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침

뭔가 엄청 떠들고 싶은 논문을 읽고 있다. 서론부터 논문 쓰기에 있어 치명적일 수 있는 문제가 있어서 자세히 떠들고 싶지만, 연구 윤리상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아, 이럴 때 익명의 트위터가 필요하구나. (큰 깨달음.) 누구도 그 계정주가 ‘루인’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그런 트위터가 필요하구나. 그래서 ‘공론장’에서 떠들고 싶지만, 그 말을 한 사람이 ‘루인’ 혹은 ‘나’라는 사실은 숨겨야 하는, 그런 말을 떠들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구나.
아아아.
아아아.
대통령은 숙면 중.
아아아.
아아아.
대통령 왈, 자기는 잘못 없는데 주변이 잘못했다네요.
아아아.
아아아.
아니, 이런 소리를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암튼 뭔가 익명의 대나무숲이 필요하다.
아아아.
아아아.

잡담, 트윗하는 기분으로

트윗하는 기분으로 하는 잡담이지만 트윗은 아니라 140를 초과할 수밖에 없다. 잡담용, 기분전환용 트윗을 재개할까 정말 고민했는데 말을 그때그때 토하면 몸에 묵힐 수 없어 관뒀다. 140자의 답답함도 오히려 다른 글에 영향을 줄 것 같은 걱정이 있었고. 글을 잘 쓴다면 트윗의 글자수가 다른 글에 영향을 안 주겠지만 나는 아직 쪼렙이고 글을 못 쓰니까.
오랜 만에 가차없는 빨간펜을 받았다. 처음은 석사지도교수고(보고싶다…) 이번이 두 번째인 듯하다. 단행본의 한 챕터로 쓴 글인데 정말 가차없는 빨간펜을 줘서 많이 배웠고 기뻤다. 1년 가량 수정한 글이고, 그 사이 두세 번 가량 영혼이 탈탈 털리는 느낌이 들 정도의 논평을 받았고 글을 무척 잘 쓰시는 선생님께서 글 전체를 완전 교정해주셨다. 그리고 출판사로 넘겼는데 빨간펜으로 점철된 교정본을 받았다. 기쁜 경험이다! 교정지 평생 보관해야지. 확실히 나는 아직 글을 많이 못 쓰고 더 많이 배워야 한다. 귀중한 경험이다. 글을 잘 쓸 수 있으면 좋겠다.
오랜 숙원이었던 패닉방어 관련 논문을 썼고(ㄴ과 다른 글이다) 어느 정도 맘에 드는 수준으로 구성했다. 완성은 다 못했지만 그래도 논평을 받았고 내년 1월에 완성할 수 있을 듯하다. 후반부를 대거 수정해야 하지만 그래도 무척 유용하고 오히려 내게 많은 도움이 되는 논평이었다. 드디어 이 주제의 글을 출판할 수 있을까? 물론 나는 이 주제로 글을 몇 번 더 쓸 것이다. 아직 할 말은 많기 때문이다. 패닉방어로 최소한 세 편 정도는 쓰지 않을까 싶다. 두 번째 주제는 이미 정해졌고, 세 번째 주제는 아직 안 잡혔지만 정해질 게 확실하다.
렉사프로를 중단해볼까 했는데 그러지 않기로 했다. 알약 하나가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참 신기한 일이다. 하지만 호르몬도 알약 한 알이다. 그러니 알약 하나의 효과는 늘 상상 이상으로 크다. 현재 나는 알약 반알로 감정을 조절하고 있거나 특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괜찮은 일이다. 내년까지 현재의 감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으면 좋겠고 렉사프로를 계속 먹을 듯하다. 부작용 아닌 부작용이 하나 있다. 슬픔을 거의 못 느낀다. 눈물이 가뭄이다.
학위논문을 쓰기 위해선 영어 성적이 필요하다. 토익, 토플, 텝스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영어성적대체강좌를 들었다. 6주간 매주 토요일마다 4시간씩 수업을 들었고 마지막 시험까지 쳤다. 사실상 토익이었고 생애 처음으로 토익이 어떤 형태인지 배웠다. 최종 평가도 토익시험과 동일한 형태였다. 그리고 성적표도 받았는데… 오, 이것이 나의 진짜 토익 점수라면! 실제 토익을 보면 그 점수의 반도 안 되겠지. 하하. ㅠㅠㅠ 암튼 영어 점수는 해결했다. 다행이다. 무척 걱정해서 많이 노력했는데 통과해서 다행이다.
다음주에 솔여심에서 주최하는 강좌의 한 강의를 맡았는데 홍보가 없다… 비공개인가… 무척 흥미로운 주제로 묶었던데… 트랜스젠더퀴어와 범죄를 엮을지, 정신병을 엮을지, 그냥 무난하게 할지 고민이다. 어떻게 하지…
뭔가 하나 더 쓰고 싶은데 뭘 쓰지… 그나저나 대충 봐도 이미 트윗 140자의 한도를 넘긴 잡담 뿐이다. 흐흐흐.

현실 자각 타임

뭔가 현타가 오는 순간이 있다. 그것이 무엇이건 있다. 내가 믿고 싶은 방식으로 믿고, 그것을 정당화하거나 잘못이어도 괜찮다고 계속 믿음을 유지하다 돌연 그것이 커다란 착각임을 깨닫는 순간.

뜬금없는 별자리 이야기인데, 쌍둥이자리는 1분 전까지 좋다고 말하고 생각하다가도 돌연, 특별한 이유도 없이 감정이 싸늘하게 식고 차가워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별자리에 대한 이런 식의 설명은 혈액형처럼 헛되지만 나는 돌연 감정이 변한다는 설명을 좋아하는데 내가 그렇기 때문이다. 그러니 별자리는 좋은 핑계가 된다. 내겐 이런 감정의 돌연한 변화가 현타일 수도 있겠다.
이제 어떻게 할까? 현타와 무관하게 이전처럼 행동할 것인가, 현타로 인해 변한 몸으로 싸늘하게 식을 것인가. 물론 이렇게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단순한 문제는 없다.
…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은 무슨 소리인지 전혀 모르겠지.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늦게까지 작업해야 할 일이 있어서 나의 게으름을 탓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