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비번, 트위터, 자료창고이동, ymail, 인쇄, 재배포

01
거의 7~8년을 사용한 비밀번호를 일괄 변경했다. 인터넷을 처음 사용하던 때부터 사용했던 비번이다. 물론 그때와 정확하게 동일한 건 아니고, 어떤 단어를 다양한 방식으로 변용해서 사용했다. 그래도 기본 골격은 유지했다. 내게 상당히 중요한 단어라 버리기 쉽지 않았달까. 나를 설명하는 핵심이자 역사였다. 하지만 너무 오래 사용했다. 그래서 새로운 비번을 정했는데, 그게 쉽지 않았다. 그 단어만한 게 없어서. 암튼 바꾸겠다고 다짐한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를 선택했다. 나름 신선하다고 믿었는데, 곰곰 고민하니 좋아하는 시에 나오는 단어였다. 켁.

02
어느날 갑자기 트위터 중단을 결정했지만 쉬운 건 아니었다. 일단 좋은 정보가 많았고, 트위터를 통해 좀 더 자주 소통할 수 있는 이들이 생겨 좋았다. 이 부분을 중단하는 게 아쉬웠다. 블로그 본문과 댓글로만 소통하다 트위터를 이용해 조금은 더 자주 만나는 거, 꽤나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중단을 결정한 이후 한 번도 안 들어가고 있다. 시간이 좀 지나면 즐겨찾기로 몇 사람은 그냥 구경만 할까도 고민하고 있지만. 흐.

03
정말 계륵인데.. 개인일기부터 3500개 이상의 페미니즘 및 퀴어 자료 등 총 4500여 개의 자료를 모아둔 웹창고가 있다. 그곳 자료를 다른 곳으로 일괄 옮겨야 하는데 그게 만만찮은 작업이다. 최소한 일주일 내내 매달려야 하는데 이 일에만 매달릴 일주일이란 시간이 없다. ㅠ_ㅠ

물론 자료를 분산 보관하면 좋긴 하지만, 썩 좋아하는 사이트가 아니라 문제랄까. 아울러 같은 자료를 두 곳에 보관하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자료를 두 곳 이상에 보관하고 있달까.. 그곳을 없애면 두 개의 다른 메일계정에 보관할까 하는데.. 흠.. 언제하지..

이 자료를 모두 백업하면, 그 중 퀴어 관련 자료는 모두 퀴어락에도 넘길 예정이라 빠를 수록 좋긴하다. *방시잇*

04
얼추 2년 전, 야후에서 ymail.com이란 메일 주소를 새로 공개했다. 용량 무제한이라고 해서 일단 가입했는데, 어쩐 일인지 @ymail.com이 아니라 @yahoo.com으로 생성되어 그냥 버렸다. 며칠 전, 지메일gmail.com에 너무 종속되는 듯하여 다시 ymail.com을 찾았다. 알고 보니 가입할 때 내가 잘못한 것. 암튼 계정 몇 개 확보했다. 자료창고로 유용할 듯. 근데 지메일에 익숙해서일까? 야후메일은 너무 복잡하고 어수선한 느낌이다.

해당 메일계정으로 연락을 주고 받지는 않을 거라, 장난친다고 이메일 보내지 마시길. 🙂

05
종이만 가져가면 인쇄를 무료로 할 수 있는 곳에 가서, 자료를 잔뜩 인쇄했다. 미리 찾아둔 자료만 인쇄한 게 아니라 그 자리에서 검색하며 인쇄를 동시에 했는데… 세상엔 정말이지 재밌는 주제의 글이 너무 많다.

