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성 관련 책 작업, 글쓰기

성문화연구모임 도란스의 두 번째 기획으로 남성성 관련 책을 준비하고 있다. 몇몇은 아예 새로 글을 썼고, 몇몇은 [남성성과 젠더]에 실린 글을 대대적으로, 혹은 부분적으로 개고하는 수준으로 쓰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흥미로운 점, 글을 쓰는 사람에게만 흥미로운 점이 발생했다. 예전에 낼 때는 문제가 안 되거나, 그냥 넘어간 많은 문장이 지금은 문제가 되고 있다. 정치적 올바름 같은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설명이 충분하지 않고 문장이 모호하다는 방식의 문제다. 그때는 충분히 설명했다고 인지되어서인지 출판된 글인데, 지금은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거나 모호하다는 식으로 수정을 요청받고 있다. 필자들이 서로 이렇게 논평을 하기도 하고, 출판사 편집자느님께서(!) 요청하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아무도 안 묻겠지만), 좋은 편집자를 만나야한다고 답하고 싶다. 정말이다. 편집자가 어떤 의지로 어느 수준까지 개입하느냐에 따라 글의 질이 달라짐을 깨닫고 있다. 물론 편집자의 모든 논평을 받아들이지는 않겠지만, 95% 이상은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고 믿는다. 나머지 5%는 내가 미묘하게 표현을 잘못해서 발생한 것이고. 그러니까 모든 잘못은 저자의 잘못이다.
그나저나 토요일에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북토크 행사가 있는데, 어째 사고를 칠 것 같다. 호호호. ;ㅅ;

치과 경험기

기억이 정확하다면 초등학생 때 덧니로 치과에 방문한 적 있다. 당시 금액으로 덧니 교정에 50만원(지금이면 500만원에서 1,000만원 사이일 듯)이란 말에 교정을 포기하고 그냥 살기로 했다. 그리하여 치과에서 치료 경험이 생길 뻔 했지만 겪지 않았다. 어째서인지 중학교 때 스캘링을 하라고 부모님이 치과에 보내서 스캘링을 받은 적 있다. 특별한 치료를 받지는 않았고 그저 스캘링만 받고 왔다. 그리고 얼추 20년이 더 지났다. 그 사이에 치과에 간적 없다. 이가 안 아파서 안 가기도 했지만 아파도 안 갔다(아파도 안 간 건 뒤에 나온다). 무엇보다 저소득 연구노동자에게 치과는 공포의 공간. 비용 공포가 상당하기 때문에 치과는 무조건 피해야 할 곳이었다.

