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분투 10.04 설치 실패기

오랜 만에 글 쓰면서 이런 글 쓰면 싫을 듯… 크크크.

얼추 열흘 정도 알바했던 곳의 이사로 바빴다. 그 전엔 이사 준비로 삼 주 정도 바빴고. 그리고 이제 알바도 끝나 백수 아닌 백수. 흐흐. ㅠ_ㅠ 아무려나 그 동안 깨어있는 시간엔 애들을 돌보고 알바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암튼…

어제는 오랜 만에 늘어지게 쉬면서 우분투/리눅스 10.04를 설치하겠노,라고 작정. 사실, 아침까지만 해도 귀찮아서 다음에 할까 했는데, 12시 즈음 갑자기 필을 받아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설치를 시작했다. 설치가 끝난 시간은 저녁 6시 즈음? 그리고 실제 설치한 건 작년 10월에 나온 우분투/리눅스 9.10.. 으응?

우선 우분투/리눅스 10.04의 사양을 대충 설명하면
CPU는 Intel(R) Pentium(R) Dual  CPU  T2370  @ 1.73GHz
메모리는 748 MiB / 255 MiB(후자는 Swap)
그래픽카드는 ATi … (..)

데스크톱에는 리눅스를 보통의 방식으로 설치하지만 노트북은 이런저런 이유로 Wubi를 설치하고 있다. 그렇다고 윈도우를 사용하는 일이 있느냐면 그렇지도 않지만… 흐흐.

암튼 Wubi로 10.04 설치를 시도했다. 뭐, 우비로 설치하는 건 간단한 프로그램 설치하는 것과 같으니 쉽게 넘어갔다. 1차 설정이 끝나고 재시작을 하면 멀티부팅을 통해 우분투를 선택하면 된다. 그런데… 우분투 화면 선택 후, 다음 화면을 기다렸는데, 그저 까만 화면… -_-;; 우분투 시작을 알리는 화면이 뜨지 않고 그냥 까만 화면만 떴다. 으응? 기다리면 어떻게 될까 싶어 기다리다 강제로 전원을 끄고 다시 시작. 하지만 여전히 같은 상황 발생.

잠시 고민하다가 9.10을 설치해서 업그레이드하기로 결정했다. 다시 9.10 설치. 여기서 쉬울 줄 알았다. 그런데…

멀티부팅에서 우분투 선택하고 들어가면 우분투 시작화면까지 넘어가고 그 상황에서 우분투를 제대로 시작하는데… 우분투Live CD를 돌린 것만 같은 화면이 뜨더라는… 아놔. 그래서 다시 시작. 그제야 제대로 설치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선 업데이트는 생략하고 바로 10.04로 바로 업그레이드 시도. 일단 이런 저런 화면을 통해 진행이 잘 되었다. 우후훗.. 안심하고 있는데…

memtest86+ 준비중 20분 남음

이라는 상태에서 정체… 10분이 지났는데도 20분 남음이란 화면… -_-;; 터미널 화면을 여니

Found linux image: /boot/vmlinuz-2.6.32.22-generic

란 열만 수십 줄 나열;;

좀 더 기다렸다가 그냥 재시작을 시도했다. 하지만 우분투 10.04로 업그레이드 하는 과정에 재시작이자 멀티부팅 선택 후엔 더 이상 진행 안 됨. 별수 있나? 그냥 다시 설치하기로 결정… 아놔. 다시 9.10을 설치하고 이번엔 혹시나 싶어 9.10을 위한 업데이트를 모두 진행. 그러고 나서 10.04로 업데이트를 시도했다. 다시 잘 진행된다. 오오, 업데이트를 안 해서 뭔가 충돌이 생긴걸까,라는 막연한 추측을 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이번엔

memtest86+ 준비중 35분 남음

이란 상태에서 정체… 20분을 기다렸으나 터미널 화면도 같은 상태에서 정체. 결국 재시작을 선택했으나 될리가 있나. 결국 기대가 컸던 10.04를 포기하고 9.10을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하니, 시작할 땐 해가 중천이었는데 끝날 땐 해가 기울고 있더라는… 흐흐.

업데이트 정체 상태일 때 잠깐 검색을 했는데 나와 동일한 문제가 있는 이는 거의 없는 듯. 물론 한국어 웹만 검색해서 확실한 건 아니지만.. 어쩌면 9.10을 우비로 설치할 때 ext4 문제로

GNU GRUB version 1.97~beta4
[Minimal BASH-like line editing is supported … 어쩌고 저쩌고]

sh:grub>

란 문제가 발생했는데, 이번 업그레이드도 우비로 설치해서 발생한 문제일까? 그럼 우비 10.04로 설치할 때 화면이 까맣게 나오며 진행이 안 된 문제는? 놋북 자체의 문제일까? ;;

암튼 한 달 뒤에 다시 10.04를 시도하기로 결정하고 지금은 9.10에 머물기로 했다. 뭐, 그래도 이전까지 9.04를 사용했으니 뭔가 업그레이드를 한 거긴 하다… 크크크. ㅠ_ㅠ

상상력과 인문학

요즘 제가 이런저런 일로 바빠 안타깝게도 책 읽을 시간이 거의 없어 지하철 타는 9분 정도 읽는 안타까운 일이. ㅠ_ㅠ
이렇게 쓰면 마치 평소엔 책, 아니 글자라도 읽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켜 문제가 있지만요… 아하하. ㅠㅠ
꼭 평소 공부를 안 하면서 바쁠 때면 바빠서 공부를 못 하겠다고 핑계를 대고 있는 1人이랄까요.. 음하하.;;;
암튼 바빠서 대충 때우는 포스팅이 맞아요… 으하하…;;;

암튼 읽고 있는 김영민의 책에 재밌는 구절이 많더군요.

