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미래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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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료가 들어왔드아아아!!! 크크크.
잠깐 전자책단말기(이북리더)를 살까 고민했다. 결국 사지 않기로 했다. 현재로선 내가 찾는 사양이 없고 너무 비싸서. 대신 그동안 벼르던 넷북을 사기로 했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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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단말기를 살까 고민하며 이것저것 찾아 읽다가 깨달았다. 결국 책도 웹에 저장해서 읽는 시대가 오겠구나. 종이 형태의 책은 갈 수록 줄어들겠구나… 책이란 어떤 형태를 소장하지 않고, 오직 내용만 읽는 시대가 오겠구나…
아카이브 일을 하고 있어 떠오른 상상. 예전엔 어떤 사람이 죽으면 유지에 따라 그가 모은 모든 자료와 책을 학교나 도서관, 아카이브에 기증했다. 그럼 공간을 마련해서 그 자료를 정리하고, 때때로 전시회를 열곤 했다. 누구라도 그 공간에 가서 그의 손때가 묻은 책을 구경할 수 있다. 이것이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사후기증과 기념 전시회 형태다. 그런데 모든 자료를 전자책 형태로 구매하고, 온라인상에 서재를 꾸리기 시작한다면 사후에 그 자료는 어떻게 관리되는 걸까?
예를 들어, 내가 아마존에 계정을 만들고 전자책을 상당히 구매하여 방대한 온라인서재를 구축했다고 치자. 오프라인이라면 나의 사후, 내가 모은 책을 퀴어락에 기증할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이라면? 내가 구매한 책을 퀴어락에 기증할 수 있을까? 기증한다면 퀴어락에 방문하는 사람이 그 책을 열람할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내가 상상할 수 없는 미래다. 사실 아직은 모든 자료를 전자책단말기로 읽는다는 것 자체가 나로선 상상하기 어렵다. 난 여전히 종이에 인쇄한 자료가 편하다. 하지만 10년만 지나면 완전 다른 몸으로 바뀌어 있겠지. 거의 모든 자료를 전자책단말기로 읽겠지. 10년 전 인터넷을 처음 사용할 때, 인터넷이 없다고 불편하지 않았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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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종이에 인쇄해서 읽는 것이 편하고, 내가 수집한 자료는 내가 계속해서 보관하려는 욕심이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산 책을 버린 적이 없다. 바로 이런 욕심때문에 전자책단말기 구매를 진지하게 고민한다. 너무 쌓아놓고 사는 거 같아서. 책 둘 곳이 없어 이사해야 하는 상황을 면하고 싶어서.
예전에 적었듯( https://www.runtoruin.com/1765 ), 밑줄긋고 메모하고, 이것을 여러 단말기에서도 확인할 수만 있다면 전자책단말기로 확실히 넘어갈 거 같다.

쉬는 날

어제까지 이것저것 마무리하고 오늘은 쉬는 날. 아침부터 빈둥거리고 있다. 오늘은 아무 것도 안 하고 쉴 예정. 통증에 관한 책을 읽으며, 라디오를 느긋하게 들으며 아침을 시작하고 있다. 으히히. 이런 휴식도 내일까지. 물론 내일 오후엔 세미나가 있지만 아무래도 좋다. 월요일부턴 또 바쁘게 움직이겠지만 항상 바쁜 것은 아니고 이렇게 잠시 잠깐 시간이 나니 좋다.

잡담: 구금시설 결과보고서, 인생, 인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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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진행한 구금시설 인문강좌 프로젝트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하며 좀 괴롭다. 올해도 이 사업을 진행했다면 아마 즐거운 몸이겠지? 하지만 연속사업으로 지원했음에도, 섹슈얼리티가 왜 인문학인지 모르겠으며 인문학 확산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올해는 떨어졌다. 할 말은 많지만 그냥 생략하자. 인문학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섹슈얼리티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는 상당히 논쟁적인 이슈니까. 사람마다 달리 해석하니, 누가 옳고 그른 문제는 아닌 듯하다.
다만 무척 아쉽다. 학생들의 반응이 고무적일 정도로 좋았기에 더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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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 인생이 느긋하고 여유롭길 바랐다. 그냥 프리터로 최소한의 생계비만 벌며 살길 바랐다. 물론 2006년 이전까진 대충 그랬다. 좋아하는 책을 읽고, 읽고 싶은 책을 읽고, 빈둥거리기도 하고, 알바도 하면서 대충 그렇게 살았다. 하지만 2006년 이후 인생이 변했다. 다 활동판에 얼쩡거리면서 생긴 일이다. 아아.. 그때 그 모임에만 안 나갔어도.. 흑흑. 하지만 그 모임이 아니었어도 어떻게든 지금처럼 살고 있겠지?
아무려나 1월 말, 사업공모 프로포절을 작성해서 제출했고,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이것이 끝나면 연구논문을 공저로 하나 써야 하고, 2월 중으로 새로운 프로포절을 하나 써야 한다. 2월에 있을 강의 준비를 해야 한다. 2월 말에서 3월 초에 또 다른 뭔가를 준비해야 하고(이것은 보조라 부담이 덜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ㅠ), 제출한 프로포절의 결과에 따라 또 다른 프로포절을 준비해야 한다. 퀴어락 일도 해야 한다. 여기에 생계형 알바도 해야 한다. ㅠㅠ
내 인생, 어디로 가나요? 크크크.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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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절을 쓸 때마다 불만스러운 점은 도대체 왜 인건비를 책정하지 않는 것이냐!! 모든 사업은 사람이 직접 움직여야 하고, 그래서 전담 활동가가 꼭 필요하다. 그런데도 인건비를 책정하지 않는 것은 도대체 어쩌자는 것인지… -_-;; 생계는 알아서 알바로 해결하고 일은 열심히 하라는 건가? 뭔가 이상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