냥 뭐가 나오는구나, 하고 말았달까.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니 역시나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전날처럼 고름이 엉겨붙어 있었다. 그래서 그냥 두면 안 될 것 같아 물에 죽염을 희석해서 눈을 세척했다. 여러 번 눈을 세척했고 그러길 일주일 가량 지났다. 그랬더니 눈에 고름이 나던 게 없어졌다. 죽염 세척이 도움이 되었는지 죽염 세척과 상관없이 자연치유였는지, 지금으로선 알 길이 없다.
(혹시나 궁금해 하실 분이 계실 듯해서.. 그 당시 내가 어디 아프다거나 몸에 이상이 있다고 다른 가족에게 말을 하면, 그냥 욕을 먹는 그런 분위기라 원가족 중 이걸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왜 욕을 먹었느냐면, 그냥 그랬다. 무슨 이유가 필요하다고.)
그리고 꽤 많은 시간이 지나서 다시 한 번 눈에 고름이 난 적이 있지만 그땐 바로 죽염 세척을 하기도 했고, 처음부터 그렇게 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요즘 눈이 간지럽고 빨갛게 변하고 눈물이 심하게 나는 게, 알러지인지 예전에 고름이 났던 게 잠복했다가 가끔씩 약하게 도발하는 건지 헷갈리곤 한다. 그렇다고 지금 시점에서 안과에 가서 진료를 받을 의지는 없다. 요즘은 일주일에 여러 번(매일은 아니고) 눈을 죽염 세척하기도 하고.
그러고 보면 그때부터 죽염은 내 일상의 중요한 품목이구나…

신의진 단상: 게임, 성폭력, 의료화

새누리당이 게임을 알콜, 마약, 도박과 함께 4대 중독으로 규정하면서 게임 및 IT 관계자가 분노하는 와중에, 게임을 중독으로 분류하는 법을 그 전에 발의했단다. 그리고 그 법이 소위 “신의진법”으로 불린다고 한다. 신의진 씨는 라디오에 출연해 “게임은 행위 중독을 일으키게 되어 있다”, “게임을 많이 하는 일부가 중독에 빠진다는 부분인데 게임 업계가 이것을 마약 취급한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피해의식”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발언으로 IT 관계자는 더 분노했는데…

신의진? 어쩐지 낯설지 않은데, 누구지? 뭔가 머리를 간질간질, 몸을 간질간질.. 그래서 더듬다가 아하! 그 사람!
“네 번째는 피해자의 저항까지 극복해야지 성폭력이 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교육을 잘 시킨다든지 또 교육을 많이 시킨다, 이런 것들이 중요한데, 문제는 가해자들도 왜 어린 애들을 많이 건드리느냐, 이 네 번째를 알기 때문입니다. … 화학요법과 … 다른 심리치료요법이 병용이 되면 분명히 도움이 된다는 연구는 많이 있습니다. … 이것은 그러면 누가 할 거냐, 처방과 이런 것들을 할 때 반드시 정신과 의사 선생님들이 하셔야 됩니다. 이게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신의진. 2009.11.19. 법제사법위원회 회의록에서)
그래, 이 사람이다. 2009년 소위 ‘화학적 거세법’으로 불리는 법을 제정하기 위해 공청회가 열렸을 때, 성폭력은 피해자의 저항을 극복해야만 발생한다고 발언한 이 사람. 그리고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2000년대 초반, 세브란스 병원을 중심으로 한 일군의 의사가 성폭력을 의료진단과 치료의 범주로 만들려고 했고 그 과정의 일환으로 ㅎㅂㄹㄱㅇㄷ센터가 설립되었다고 알고있다(이 부분은 정확한 사실 확인이 필요해서 나름 익명처리..). 신의진은 바로 이 과정에 함께했거나 주도한 사람으로 알고 있다. 실제 ㅎㅂㄹㄱㅇㄷ센터에 관여했고. 이 사람이 주장한 논의의 가장 큰 문제는 성폭력피해경험을 진단과 치료 개념, 즉 의학에서 담당해야 하는 이슈로 바꾼데 있다. 권력과 정치, 개인의 복잡한 감정이 삭제되는 전형적 의료병리화를 주도한 인물.
이런 사람이 게임을 중독, 즉 정신의학의 진단범주로 포섭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한 사람의 행동으로, 게임과 성폭력이 어떤 연결고리를 형성하는 찰나다. 이럴 때 신의진의 의도는 여러 가지로 추정할 수 있다. 질병이나 의학의 진단 범주가 아니었던 일이나 행동을 의학에서 개입하기 시작할 땐 분명한 의도, 명백한 의도가 있다. 이번 일 역시 그렇게 추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게임과 성폭력의 연결고리라니. 어쩌면 게임에 심각하게 중독되면 성폭력 가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거나 성폭력 가해자 중 게임에 중독된 경우가 많다는 식의 기사가, 의원실 보도자료를 통해 등장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하지만 이런 건 어디까지나 추정이고 소설이니 함부로 예단할 부분은 아니고…
그럼에도 뭔가 묘하다. 게임과 성폭력이 어떤 연결고리를 갖는다니, 왜 자꾸만 묘할까? 여기엔 분명 뭔가 있다. 그게 뭔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