<상상력은 도약 이다>란 장에선

어쩌면 이 ‘어처구니없이 뛰는 것’이야말로 가장 인간적인 모습일지도 모른다: “기존의 지식을 넘어서 상상을 펼치는 것이야말로 신나고 흥분할 만한 일이고 … 지성의 활동을 보이는 가장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여덟 길동이 팔도에 다니며 호풍환우하는 술법을 행하니 … 팔도가 요란한지라 … “라는 구절을 대하는 우리는 이 사태의 반상식에 그리 괴로워하지 않을 뿐 아니라 기묘한 공명의 희열에 들뜨기까지 한다. 우리는 본래 도약을 위해 준비된 존재들이었는지도 모른다.

각설하고, 옷이 자연이 아님은 옷을 입는 행위 속에 자명해진다: 옷이 몸을 입는 것이 아니다.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상식은 ‘바람이 제 갈 데로 불 듯이’ 홀로 자존하지 못하고 숙주를 필요로 한다.

<상상력은 떼어진 것을 붙이는 기운(氣運)이다>란 장에선

떼어진 것들에서 붙어 있는 것들로 도약하는 것 – 상상력의 진수는 이러한 능동성 속에 있다.

모든 인간의 경험은 상상력을 통해서 인간적으로 통합된다. 상상력의 ‘붙이는 힘’이 개입되지 못한 세계와 그 경험은 데이타의 무의미한 집결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모든 학문은 그 주체적이고 근원적인 의미에서 인문학적인 배경을 갖는다. 물론 모든 학문이 인문학은 아니다. 그러나 개들이 하는 학문이 아닌 이상 모든 학문은 – 그 정도에 시비가 있을 수 있겠지만 – 인문학적일 수밖에 없는 조건을 전제한다. 그러므로 인간이 인문학을 구태여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모든 지적 탐구가 인문학적 색깔[humanistic coloring]을 내장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전제된 조건이다. 안경을 끼기 위해서 안구(眼球)를 선택하는 사람은 없다.

이런 구절들이 요즘 고민에 실마리가 되어서 좋달까요… 아하하.

인용 구절 출처 제대로 안 밝혔다고 출판사에서 딴죽 거는 건 좋은데, 그 전에 품절시킨 거 다시 발간부터 좀… -_-;;

숨책, 알바, 그리고 묘한 인연

어젠 알바하는 책방에서, 4~5만 권 정도의 책을 새로운 가게로 옮기는 이사를 했다. 나를 포함, 열 명 정도의 사람이 책을 박스에 담아 새 가게로 옮겼는데… 난 그 정도 분량이면 이틀은 걸릴 거라 예상했다. 내가 이사할 때, 포장이사센터의 직원이 엄청 힘들어했기에 열 명 정도라도 하루는 무리라는 나의 판단. 그런데 하루 동안 지하와 지상의 책을 모두 새 가게로 옮겼다. 대충 11시간 정도 걸려서. 덜덜덜. 더 무서운 건 다 옮기고 나서도 표정이 여유로웠다. ;;; 알고 보니 그들 상당수가 출판사 창고에서 일했거나 헌책방을 운영하는 이들. 그들에게 4~5만 권은 많은 분량도 아니었을 듯.

이제 며칠만 더 일하면 이제 책방 알바도 끝이다. 그럼 새로운 알바를 찾아야지. 혹시 저를 활용하실 분은 서두르시길! 새 알바 구하면 그걸로 끝.

이사를 준비하고 책을 옮기면서 깨달았는데, 책방과의 인연이 참 길고 특이하다.

2004년 봄, 아는 이가 괜찮은 헌책방이 있다고 해서 따라 갔는데 그곳이 지금 알바를 하는 책방이었다. 그땐 지상만 있었고 지하는 없었다. 몇 번 놀러갔지만 자주 가지는 않았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새롭게 확장하는 지하에서 일할 알바를 구한다는 얘길 들었다. 그때 마침 알바 자리가 필요했기에 하겠다고 했다.

지하에 배치할 책을 나르는 일부터 시작했다. 지하매장이 처음 생길 때부터 헌책방에서 일을 한 인연. 그렇게 첫 계약처럼 다섯 달을 일하고 알바는 끝났다. 가끔씩 단기 알바를 하기도 했고, 내가 그곳에 놀러가 책을 사기도 하며 인연은 지속되었다. 지난 번에 살던 집으로 내가 이사할 땐 주인장이 짐을 옮겨주기도 했고.

그러다 작년 5월, 서너 달 정도 일한다는 조건으로 다시 알바를 시작했다. 서너 달이란 구두계약은 1년이 되었고, 그렇게 가게가 이사가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나는 그만두기로 했다. 그렇게 이사 준비를 하면서… 참 재밌는 게 지하매장을 새로 만들 때부터 시작해서 새로운 곳으로 가게를 옮겨야 해서 지하매장을 접어야 할 때도 일을 하고 있었다. 참 묘한 인연이다 싶다. 하나의 매장이 생기고 철수하는 시기에 일을 하고 있다니… 그리고 새로운 가게로 이사하는 일도 함께 한다는 게 참 재밌다.

+새 가게 위치는, 기존 가게를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더 걸어가면 “신촌블르스”라는 고깃집이 나오는데, 그 가게가 있는 건물 지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