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말하기 방식

뉴질랜드 보수당 의원이 의회에서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발언 영상입니다. 이미 유명할 테니, 저처럼 유행에 늦은 사람이 아니라면 이미 다들 보셨을 듯한데요..
만담 느낌으로 매우 유쾌한 내용이라 가볍게 보고 있노라면 재밌어요. 흐흐. 물론 구체적 내용은 좀 불만입니다. 아니 위험합니다. 이성애와 동성애는 사랑하는 대상의 젠더만 다를 뿐 나머지는 다 같다는 인식을 밑절미 삼으니까요. 그래서 내용 자체엔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의원의 발언 형식은 부러웠습니다. 이렇게 쉽게 말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의 핵심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것은 쉽지 않거든요. 분명 만담처럼 들리는데 (말하는 사람의)핵심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거죠. 저는 바로 이 방법, 쉽게 말하면서도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하게 담는 이 방법이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몇 번을 다시 봤고요.
얼마나 많은 내공이 쌓이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 아님 이런 것과는 무관하게 쉽고 유쾌하게 말하기는 타고하는 걸까요? 가끔 말 잘 하는 사람은, 단순히 훈련만으로는 안 되는 그 무언가를 타고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특히 유머 감각 같은 거.. 네, 이런 유머감각이 부러워요. 글을 쓸 때도 말을 할 때도…

여름 두통

부산에 갔다 왔다. 가는 길에 깨달았다. 몇 년 전부터 여름이면 거의 매일 미세한 두통에 시달린다는 것을. 약을 먹어도 큰 효과가 없다는 것을. 그러니까 지독한 두통도 아니고 그냥 조금 메스껍고 약간 어지러워서 뭘 하는데 큰 지장은 없는데 온전히 집중할 수는 없는 그런 수준의 두통이다. 그래서 딱히 아프다곤 할 수 없는데 은근히 신경쓰인다. 정확하게 언제부터 이랬는지는 나도 모른다. 작년에는 확실히 이랬다. 작년 여름 어느날, 여름 내내 두통이네,라고 구시렁거린 적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부산 가는 기차에서, 작년의 구시렁거림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러면서 요 몇 년 간, 여름마다 거의 매일 미세한 두통에 시달리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 더위, 이 지독한 더위가 편두통을 유발하는 건지도 모른다. 혹은 실내와 실외의 기온차가 커서 생긴 현상인지도 모른다. 알 순 없다. 가을이 오고 겨울이 되어야 이런 지속적이고 미세한 두통이 멎을 테니까. 겨울의 기온차는 이런 미세한 두통을 야기하지 않는다(나는 확실히 겨울체질인가?). 아우.. 아무려나 약도 안 듣는 두통이라니, 이건 좀 너무하잖아! 그나저나 여름이 아니어도 두통약을 일주일에 두어 번 먹는 편인데 이 정도면 평균은 아니라고 해도 무난한 편 아닌가요? 편두통이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하면 이 정도는 양호한 편 아닌가요? 예전에 비하면 얼마나 양호한데! 뒷목에 도끼를 박아 피를 뽑으면 두통이 사라질까를 상상하던 시절에 비하면 지금은 얼마나 양호한데(물론 그런 증상이 생길 것 같으면 바로 약을 먹어서 가능한 일이긴 하지만..). 암튼… 그렇잖아도 이 더위에 다른 일 못 하고 빈둥거리기만 하는데 여름두통으로 더 일을 못하네..(핑계 한 번 좋고! 후후) 제가 여름에 빈둥거리는 건 제가 원래 게을러서가 아니라 다 더워서 그런 거예요.. 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