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로그인 중

블로그 소개에 따르면 나는 웹에 살고 있다. 사실 거의 항상 웹에 서식하고 있긴 하다. 그런데 나는 정말 웹에 사는 걸까..
며칠 전 오랜 만에 D를 만나 삼자회동을 했다. 그리고 얘기를 나누는데, 요즘 혹은 근래 웹에서 논쟁이었거나 유행인 내용을 난 거의 모른다는 걸 깨달았다. 요즘 뭐가 이슈인지도 모르고 있고, 어떤 드라마가 유행인지도 모르고 있고. 웹에 산다면서 웹에서 생산되고 있는 내용은 거의 모르고 있다니, 난 도대체 뭘 읽고 또 소비하고 있는 걸까… 물론 컨텐츠 소비를 위한 기기라는 태블릿을 소비가 아니라 생산을 위해 주로 사용하는 것만 봐도 뭐가 좀 이상하긴 하지만…;;;
뭐, 그냥 지내고 있노라면 이런 거 몰라도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사회를 이해하고 사회생활을 하는 촉이란 측면에선 꽤나 문제가 있는 건데.. 더구나 가끔씩은 트랜스젠더 이슈와 관련한 논쟁도 모르고 지나가니 내게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걱정도 되고..
암튼 웹에 산다고 믿었는데 요즘 웹의 흐름과는 거의 무관하게, 혹은 동떨어져 살고 있으니.. 끄응.. 하긴 모든 논란은 논란이 끝난 다음에 접하는 게 내 삶이었으니.. 요즘이야 조금 달라졌지만.. 아힝..
아무려나 그래서 “웹에 주로 서식중”이란 표현은 수정해야겠다. “언제나 로그인 중”으로. 이건 사실이니까. 잘 때도 로그인 상태니까. 🙂

가족구성권 연구모임 2013년 연속기획 | 첫 번째 워크숍 –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와 동성결합의 의미

가족구성권 연구모임 2013년 연속기획 | 첫 번째 워크숍
가족 패러다임의 변화와 동성결합의 의미
한국사회에 동셩결혼이라는 화두가 던져진 2013년,
기존의 가족 개념과 정상성에 도전하며 사회적 소수자들이 추동한 가족변화와 함께
한국사회 내 동성결합의 사회적 의미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갖습니다.
동성결혼 지지 여부에 갇히지 않는,
구체적인 현실로서의 가족과 대안적 기획으로서의 가족의 간극을
좁혀가고자 하는 이야기 자리에 함께 해주시기를 기대합니다.
| 일시 : 2013년 7월 12일(금) 저녁 7시
| 장소 :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하 강당 (광화문역 6번 출구) [약도보기]
| 사회 : 한가람 (가족구성권연구모임,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 발제 : 김원정 (가족구성권연구모임, 서울대 여성학협동과정 박사과정)
| 토론
– 한국여성민우회
– 조숙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 한채윤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 이나라 (동성애자인권연대)
– 조주은 (국회 입법조사처)
| 주최 : 다양한 가족형태에 따른 차별 해소와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연구모임
| 문의 : 장애여성공감 (진경) 02-441-2384,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기즈베) 02-745-7942

LGBT?

LGBT라고 뭉뚱그려 부르는 건 과연 가능한 일일까? L과 G와 B와 T는 서로에게 관심이 있기는 할까? 그냥 연애 상대로서가 아니라 함께 운동을 할 상대로서 서로에게 관심이 있기는 할까?
어떤 일로 비트랜스-퀴어가 트랜스젠더와 관련해서 어떤 인식을 지니고 있는지를 대략(!) 조사했는데.. 그 결과를 엉성하게 요약하면 인식 자체가 없다였다. L이냐 G냐 B냐 혹은 소위 여성이냐 남성이냐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인식도, 관심도 없다는 게 대체적 경향이었다. 더 자세한 얘기는 여기에 쓸 수 없으니 넘어가고.
이런 경향성에 따를 경우, 비트랜스젠더라면 퀴어건 이성애자건 상관없이 트랜스젠더에게 관심이 없고 잘 모른다는 결론을 내도 큰 무리가 없을 듯하다. 그런데 이런 결론은 조사가 아니어도 짐작하고 있는 점이다. 트랜스젠더 이슈에 있어선, 대상이 누구건 상관없이(때때로 트랜스젠더도) 트랜스젠더 이슈를 낯설어 한다.
그런데 이를 조금만 달리 고민하면 L은 G나 B에 얼마나 관심이 있고 알고 있을까? G는 L이나 B에 또 얼마나 관심이 있을까? 사실 이성애자가 아니란 것 외에 LGB를 공통으로 묶을 수 있는 지점은 별로 없으며, LG와 B 또한 때때로 공통점이 없고, L과 G도 서로에게 큰 관심이 없다.
그렇다면 굳이 LGBT라고 뭉뚱그려 말할 필요가 있을까? 퀴어란 커다란 이름으로 뭉쳐서, 마치 한 집단인 것처럼 말하는 것이 가당한 일일까? 공통 집단인 것처럼 말하면서도 결국 특정 범주의 제한된 경험만 말할 뿐이라면 하나의 공통 집단으로 말해도 괜찮을까? 서로를 알아햐 한다는 당위와 서로 연대해야 한다는 당위 외엔 아무것도 없다면 굳이 왜?
(다른 말로 젠더-섹슈얼리티에 있어 비규범적 존재라는 것이 어떤 공통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상상력을 재고해야 한다. 이를테면 성적 지향은 ‘공통점’이 될 수 없는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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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을 조금 다르게 틀면, 비랜스젠더-동성애자에게만 제한된 이슈에서 상당히 긍정적 진전이 있을 때 “우리 성적소수자 모두의”라거나 “퀴어 운동의”라며 말하진 않았으면 한다. 그것이 분명 축하할 일이고 다양한 집단에게 긍정적 영향을 끼칠 일임은 분명하다. 나 또한 그런 결과가 기쁘다. 그렇다고 해서 비트랜스젠더-동성애자가 LGBT나 퀴어를 대표하지도 않고 그 이슈가 반드시 트랜스젠더/비이성애자에게도 이득으로만 작동하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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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LGBT는 연대할 필요도 없다고 읽는다면.. 굳이 말리진 않겠지만 제 글을 출처로 밝히진 말아주세요. 그냥 꿍얼거리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