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이불, 기억

새벽, 추워서 잠에서 깼습니다. 많이 쌀쌀하더라고요. 지금까지 한여름 이불을 덮고 잤다는 게 함정이라면 함정. 가을 이불은 없고 비몽사몽 상태로 겨울 이불을 꺼냈습니다. 잠이 덜 깬 상태로 겨울 이불을 꺼내는데, 리카가 떠올랐습니다. 그 이불을 처음 사서 펼쳤을 때 리카는 이불이 맘에 들었는지 한참 꾹꾹이를 했거든요. 이불을 꺼내는 순간 리카가 떠오를 줄 몰랐기에 당황했습니다. 그리움도 함께 왔고요. 하지만 이불을 덮는 순간, 그대로 다시 잠들었습니다. 졸렸거든요.
바람은 가끔 매트리스 커버 아래에 들어가 잠들곤 합니다. 그 모습이 귀엽지만, 가끔은 덜컥 겁이 나서 일부러 바람을 깨웁니다. 커버 아래 손을 넣고 깨우는 것이 아니라 커버에 나타난 바람의 형상을 쓰다듬으며 깨우는 거죠. 대개 처음엔 반응이 없습니다. 저는 다시 열심히 쓰다듬고 “야옹” 소리가 들리면 그제야 멈춥니다.
오래, 오래 함께 하자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행복하냐고 묻지도 않습니다. 그냥 함께 있을 때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할 뿐입니다. 그럼에도 무서운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무서워서, 미래를 기약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고민: 반복해서 말하기

며칠 전 지인에게 보낸 메일에 쓴 내용의 일부입니다.
이곳에도 기록을 남기고 공유하고 싶은 욕심에 더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옮겨둡니다.
내용을 좀 더 보충할까 하고 공개를 미뤘는데 그냥 현재 상태가 가장 적절한 느낌이라 이대로 공유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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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요즘 제 고민은…
뭔가 새로운 얘기를 해야 하는데, 과거 했던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러다가 매너리즘에 빠지거나 나 자신이 더 발전을 못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입니다.
그래서 발표를 무를 수 있으면 좋겠다는 고민도 좀 했달까요.
물론 어떤 분은 했던 이야기를 100번은 해야 사람들이 듣기 시작한다고 말했고,
제가 한 얘기나 쓴 글을 읽은 사람이 몇 안 된다는 점에서 더 떠들 필요도 있다 싶지만..
그래도 늘 고민이고 갈등이랄까요…
연구자 정체성에서, 앞으로 몇 년은 글쓰기나 발표 같은 것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고민을 하고
한국에 몇 없는 트랜스젠더 활동가 정체성에서, 했던 이야기를 100번이 아니라 1,000번을 반복하더라도 계속 얘기하고 글을 써야겠다는 고민을 해요…
답 없는 고민이지요. 크크. ;;;
앞뒤에 쓴 내용을 빼면 별로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이 전부라 너무 부끄러워서, 그냥 넋두리를 조금 했네요. ;;;

이유를 모름

지난 달 중순 즈음부터 거의 매일 [Run To 루인]이 트래픽 초과로 접근이 차단되고, 나는 거의 매일 트래픽을 리셋하고 있다. 지금까지 트래픽 리셋으로 사용한 돈이면 일 년 정도 계정비는 되겠다. 이유는 알 수 없다. 블로그 통계로는 트래픽을 초과할 정도의 방문자가 들어오고 있지 않다. 구글 애널리스틱에 따르면 방문자는 매우 적다. 정말 너무 적어서 트래픽 초과가 나올 수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트래픽의 팔 할은 구글 등 검색 사이트다. 그렇다고 검색 사이트를 차단할 수는 없는 노릇. 원인을 알 수 없으니 어디서 이유 없는 공격이라도 한다고 착각해야 할까? 차라리 이렇게 믿는 편이 속편한 걸까? 근데 이렇게 믿기엔 변방의 조용하고 이름 없는 블로그를 공격해서 뭐하겠는가. 그러니 다시 오리무중이다. 참고로, 몇 년 전부터 이미지 등은 전부 외부 링크로 처리하고 있다. 그 전의 이미지 등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일까? 그럴 경우 모든 이미지를 다 확인해야 하는데 이건 사실상 불가능한 작업이니 그냥 포기해야 하는 것일까? 뭐, 이렇게 불평해도 또 며칠 지나면 괜찮아질 것을 안다. 예전에도 그랬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