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가 세계를 재구성하고, 책임감, 시간성, 맥락 등의 개념이 전면적으로 바뀌고 있는 시대에 공부란 뭘까? SNS에 조금도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연구를 할 수 있을까? 그런 연구는 가능할까? 지금 현재에 적극 개입하고 현실을 계속해서 사유하는 동시에 SNS로 재편되고 있는 세계에 대항하는 방식으로 공부하는 것은 가능할까?
무책임함이 독려되고(공적 발언이 문제가 되면 그냥 삭제하는 것으로 해결하고), 24시간이 영겁과 같은 시간으로 인식되고(24시간 이내 대답이 없으면 무시한 것이 되고 몇 시간 전 사건도 오래 전에 흘러간 사건이 되고), 맥락이 전적으로 무시되어도 괜찮은(캡쳐한 장면 하나가 모든 것을 판단할 근거가 되고) 방식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을 때, 책임감, 시간성/역사성, 맥락을 고집스럽게 붙들고 연구를 하거나 공부를 한다는 것은 어떤 태도일까?
나는 아직도 무인도나 극소수의 사람과만 연락이 되는 곳에서 몇 년 간 공부를 하고픈 욕심, 혹은 로망을 못 버리고 있다.
물론 내가 고립된 곳에 간다면 몇 년 간 뒹굴거리며 놀기만 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