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엔 코세척인가..: 죽염을 희석한 물로 코 세척하기

지난 4월 말부터 5월까지 비염을 독하게 앓았다. 동거묘 털갈이 시기, 봄부터 가을까지 비염 앓는 시기가 겹치면서 눈을 뜰 수 없는 상태였다. 5월 초 즈음엔 비염 관련 글을 여러 편 쓰기도 했다. 그땐 온 종일 비염만 떠올렸다.

기존의 약으론 감당할 수 없는 상태여서 비염에 좋다는 유근피를 먹기도 했다. 유근피 사용 후기를 찾아보면, 유근피 이틀 마시고 코가 뻥! 뚫렸다는 글이 여럿 나온다. 두드러진 몇 명의 경험이 아니라 상당히 많은 사람이 비슷한 효과를 보고했다. 어떤 사람은 이제야 제대로 잠을 잘 수 있다는 후기를 적었다. 난 그 후기를 믿기로 했다. 처음 며칠, 효과가 없었다. 그 당시 비염이 매우 지독했기에 유근피가 그나마 그 정도로 잡아주는 것이라고 믿고 싶었다. 보름 정도 마셔도(복용해도?) 효과가 없었다. 내겐 유근피가 효과가 없다는 결론. (아… 돈 아까워.. ㅠㅠ)
유근피를 보름 정도 사용하며 효과가 없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을 때, 죽염을 희석한 소금물로 코를 세척하기 시작했다. 효능을 기대한 건 아니었다. 심리적 효과(플라시보 효과)라도 좋으니 어떤 효과가 있길 바랄 뿐이었다. 하지만 코를 세척하는 그 오묘한 느낌이 좋았고, 뭔가 씻어낸다는 느낌이 있어 코 세척을 지속했다.
처음엔 소금물 농도를 연하게 했다. 첫날 진하게 했다가 너무 괴로웠기에 코가 적응할 시간을 줘야 했달까. 코세척을 시작하고 보름 정도 지났을까, 비염이 조금씩 진정되었다. 지독한 비염이 진정된 건 소금물 세척 효과라고 단정할 수 없다. 작년에도 한 달 정도 비염을 심하게 앓다가 진정되었으니까. 소금물 세척 효과를 확인한 건, 얼추 일주일 전 비염이 터졌을 때다. 비염이 심하게 터질 때처럼 코 상태가 안 좋았다. 코 세척을 하고 약을 먹었지만 터질 때는 터지기 마련ㅠㅠ(비염이 터지려면 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다는 ;ㅅ; ) 그런데 평소와 상태가 좀 달랐다. 비염이 터지고 기침을 심하게 했지만 콧물이 나오는 정도가 상당히 약했다. 아울러 이전보다 빨리 진정되었다. 세척을 하기 전엔 12시간 이상을 지속했기에 잠이 들어야만 멈출 수 있었다. 그런데 그날은 대여섯 시간 정도 지나자 진정되었다. 오호랏. 이후 소금물 농도를 좀 더 진하게 해서 코세척을 하고 있다. 흐흐.
찾아보니 왕소금을 희석한 물로 코세척하고선 비염이 사라졌다는 경험담이 있더라. 아울러 축농증 수술이나 비염 수술을 받기 전에 의사가 코세척을 기본으로 권한다는 글도 있고… 맛소금을 희석한 물만 아니라면;;;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 아니, 맛소금도 효과가 있으려나..;;;
사람마다 제 몸에 적절한 처방이 있으니 누군가에게 권할 순 없지만 혹시나 싶어서…

