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이야기와 사진

며칠(?) 전 고양이 책 한 권을 선물 받았습니다. 고이즈미 사요의 <우리 고양이는 왜?>(최아림 옮김)입니다. 고양이와 관련한 이런저런 정보를 담고 있는데, 새로운 내용도 있어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드는 고민이, 고양이는 자신에 관한 책을 쓰는 집사를 좋아할까요? 집사는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토대로 블로깅도 하고 때때로 책도 냅니다. 이렇게 출판된 다양한 기록물을 많은 사람(당연히 저를 포함!)이 좋아합니다. 하지만 정작 그 고양이는 이런 출판물을 좋아할까요? 고양이 입장에선, 이런 글 한 줄 쓸 시간에 자기와 놀아주는 걸 더 좋아하지 않을까요? .. 문득 이런 고민이 들었습니다.고양이는 자신에 관한 글을 쓸 시간에 글 쓰지 말고 그냥 자기와 놀아주는 걸 더 좋아하지 않을까…
예전에 리카와 여덟 아깽 관련 글을 쓸 때, 그리고 지금 이렇게 또 고양이 관련 글을 쓸 때, ‘우리 고양이 이렇게 예뻐요!’ 혹은 ‘저는 고양이와 이렇게 살아요!’라고 쓰기보단 그냥 고양이와 직접 노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물론 제가 바람과 관련한 사진을 잘 안 올리는 건 꼭 이런 이유에선 아닙니다.. 불량한 집사로서 할 변명은 아니고요.. ;;;
바람은 뭐니뭐니해도 이런 불량한 표정이 매력입니다. 아웅…
여름이 오니 이렇게 발라당 드러누워 있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뭐, 어릴 때부터 발라당은 바람이 가장 좋아하는 자세긴 하죠.. 흐흐흐.
이 사진의 초점은 젤리!
저는 불량하고 게으른 블로거라 젤리만 확대한 사진은 따로 올리지 않습니다.. 후후.
사진엔 잘 안 걸리지만 종종 만날 수 있는 바람의 얼굴.
아침 6시, 잠에서 깨어난 집사가 찍은 사진입니다. 흐흐.

매운 감각

난 어찌하여 아직도 좋은 논문을 가리는 매운 감각을 지니지 못했다. 이 논문은 구조적으로, 그리고 논리적으로 정말 잘 썼구나,라는 매운 감각이 없다. 그저 어떤 논문이건 재밌게 읽고 그저 아이디어 별로 없는 논문에 불만만 가질 뿐이다. 그리고 내게 자극적이고 상상력을 북돋는 글이 그저 좋은 글이라고 말할 뿐이다. 아직 좋은 글을 가리는 감식감각이 없으니 공부를 제대로 안 했다는 뜻이겠지? 아니면 설렁설렁 했다는 뜻이거나. 아마 설렁설렁했다는 뜻일 테다. 하하. ;;;
그럼에도 이렇게 학교에서 공부를 하겠다고 남아 있으니 이것도 참 신기한 일이다. 물론 좋아하는 일만 따르다보니 이러고 있긴 한데… 흠…
계속 빈둥거리는 나날이다. 빈둥빈둥.. 좀 더 빈둥거리면 큰 일 날까? 큰 일 나겠지? 엉엉.

어떤 전형에 관해

mtf/트랜스여성이라면서 예쁘지 않다면 그건 예쁘지 않은 mtf/트랜스여성이 잘못한 겁니다. mtf/트랜스여성이라면 당연히 예쁘고 여성스러워야죠? 그렇지 않나요? 게이라면서 잘생기고 센스있지 않다면 그 역시 그가 잘못한 겁니다. 게이라면서 어떻게 못생길 수 있죠? 한국 사람이라면서 한류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살지 않는다면 드라마 속의 모습처럼 살지 않는 한국인이 잘못한 겁니다. 한국인이라면 당연히 드라마 인물처럼 살고 행동하는 것 아닌가요? 어떻게 드라마 속 모습과 다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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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만 적으면 너무 맥락 없나?
며칠 전 어느 자리에서, 내가 무얼하며 사는지 모르는 사람들만 있는 자리였는데, 동성애와 관련한 얘기가 나왔다. 그 중 한 사람이 레즈비언은 자의식이 강하고 무례한데 게이는 자상하고 부드럽다며, 게이를 찬양하기 시작했다. 그러며 게이는 다 잘생기고 감각이 뛰어나고 운운.. 그래서 물었다. 한류 드라마처럼 한국 사람이 살고 있느냐고.
그러고 보면 식당에 밥을 먹다가 간헐적으로 보는 드라마에선 다들 큰 집에서 잘 살던데.. 나는 한국인이 아닌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