자료를 찾다 보면 “이 글은 미완성원고라 재배포 및 인용을 금지합니다.”란 문구가 들어간 논문을 찾을 때가 있다. 이런 종류의 논문은 대체로 학술대회 같은 곳에 발표한 원고. 외국의 경우 학술대회 발표문을 PDF로 공개하는 곳이 많아, 재배포 및 인용 금지란 문구가 들어간 자료를 찾는 건 어렵지 않다. 하지만 웹시대에 재배포의 경계는 참 모호하다. 학술대회를 주최한 단체는 그들의 정책에 따라 해당 파일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그리고 구글은 이를 수집해서 검색에 노출했다. 링크를 따라 홈페이지에 들어가 해당 파일을 다운로드 했다. 이럴 때 구글의 검색결과는 재배포일까? 웹을 상정하지 않는 세상에서, 이런 건 재배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웹시대, 모든 것을 검색하려는 시대에 재배포의 개념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웹 브라우저에서 벗어나지 않기, 동일한 환경에서 컴퓨터 사용하기

일전에, 언젠가 나올 구글의 크롬OS 소개 영상을 보며, 어떤 컴퓨터에서 접속해도 동일한 사용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나의 데스크탑에서 접속해도, 노트북에서 접속해도, 다른 어느 컴퓨터에서 접속해도(크롬OS가 깔려 있다면) 내가 설정한 환경으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으니 얼마나 편하겠는가. 익숙한 예로 이메일과 같다. 지메일이건 한메일이건 무슨 메일이건, 로그인만 하면 내가 설정한 화면이 나온다. 내가 어느 컴퓨터를 사용해도 설정한 화면이 나오고, 어느 웹브라우저를 사용해도 얼추 비슷한 모습이다. 그래서 그냥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메일처럼, 컴퓨터를 통한 다른 작업도 기기에 상관없이 동일한 환경으로 작업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알바를 하는 일터에선 인터넷익스플로러(IE)를 사용해야 한다. 공인인증서로 로그인을 해야 관리자모드에 접근할 수 있어서다. 나는 단지 알바이자 업무보조일 뿐이라 담당자의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만, 어쨌거나 공인인증서를 위해 ActiveX를 설치해야 한다. 그래서 첨엔 IE를 사용했고, 불편해서 IE를 기반으로 하는 더월드 웹브라우저를 사용했다. 더월드 웹브라우저가 IE보다 훨씬 사용하기 편하고, 유용한 기능을 내장하고 있어서. 공인인증서가 필요한 작업은 더월드로 하고, 그 외 작업은 오페라 웹브라우저를 선택했다. 오페라는 가볍고 빨라, 윈도우OS에서 가장 선호하는 웹브라우저다. 두 개의 웹브라우저를 켜 놓고 사용했지만 문제가 생겼다. 두 개의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건 불편하지 않았다. 이런 건 익숙하니까. 오페라와 구글독스의 충돌이 문제였다. 이상하게도 오페라 웹브라우저에서 구글독스를 열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잘 작동하다가도 갑자기 멈추거나 글자 입력이 안 되는 식. 윈도우XP만이 아니라 우분투/리눅스나 페도라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발생했다. 오페라가 구글의 크롬 웹브라우저와 속도 경쟁을 하고 있어서, 구글이 일부러 이러나 싶을 정도였다. 다른 하나는 구글웨이브가 오페라 웹브라우저를 지원하지 않는 점. 물론 IE도 지원 안 하지만.. 흐.
(재밌게도 구글의 크롬 웹브라우저로 구글웨이브를 사용하려면 한글 입력이 제대로 안 된다고.. 크크.)

이런 이유로 돌고돌아 파이어폭스를 설치했다. 파폭이 가벼운 웹브라우저는 아니라 좀 망설였지만 우분투나 페도라를 사용하며 워낙 몸에 익은 웹브라우저라 어려운 결정은 아니었다. 파폭을 설치하며 IE탭도 설치하여(http://j.mp/9TbvFV), 웹브라우저를 하나만 사용하기 시작했다. 결국 더월드 웹브라우저와 오페라 웹브라우저는 더 이상 사용하는 일이 없달까…;;

하나의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면서 이젠 문서작업을 위해 다른 창으로 넘어가는 것이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늘 탭열기를 기본 설정으로 사용하기에 웹브라우저 창을 이유로 다른 창으로 이동하는 일은 드물다. 그럼에도 웹브라우저와 문서도구, 폴더 창 등을 이동하는 일은, Alt+Tab을 이용한다고 해도, 꽤나 귀찮았다. 방도는 하나. 아래아한글 문서를 제외한 모든 문서를 모두 구글독스로 옮기는 것. 반드시 아래아한글일 필요가 없는 것도 모두 구글독스로 옮기는 것. 이제 어지간한 문서작업은 구글독스에서 해결하고, 아래아한글을 사용해야만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창을 벗어날 일이 별로 없었다.

