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과 눈 알러지

어제 오후 갑작스레 비염의 기미를 보이더니 눈이 심하게 가려웠다. 눈물이 나고 눈을 뜰 수도 없는 그런 상태여서 20분 가량을 자고 일어났는데.. 그 후에도 한동안 간지럽다가 좀 진정은 되었는데… 대신 비염이 터졌다. -_-;; 요즘 비염이 자주 터지는 것이 집이 많이 건조해서일까 싶기도 한데…

눈이 너무 가려워 검색을 했더니 눈 알러지와 비염은 함께 올 때가 많다고 한다. 눈 알러지라… 간단한 처방 혹은 뭔가 요령을 찾았지만 대충 찾았기도 하고 게으른 내가 무얼 할까 싶어서 관뒀지만… 비염과 무관하게 눈 알러지가 있는 것 같긴 하다.
눈에 알러지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긴, E에게서 처음 들었다. 내가 눈을 많이 부비고 있으니 E가 눈 알러지가 아니냐고 물었다. 물론 병원에 물었더니 별 다른 해결 방법이 없다는 답을 들었다는 말과 함께. 그 말을 듣고서야 눈에도 알러지가 생길 수 있다니.. 싶었다. 뭔가 새로운 세계를 만난 느낌이랄까. 하하. 몰랐다면 그냥 눈이 좀 많이 간지러운 거겠거니, 넘어갔겠지. 물론 알러지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으니 단언하긴 힘들지만.
눈 알러지 관련 글을 찾을 때 갑자기 눈과 관련한 옛날 일이 떠올랐다. 무려 고등학교 시절 기억.
어느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이유를 모른 상태로 그대로 화장실로 갔는데 눈에 고름이 엉겨붙어 있었다. 으잉? 그대로 세수를 하고 말았는데 그날 온종일 눈에서 조금씩 고름 비슷한 것이 나왔다. 물론 크게 걱정은 안 했다. 그냥 뭐가 나오는구나, 하고 말았달까.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니 역시나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전날처럼 고름이 엉겨붙어 있었다. 그래서 그냥 두면 안 될 것 같아 물에 죽염을 희석해서 눈을 세척했다. 여러 번 눈을 세척했고 그러길 일주일 가량 지났다. 그랬더니 눈에 고름이 나던 게 없어졌다. 죽염 세척이 도움이 되었는지 죽염 세척과 상관없이 자연치유였는지, 지금으로선 알 길이 없다.
(혹시나 궁금해 하실 분이 계실 듯해서.. 그 당시 내가 어디 아프다거나 몸에 이상이 있다고 다른 가족에게 말을 하면, 그냥 욕을 먹는 그런 분위기라 원가족 중 이걸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왜 욕을 먹었느냐면, 그냥 그랬다. 무슨 이유가 필요하다고.)
그리고 꽤 많은 시간이 지나서 다시 한 번 눈에 고름이 난 적이 있지만 그땐 바로 죽염 세척을 하기도 했고, 처음부터 그렇게 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요즘 눈이 간지럽고 빨갛게 변하고 눈물이 심하게 나는 게, 알러지인지 예전에 고름이 났던 게 잠복했다가 가끔씩 약하게 도발하는 건지 헷갈리곤 한다. 그렇다고 지금 시점에서 안과에 가서 진료를 받을 의지는 없다. 요즘은 일주일에 여러 번(매일은 아니고) 눈을 죽염 세척하기도 하고.
그러고 보면 그때부터 죽염은 내 일상의 중요한 품목이구나…

신의진 단상: 게임, 성폭력, 의료화

새누리당이 게임을 알콜, 마약, 도박과 함께 4대 중독으로 규정하면서 게임 및 IT 관계자가 분노하는 와중에, 게임을 중독으로 분류하는 법을 그 전에 발의했단다. 그리고 그 법이 소위 “신의진법”으로 불린다고 한다. 신의진 씨는 라디오에 출연해 “게임은 행위 중독을 일으키게 되어 있다”, “게임을 많이 하는 일부가 중독에 빠진다는 부분인데 게임 업계가 이것을 마약 취급한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피해의식”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발언으로 IT 관계자는 더 분노했는데…