지난 1월 턱관절 통증으로 며칠 심하게 고생했고 하루는 아예 잠들지도 못 했다. 턱관절 통증이야 해마다 몇 번은 발생하는 일이고, 중학생 때부터 아팠으니 그저 아픈가보다 하고 마는데, 올해는 유난히 심하게 아파서 치과에 가봐야 하나, 고민했다. 그 와중에 출근해서 점심 식사를 하다가, 뜨거운 물을 마셔도 이가 시리다는 말을 했다. 그랬더니 사람들이 당장 치과에 가라고 말했다. 찬물이 아니라 따뜻한 물에도 이가 시리면 심각한 상태라고. 신경까지 문제가 생긴 것일 수도 있다고. 그래서 부랴부랴 살림치과에 예약을 했고 한달을 기다려 어제 치과에, 생애 처음으로 이가 아파서 치과에 갔다.
일단 나의 우선 고민은 턱관절 통증이었는데. 턱관절염이 아닌 이상 특별히 할 수 있는 해결책은 없고 일상에서 턱에 무리가지 않게 조심하고 심하게 아프면 온찜질(뜨거운 물에 적신 수건으로 턱 주변을 찜질)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턱관절 통증은 만성질환이라 그냥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고. … 그리하여 턱관절 통증은 비염과 함께 평생 관리 항목으로 이전되었다.
다음, 이가 시린 증상. 확인하니 덧니의 잇몸이 조금씩 벗겨지면서 벗겨진 부분이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느랴 발생하는 증상이라고 했다(정확한 설명은 아니고 좀 다르게 설명했는데 대충 이렇게 기억한다). 당장 뭔가 조치를 취할 필요는 없는 단계고 그냥 시린 증상이 심하면 그때 진통제 같은 식의 처방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ㅅ; 충치가 심각하여 신경까지 문제가 된다거나 그런 게 전혀 아니라고. 한편으로 안심하고 다른 한편으로 또 다른 평생 관리 항목이 추가되었다. … …
그 와중에 예상치 못 한 항목이 추가 되었다.
일단 사랑니가 네 개 있는데, 하단 양쪽 사랑니는 모두 누운 모습으로 자라고 있고, 상단 양쪽 사랑니는 모두 썩어 부서져서 뿌리만 남은 상태라고 했다. 크. 상단 사랑니는 이제 뿌리만 남아 통증을 느낄 단계는 지났다고 했다. 크. 맞다. 사랑니 두 개에 심한 통증이 발생하고 이가 조금씩 부서지는 걸 모두 알고 있었다. 크. 밥을 먹다가, 양치를 하다가 사랑니의 일부가 부러져 부러진 이를 한동안 만지작하곤 했다. 크. 통증이 심할 때는 죽염가루를 입에 머금으며 통증을 견뎠다. 그리하여 이제 통증을 느끼지 않는 단계로 넘어갔다. 크. 시간 여유가 될 때 사랑니를 뽑으라는 조언을 들었는데, 그 전에 수술비에 여유가 언제 생길지가 더 큰 관건… ;ㅅ; 아무려나 사랑니가 관리하기 어려운 모습으로 있어서 양치할 때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다.
그리고 상단 우측 사랑니 바로 옆 어금니 하나에 충치가 있다고 했다. 심하지는 않은데 좁고 깊은 충치라 바로 치료하는 게 좋을 거라고 했다. 그래서 보험되는 재료로 바로 치료를 했다. 어금니에 통증이 없어 몰랐고 그냥 치료를 하지 않고 넘어갈까 했는데, 보험이 된다는 말에 치료를 선택했다.
그리고 의사가 물었다. 스캘링을 언제 했냐고. 당황하며, 20년 전에 했다고 답했다. 이제 스캘링도 해야 하는가, 고민했다. 1년에 한두 번은 무료인가 보험적용이 된다 했나 암튼 그렇게 알지만 어째 긴장. 많은 사람이 일년에 한두 번 스캘링은 해야 한다고 말하는 걸 들었는데, 나는 너무 관리를 안 한 것인가, 그런 고민이 스쳐지나갔다. 그런데 의사가 치석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오! 담배를 피지 않아 치석이 없는 것으로 의사와 합의했다. 크.
(치과 가기 싫어 열심히 양치했습니다? 농담)
암튼 아파서 치과에 갔는데 치과에 간 원인은 모두 만성질병으로 관리해야 하는 항목으로 이전되었고, 예상치 못 하게 충치를 빨리 발견해서 하나를 치료했고, 사랑니의 상태를 확인했으며, 치석이 거의 없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엑스레이를 두 번 찍고 충치 하나를 치료하고 비용이 15,000원 나왔다.
치과 치료가 항상 비싼 것은 아니란 새로운 정보를 얻었다. 여전히 치과는 비용 때문에 두려운 곳이지만. 살림치과 치료비를 정하는 회의에 참가했는데, 그때 회의 참가자들이 다른 치과에서 치료를 하고 지급한 비용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유는 살림치과의 치료비를 정할 뿐만 아니라, 어떤 수준 이상의 비용이 나올 때 할인율을 어떻게 할지를 정하기 위해서였다. 어떤 사람은 다른 치과에서 어떤 치료를 받고 2,000만원이 넘는 금액이 나왔다는 말을 했다. 헉… 치아 관리 잘 합시다. 돈 없으면 더 열심히 관리합시다. 여러 분이 살고 있는 집 계약금을 모두 빼야 할 수도, 그걸 다 빼도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ㅠㅠㅠ 그래봐야 양치질 말고 다른 수단이 없겠지만. 그래도 치과 치료는 돈없는 이들에게 위험한 곳이니 관리 잘 합시다. ;ㅅ;
+
어째 드물게 교훈적으로 끝났습니다?

수면에 도움을 주는 허브티를 찾는 중…

제목만 보면 수면유도제가 필요한 것일까 싶겠지만 전혀 아니다. 나는 이제까지 일년에 몇 번을 빼면 잠드는데 어러움을 겪지 않는 편이다. 잠들고자 하면 거의 바로 잠에 빠진다. 그러니 내게 수면유도제는 필요치 않다. 하지만 잠들었다가 새벽에 한번 깨면 다시 잠드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깨지 않고 아침까지 잠들 때도 있지만 근래 들어 꽤나 자주 새벽에 깨고 그때부터 최소 1시간부터 3~4시간 정도까지도 잠들지 못하고 어려워 한다. 그래서 수면에 도움을 주는 허브티를 살펴보고 있다. 이를테면 선물받은 캐모마일이 있는데, 잠들기 전 한잔 마시면 꽤나 도움이 된다. 캐모마일을 마시고 잠들면 아침까지 숙면을 취하곤 한다. 하지만 이틀 연속으로 마신 날엔 효과가 없었다. 그러니 캐모마일과 번갈아 마실 숙면에 도움이 될 차를 살펴보는 중이다. 예를 들어 요기티 계열에 숙면용 허브차가 있는데 효과가 있을까. 다른 브랜드 중에도 비슷한 차가 있는데 효과가 있을까. 어느 차가 더 괜찮을까 살펴보는 중이다.

물론 나는 어린 시절부터, 근래 들어서는 더더욱 수면의 질이 좋지 않다. 일단 비염이라 잠을 얉게 자는 편이고 수면의 질이 나쁜 편이다. 그런데 근래 들어 마음의 길이 너무도 복잡하고 어지러워 잠을 제대로 못 자기도 한다. 일전엔 새벽에 깨며, 마음의 길이 왜 이리도 어지러운 것이냐고 중얼거리기도 했다. 그래서 숙면을 위해, 계속 잠들기 위한 차를 찾고 있다. 허브차로 해결할 문제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좋은 일이니까. 어쨌거나 깨지 않고 아침까지 잘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