문제는 여전히 있었다. 구글독스의 경우, 다른 웹에서 펌을 하면 그 웹의 설정을 그대로 가져온다. 글자에 색깔이 들어가 있거나 크기를 상당히 크게 했다면 그 설정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 물론 퍼와서 기본설정으로 변경해도 되지만 이게 꽤나 귀찮은 일. 그래서 텍스트만 가져오고 싶을 땐 별 수 없이 메모장을 열었다. 윈도우XP에서 메모장보다 좋은 문서도구가 없다고 여길 정도로 메모장을 좋아하기도 하고. (물론 리눅스엔 윈도우에서의 메모장이 없다. 대신 ‘지에디트 텍스트 편집기’라는, 메모장처럼 가벼우면서도 훨씬 뛰어난 기능을 보유한 텍스트 편집기가 있다. 흐흐.) 필요할 때에 한정해서 메모장으로 창 이동을 했지만, 이 역시 귀찮은 일. 웹브라우저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내가 사용하는 웹브라우저가 파폭이란 걸 깨달았다.. 응? ;;;

파폭에 부가기능(애드온) 설치를 많이 하는 걸 꺼리는 편이지만, 메모장과 유사한 기능을 찾기 시작했다. 역시나 있다. 그래서 선택한 부가기능은 퀵노트(http://j.mp/bY7vsc). 새창으로 띄워서 사용할 수도 있고 사이드바로 열 수도 있다. 당연히 사이드바로 열어 사용한다. 지에디트처럼 유용한 기능이 많진 않아도 메모 기능을 여러 개의 탭으로 열 수 있어 좋다. (현재로선 꼭 필요한 부가기능 6~7를 설치해서 사용한다: Adblock Plus, DownloadHelper, FireGesture, QuickNote, Screengrab, Shorten URL, 가끔 FireFTP / 일터에서 사용하는 컴에선 IE탭 추가.)

이렇게 파폭의 부가기능을 설정하고 나니, 이미지를 편집할 때를 제외하면 웹브라우저 밖으로 나갈 일이 없다. 이미지편집기는 김프가 익숙해서 계속 사용하고 있다. (김프GIMP는 리눅스계의 포토샵이라고 설명하면 이해하기 쉬울 이미지편집기. http://j.mp/9LEB9L 윈도우에서도 무료로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 수 있다. 포토샵보단 가벼운 듯하며, 포토샵에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던 기능을 김프에선 금방 찾아 사용했을 정도로 내겐 쉽고 편한 이미지편집기다. 포토샵을 불법으로 다운로드해서 사용하기 망설이는 분이 사용해도 나쁘지 않을 듯. 흐.) 하지만 김프로 새 창을 여는 것도 귀찮을 땐 결국 관련 부가기능을 설치할까? 어쩌면 그럴 지도 모른다.

이렇게 세 개의 컴퓨터에서 동일한 부가기능을 설치해서 비슷한 사용환경을 만들자 웹브라우저 밖으로 나갈 일이 거의 없다. 리눅스에서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문서도구는 오픈오피스인데, 오픈오피스로 작업한 파일은 지메일과 구글독스에서 지원하니, 웹브라우저에서 파일을 열어 확인할 수 있다. 자주 사용하는 PDF도 원한다면 웹브라우저에서 열람할 수 있다. 그럼 문서작업과 웹서핑 정도가 컴퓨터 사용의 전부인 나같은 사용자가 DVD 감상 같은 걸 제외하면, 웹브라우저 밖에서 작업할 일이 뭐가 있을까?