신의진? 어쩐지 낯설지 않은데, 누구지? 뭔가 머리를 간질간질, 몸을 간질간질.. 그래서 더듬다가 아하! 그 사람!
“네 번째는 피해자의 저항까지 극복해야지 성폭력이 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교육을 잘 시킨다든지 또 교육을 많이 시킨다, 이런 것들이 중요한데, 문제는 가해자들도 왜 어린 애들을 많이 건드리느냐, 이 네 번째를 알기 때문입니다. … 화학요법과 … 다른 심리치료요법이 병용이 되면 분명히 도움이 된다는 연구는 많이 있습니다. … 이것은 그러면 누가 할 거냐, 처방과 이런 것들을 할 때 반드시 정신과 의사 선생님들이 하셔야 됩니다. 이게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신의진. 2009.11.19. 법제사법위원회 회의록에서)
그래, 이 사람이다. 2009년 소위 ‘화학적 거세법’으로 불리는 법을 제정하기 위해 공청회가 열렸을 때, 성폭력은 피해자의 저항을 극복해야만 발생한다고 발언한 이 사람. 그리고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2000년대 초반, 세브란스 병원을 중심으로 한 일군의 의사가 성폭력을 의료진단과 치료의 범주로 만들려고 했고 그 과정의 일환으로 ㅎㅂㄹㄱㅇㄷ센터가 설립되었다고 알고있다(이 부분은 정확한 사실 확인이 필요해서 나름 익명처리..). 신의진은 바로 이 과정에 함께했거나 주도한 사람으로 알고 있다. 실제 ㅎㅂㄹㄱㅇㄷ센터에 관여했고. 이 사람이 주장한 논의의 가장 큰 문제는 성폭력피해경험을 진단과 치료 개념, 즉 의학에서 담당해야 하는 이슈로 바꾼데 있다. 권력과 정치, 개인의 복잡한 감정이 삭제되는 전형적 의료병리화를 주도한 인물.
이런 사람이 게임을 중독, 즉 정신의학의 진단범주로 포섭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한 사람의 행동으로, 게임과 성폭력이 어떤 연결고리를 형성하는 찰나다. 이럴 때 신의진의 의도는 여러 가지로 추정할 수 있다. 질병이나 의학의 진단 범주가 아니었던 일이나 행동을 의학에서 개입하기 시작할 땐 분명한 의도, 명백한 의도가 있다. 이번 일 역시 그렇게 추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게임과 성폭력의 연결고리라니. 어쩌면 게임에 심각하게 중독되면 성폭력 가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거나 성폭력 가해자 중 게임에 중독된 경우가 많다는 식의 기사가, 의원실 보도자료를 통해 등장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하지만 이런 건 어디까지나 추정이고 소설이니 함부로 예단할 부분은 아니고…
그럼에도 뭔가 묘하다. 게임과 성폭력이 어떤 연결고리를 갖는다니, 왜 자꾸만 묘할까? 여기엔 분명 뭔가 있다. 그게 뭔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비온뒤무지개재단(준), 본격 알림.

일전에 몇 번 적었듯 비온뒤무지개재단(준)이 이제 본격 홍보를 시작했습니다. 아울러 재단설립을 위한 회원도 모집하고 있고요.

그리고 아래는 소개글… 많은 분이 함께 하면 좋겠어요.그래서 많은 힘을 모아서 재단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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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함께 시작할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세상이 저절로 바뀌는 법은 없다는 걸 아는 사람들이 만드는 배짱있는 재단
모두를 더 행복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비온뒤 무지개를 띄웁니다.
‘비온뒤 무지개 재단’은 한국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그리고 모두를 위한 자유와 평등을 바라는 이들을 위한 공익 재단입니다. 아직 열악한 사회적 환경 때문에 재단이라는 말은 멀게만 그리고 무겁게만 느껴졌지만 공신력과 투명성을 갖는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더 많은 일을 해나갈 수 있으리라 믿기에 시작합니다. 재단의 준비과정부터 공개하고 뜻을 같이 하는 더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길 바랍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부디 서로의 손잡고 서로 격려하고 이끌며 함께 앞으로 갈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