구글 플러스( Google + ) 잡상

구글 플러스( Google +, Google Plus )에 가입했습니다. 총 세 분의 초대를 받았습니다. 달리나음, 모조나무, 아옹 님 모두 고마워요!
제 구글 플러스 주소는 http://gplus.to/runtoruin 입니다. 구글에서 제공하는 공식 주소는 아니고 서드파티가 제공하는 기능입니다( http://gplus.to ).
ㄱ. 프로필에서 이름을 한 가지 언어로만 작성할 수 있는 점은 불만입니다. 전 “루인/ruin”으로 이름을 한국어/영어를 병기하는 편인데 구글플러스 정책상 이를 금지하고 있더라고요. 이 부분을 풀었으면 좋겠네요. 암튼 이름을 어떻게 할까를 고민하다 영어로 ruin S.M.으로 정했습니다.
ㄴ. 페이스북을 사용한 적이 없어 페이스북과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트위터는 몇 달 사용했는데 트위터보단 쓰기 쉬운 느낌입니다. 트위터의 과도한 정보가 부담스러워 중단했는데 구글 플러스는 어떨까요…
ㄷ. 제가 페이스북을 쓰지 않은 이유는 로그인을 하지 않으면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댓글에서 자신은 자동로그인으로 페이스북을 사용하니 페이스북과 관련한 서비스 사용이 매우 편하다는 얘길 읽었습니다. 순간 제가 뭔가 잘못 고민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전 웹브라우저 혹은 인터넷(저의 습관으로는 인터넷과 웹브라우저 사용은 거의 동의어;; 흐)을 실행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지메일 로그인입니다. 이후로는 로그인 상태로 구글 서비스를 사용하죠. 이렇게 사용하면 구글 관련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편합니다. 심지어 검색결과도 개인화되어 나오고요(로그인하고 검색할 때와 로그아웃 상태에서 검색할 때 검색 결과가 다릅니다).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사람이나 구글 서비스를 사용하는 저나 마찬가지인거죠. 구글 서비스의 몇 가지는 로그인 없이도 사용할 수 있지만 많은 서비스는 로그인 기반.
ㄹ. 구글 플러스 안드로이드 앱을 설치했습니다. 안드로이드마켓에선 다운로드가 안 되고(한국 지역 제한) 별도로 다운로드해야 하네요. (http://bit.ly/iSonm6) 웹버전과 차이점은 허들을 사용할 수 있는가, 폰으로 찍은 사진을 자동으로 인식하는가 여부네요. 근데 저는 앱이 인식하는 사진을 웹에선 인식을 못 하는데 저만 그런 건가요? ;;; 별도의 설정이 필요한 걸까요? ;;; 암튼 전 모바일 웹 버전과 앱 둘 다 쓰고 있습니다.
참고로 지메일은 앱보다 모바일 웹버전을 더 선호합니다. 웹버전이 더 편하더라고요. 구글 플러스는 어떨까요?
ㅁ. 제가 구글 플러스를 활발하게 사용한다면 제 주변 사람도 구글 플러스를 많이 쓸 때겠죠. 그렇다면 결과는? 암울할 것만 같달까요? 흐흐.
IT 관련 RSS 리더로 구독하고 있는 분들은 구글 플러스에도 있더군요. 아직 모두는 아니지만 한 분 한 분 찾아서 팔로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분들은 RSS 리더로 구독하듯 그렇게 읽기만 하는 분들입니다.
퀴어활동으로 만나는 분은… 네, 거의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지메일을 사용하는 분이 몇 없거든요. 한국은 역시나 다음메일과 네이버메일이 절대 다수… ;;; 활발하게 얘기를 나눌 사람이 많지 않으니 구글 플러스 사용이 어떨는지요. 지메일을 사용하지 않는 이들에게 지메일이나 구글 플러스 사용을 강제할 수도 없고… 흐흐. ;;;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사용하지 않던 사람이 지금은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듯, 구글 플러스가 안착하길 바라야 할까요? 흐흐. ;;
ㅂ. 구글 플러스 창을 열어 두면, 새 글, 새 댓글이 자동으로 업데이트되어 ‘창 새로고침’을 할 필요가 없어 편합니다. 뭐, 이젠 새로울 것 없는 기능이겠지요.
ㅅ. 스파크 기능도 편하네요. 물론 RSS 리더로 구독할 수 있었지만 한 페이지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점은 편합니다. 하지만 검색 기능이 구글답지 않게 약해서 불만입니다. 영어로 transgender를 등록하면 자료가 꽤나 나오는데 한글로 트랜스젠더를 등록하면 자료가 나올 때도 있고 안 나올 때도 있습니다. 이런…
ㅇ. 혹시나 구글 플러스 초대장이 필요하면 메일 주소 남겨주세요. 물론 조만간에 초대장 없이 가입할 수 있다는 소문이 있지만요. 초대장을 보내도 구글에서 문을 열어줘야 가입을 할 수 있으니 모든 것은 타이밍이긴 합니다. 흐.

