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배웅, 헤어드라이어, 발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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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아침, 알바하러 갈  리카가 화장실에 갔다. 그 시간 리카나 바람이 화장실에 가는 일이 드물어 조금 신기했다. 신발을 신고 문을 여는데, 리카가 후다닥 달려왔다. 평소보다 빨리 볼일을 보고 달려왔다. 난 그런 리카를 문 앞에서 한참 바라보며 인사했다. 평소 리카는 내가 외출할 때마다 날 배웅한다. 하지만 그날은 리카가 화장실에 있었기에 그 상태로 인사할 줄 알았다. 얼른 볼일을 보고 후다닥 달려올 줄 몰랐다. 괜히 기분이 좋았다.
요즘은 바람도 나를 배웅한다. 최근 들어 생긴 버릇이다. 내가 외출하면 바람도 문 앞까지 와선 내가 나가는 모습을 바라본다. 가끔, 리카가 날 배웅하지 않으면 바람은 리카와 나를 번갈아 바라보며 불안한 표정을 짓는다. 리카가 배웅하러 나오면 그제야 바람은 안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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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머리카락을 말릴 때면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한다. 신기하게도 리카는 내게 온 초기부터 헤어드라이어 소리에 놀라지 않았다. 내가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하고 있으면 발치에 앉아 나를 빤히 바라볼 때가 많다. 머리를 다 말리면 난 헤어드라이어로 리카의 털을 고른다(?). 첨엔 리카가 도망갈 줄 알았다. 헤어드라이어 소리가 크기도 하거니와 그 바람을 좋아할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 리카는 헤어드라이어를 피해 도망치기보다는 가만히 있을 때가 많다. 때론 배를 드러내며 발라당 누워선 장난을 걸 때도 있다. 따뜻해서 좋은 것일까?
바람은 헤어드라이어 소리만 들리면 구석진 곳에 숨는다. 집고양이인데, 큰 소리를 무서워한다. 헤어드라이어의 따뜻한 바람도 싫어서 후다닥 도망간다.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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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겁이 많아 곧잘 도망가고 구석에 숨지만, 놀자고 “야옹, 야옹” 울기도 한다. 거의 매일 운다. 울다가 안 되면 발라당 뒤집어져선 배를 드러내곤 나를 바라본다. ‘이렇게 해도 나와 안 놀거야?’란 표정이다. 난 그 배를 마구마구 쓰다듬는다. 고양이의 따뜻한 배가 좋다.

비염, 유근피

이틀 동안 알러지성 비염을 독하게 앓았다. 눈물 줄줄, 콧물 줄줄. 심할 땐 눈을 뜰 수도 없는 상태였다. 일 년에 한두 번, 봄이면 이렇게 비염을 독하게 앓는다. 평소라면 하루 앓다가 만다. 아침에 터지면 저녁 늦게 진정이 된다. 하지만 독하게 앓을 때면 이틀 내내 비염에 시달릴 뿐만 아니라 그 여파가 며칠 간다. 그래서 지금도 몸 상태가 별로 안 좋다. 콧물 줄줄에 재채기도 심해서, 뒷골이 당기고 두통에 시달린다. 이대로 훅, 가겠다는 느낌이 들 정도. ;;
정신이 좀 들자, 유근피 액기스를 주문했다. ;;; 유근피가 비염에 좋다고 하니, 일단 시도하기로 했다. 유근피로 살까 하다가 마침 액기스도 팔기에 액기스로 주문했다(직접 달여 먹기엔 좀 귀찮아서;; ). 내겐 후덜덜한 가격이지만 어쩔 수 없다. 더 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달까(비염에 시달리는 사람은 무슨 말인지 알 듯). 위(胃)에도 좋다고 하니, 위가 약한 나로선 딱 좋다. 부디, 비염에 효과가 있기를. 효과가 있다면 유근피를 사서 직접 달여먹을 계획도 세우고 있다. 밥하는 시간이 아깝다고 밥도 안 해먹는 내가, 유근피를 직접 달여 먹겠다니. 이것은 인간개조 프로젝트인가… 크크.
아무려나 지금은 헤롱헤롱

잡담: 크롬 브라우저11,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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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글의 제목은 크롬 브라우저의 “스피치-투-텍스트” 기능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오오..
크롬 브라우저에 구글 음성 검색 기능(스마트폰에 있다는 그 기능)이 추가되었다. 즉, 검색창에 마이크 아이콘이 생성되고, 그 기능을 통해 음성으로 텍스트를 입력할 수 있다. 구글 검색만이 아니라, 아이디 입력창, 다음이나 다른 포털의 검색창, 그리고 제목 입력창도 음성으로 입력할 수 있다. 오오…
그리고 이 기능을 통해 나의 발음이 얼마나 엉망인지도 확인할 수 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내 발음이 엉망이 아니라 음성 인식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우기고 싶지만, 나의 발음이 안 좋은 건 사실이다.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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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내공도 없는데 인간이 게으르니 바닥 치는 것도 금방이다.
올해는 이제 더 이상 원고청탁을 받지 말까? 해야 하는 원고만 정리하는 것을 마무리할까? 이렇게 말하지만 청탁하면 수락부터 할 1인.. -_-;; 그럼에도 진작부터 드러나기 시작한 바닥이, 이젠 대충 얼버무리며 수습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