다른 한편, 세 개의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웹브라우저의 설정이 거의 비슷하면서 또 다른 불편이 발생했다. 가끔 문서를 출력하기 위해, 종이만 들고가면 공짜로 인쇄를 할 수 있는 곳에 간다. 그곳엔 윈도우XP와 IE가 깔려 있다. 그럼 IE를 열고 파폭을 다운로드해서 설치한 후, 파폭을 열고 작업을 시작한다. 파폭을 열어 해킹당하거나 비번이 노출되어도 문제가 없는 메일계정에 로그인해서, 그 계정으로 보낸 파일들을 열어 출력을 하는데. 이럴 때마다 부가기능 설치 문제로 고민한다. 워낙 손에 익은 기능들은, 그 기능이 없으면 답답하기 때문이다. 무심결에 그 기능을 사용하려다 설치하지 않았다는 걸 깨닫곤 아쉬워한달까. 그렇다고 인쇄만 하고 떠날 컴퓨터인데 굳이 부가기능을 설치할 건 뭐람, 싶기도 하다. 설치하는 것 자체가 시간낭비랄까. (이래서 파폭에 부가기능을 설치하면 웹브라우저를 닫았다가 다시 열어야 하는 건 참 불편하다.)

다시.. 구글의 크롬OS와 같은 환경을 상상한다. OS에 로그인만 어디서나 동일한 컴퓨터 환경으로 작업할 수 있다는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상상한다. 로그인만 하면 나의 노트북을 사용할 때나, 데스크톱에서 사용할 때나, 다른 어떤 컴퓨터에서 사용할 때나 설정이 동일하다면 얼마나 편할까? 물론 내가 관리하는 컴퓨터 말고, 다른 컴퓨터를 믿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생기긴 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가장 큰 이슈가 보안이기도 하고. 만약 보안을 믿을 수 있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면(그래도 10년 전에 출시한 윈도우XP보단 안전하겠지?), 크롬OS와 같은 OS는 매우 매력적이리라.

사용자환경만의 문제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꿈꾸는 건 아니다. 하드드라이버에 저장한 파일 때문에 발생하는 불편함도 있다. 노트북에서 작업한 파일을 노트북 하드웨어에 저장할 경우, 데스크톱에선 사용할 수가 없다. 데스크톱 하드드라이버에 저장한 파일 역시 마찬가지. 최소한 세 개의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그 중 믿을 수 있는 컴퓨터를 두 개 이상 사용하면서, 하드드라이버에 파일을 저장하는 것이 불편하다. 이 모든 것을 웹에 저장한다면 어떤 컴퓨터를 사용해도 불편하지 않을 텐데… 그러다 보니 요즘은 하드드라이버어에 파일을 저장하고 관리하는 일이 줄었다. 그냥 모든 파일을 파일 저장용 이메일 계정에 저장하고 있다. 이러고 나니, 내가 신뢰할 수 있는 컴퓨터라면 어디서건 필요한 파일을 찾을 수 있고 사용할 수 있어 편하다. USB나 하드드라이버에 저장했다가 파일을 날려버린 일이 몇 번 겪다보니, 이런 경향은 더 심하달까. 비록 거대기업의 서버에 파일을 저장하는 것이 내키는 일은 아니라해도 당분간은 안전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함. (최소한 1~2년 내에 또 다른 업체의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는 것이 안전할 듯.)

구굴독스를 사용하기 시작한 이유도 얼추 이와같다(반드시 구글독스일 필요는 없다, 그냥 온라인문서도구면 충분하다). 아래아한글이나 MS오피스와 같이 현란하고 강력한 문서편집 기능은 없지만 꼭 필요한 기능은 다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문서를 실시간으로 저장하고(필요하다면 실시간으로 협업할 수 있으며) 어느 컴퓨터를 사용하건 동일한 환경을 사용할 수 있어 편하다. 오프라인으로 문서작업을 하다 날려 먹은 일이 워낙 많아, 실시간으로 저장하는 기능은 정말 매력적이다.

아아… 그러고 보면, 컴퓨터 사용 기술의 발전은 나 같은 귀차니스트를 위한 것이려나? 으하하. 암튼 나는 언제나 웹에 존재하는 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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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종이책, 문서, 인쇄물, 뺏지나 깃발과 같은 박물류 뿐만 아니라 과거 자신이 가입한 퀴어 관련 사이트를 캡쳐한 화면, 관련 홈페이지의 DB들, 퀴어 관련 기사 캡쳐한 것 등등 다 받습니다. 방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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