“1950년대 혼혈인에 대한 인식과 해외 입양”이란 논문

김아람의 “1950년대 혼혈인에 대한 인식과 해외 입양”( http://goo.gl/5aSQr )을 읽었습니다. 1950년대 한국정부가 “혼혈인” 아동을 대하는 방식을 논한 논문입니다. 저자의 논증에 따르면 한국정부가 혼혈인을 대한 태도 및 관련 정책은 단 한 가지입니다. 해외 입양. 다른 말로 추방. 6.25 전쟁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상황에서 정부는 국민을 구호하고자 합니다. 이승만 정권은 국민도 구호하기 힘든데 국민이라 할 수 없는 “혼혈”아동을 구호할 여력이 없며, “혼혈인”의 해외 입양을 적극 추진합니다. 당시 “혼혈인” 실태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는데 그 이유는 “혼혈인”의 복지정책을 마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확한 인구를 파악하여 해외입양을 보내기 위해서였습니다. 1956년엔 입양 수가 급증했는데, 해외입양의 법적 근거인 ‘난민구호법’이 1956년 12월 31일 만료될 예정이었기 때문입니다. 전세기를 마련하여 97명을 한 번에 미국으로 입양 보낸 건 꽤나 유명한 사건이죠.
이 논문을 통해 유추할 수 있는 몇 가지.
지금은 다문화가정이라 부르면서 관련 정책을 시행하겠다며(혹은 시행하고 있다며) 광고, 홍보는 많이 하는데요. 소위 말하는 다문화 이슈는 1990년대 이후 혹은 2000년대 들어 발생한 이슈가 아니란 점입니다. “다문화” 이슈는 1950년대부터 정부의 주요 관리 대상입니다. 이를 어떻게 접근(혹은 관리)하느냐가 관건일 뿐이고요. 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부계중심의 태도가 변한 것 같진 않습니다. (제가 다문화 이슈에 문외한이라 이 논문을 읽고서야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근대국민국가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순수 혈통’에 엄청 강박적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인처럼 생겼다는 것, 한국인의 피부색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혼혈인”에 대한 유일한 정책이 해외입양이거나 존재 자체의 은폐였다는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뻔합니다. 부계가 소위 말하는 한국인이어야 하고, 한국인처럼 생겨야 하며, 소위 한국인이라 불리는 집단은 ‘순수’해야 한다는 거죠.
혈통에 바탕을 든 추방은 한국인 범주에서 혈통이 상당히 취약한 상태란 뜻이기도 합니다. 한국인 혈통이란 개념이 자연스럽고 문제될 것 없는 상태라면 문제 삼을 이유가 없으니까요. 부계혈통이 그 자체로 자연질서라면 애당초 논쟁의 대상일 수가 없습니다. 부계혈통을 자연질서로, 사회적 규범으로 만들려고 애쓰다보니 논쟁거리가 되고 추방과 같은 폭력이 발생하는 거죠. 다른 말로 그 시절 혈통은 매우 논쟁적 이슈였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어쩌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경쟁하는 상황에서, 국가의 정통성 논쟁이 혈통 논쟁으로 와전된 것인지도 모릅니다. 저자의 분석처럼 한국전쟁 이후의 피폐한 상황이 야기한 불안과 분노를 “혼혈인” 아동과 그 어머니(그 ‘여성’은 일괄 “양공주”로 불렸고요)에게 투사한 거죠. 이런 투사는 한국인이란 혈통의 ‘위기'(하지만 한국사에서 “한국인”이란 혈통이 위기를 겪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아버지의 부재가 빚은 부계중심 가족단위의 ‘붕괴'(하지만 한국사에서 아버지는 언제나 부재했다는…)를 은폐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결국 한국인 정체성을 발명하기 위해 ‘여성’의 출산을 도구로 삼는 동시에 처벌 대상으로 삼은 것이 그 시대 “혼혈인” 정책입니다. 그러니 “혼혈인” 정책은 인종정책인 동시에 출산관리정책이며 여성혐오정책입니다.

심심하면 한 번 읽어보세요. 저처럼 역사분석에 관심이 많다면 여러 모로 흥미로운 논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