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2: 소박해서 위험한 욕망,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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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그러고 보면 늘 생활비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월급 많이 주는 곳에 취직하려고 노력을 한 적이 없다. 그냥 대충 한달 생활비만 어떻게 되면 그만이라는 나날. 나 뿐만 아니라,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각자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어떻게든 입에 풀칠하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40평, 80평짜리 초호화 아파트를 바라는 게 아니다. 그저 10평 남짓(실 평수가 7평이건 12평이건), 나 한 몸 살 수 있는 공간을 바랄 뿐이다. 그런데도 재개발, 재건축이란 이름으로 작은 공간을 바라는 욕심은 살아남기 힘들다. 이 사회에서 이런 욕심은 위험한 욕망 같다. ‘작거나 소박한’ 욕심이 위험한 욕망으로 변주하는 곳에서 살고 있는 나의 일상은 아마, 평생 위태롭겠지. 그래도 어쩌랴. 나는 평생 이렇게 살 거란 걸 잘 알고 있다.

02
당고의 글을 읽다가 문득 궁금했다. 난 5년 전 만났던 사람들 중, 아직 연락을 주고 받는 사람은 두어 명 정도다. 우연히 만나 아는 척 하는 사람 말고, 가끔 연락을 주고 받고, 만나서 얘기를 나누는 사람. 그래서 문득 궁금했다. 내가 이 블로그, [Run To 루인]을 시작했을 때부터 이곳을 찾아, 지금도 계속 들리는 사람이 있을까? 흐흐. 매우 민망한 궁금증이다. 얼추 5년 정도의 세월이 흘렀고, 그 사이 이곳은 변해도 너무 변했고, 이런저런 일도 많았으니까… (후략 ;; )

주절주절: 입금, 글쓰기, 휘발, 신년계획, 기타..

01
자칫하면 한번에 다섯 곳에서 거의 비슷한 시기에 이런저런 돈이 입금될 거 같다. 허억. ㅡ_ㅡ;; 물론 받으면 좋긴 한데… 시기가 받는 입장에선 참 미묘하달까요?

예전에 연봉 1,200만 원이어도, 매달 100만 원을 꾸준히 받는 것과 1~6월까지는 수입이 전혀 없다가 7월에 갑자기
700만 원이 들어오고 또 수입이 없다가 12월에 500만 원이 들어오는 것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지금이
딱 후자의 경우다.

사실 다섯 곳 중에서 다른 네 곳이야 언제 입금될지 애당초 몰랐으니 큰 문제는 아니다. 근데 다른 한 곳, 이미 몇 번 거래(?)를
했던 곳은 항상 거래가 끝나면 바로 다음날 입금을 해줬다. 그래서 이번과 같은 상황에 당황하고 있다. 예전이라면 벌써 입금을
하고 남을 시기인데 아직도 입금이 안 되고 있달까. 담당자가 바뀐 걸까? (연락을 주고 받은 분께 문의하니 그 분도 당황하신
듯;; )

그러고 보면 해마다 1월이면 자금 위기에 시달리는구나. 흐흐.

아무려나, 정 위기면 정당한 사유로 미리 입금해 줄 수 있다고 말해준 ㅎ님 고마워요!

02
뭔가 쓰고 싶은 말이 있으면서도 모니터를 마주하면 모든 할 말이 휘발한다. 뭔가 하고 싶은 얘기가 있었다는 막연한 냄새만 코 끝에 지독할 뿐이다.

03
휘발하다… 며칠 전엔 책방에서 정말 휘발유를 쏟았다. 기름난로를 사용해서, 새로 채우는
과정에서 조금 쏟았다. 이번 겨울 동안 이런 일은 처음이다. 하지만 그날 내내 정신줄을 놓고 있었으니, 그러려니 한다. 휘발유를
쏟고 나니 정신이 번쩍 들더라는. 하하. ;;; 서둘러 기름을 닦아서 치우고 문을 활짝 열었다. 그나마 덜 추워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석유가 휘발하는 냄새는 쉽게 빠지지 않는다. 오랜 시간 공기 속을 떠돈다. 이미 냄새가 다 빠져도 코끝에 냄새가 남아
계속 기름 냄새가 나는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진다.

액체는 휘발해서 기체가 되고, 기체는 냄새로 자신의 존재를 주장한다. 매우 독하게.

04
책방에서 새로 들어오 책을 확인하니,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란 제목의 책이 있더라. 예전에도 몇 번 들어온 적 있는 책이다. 그 제목을 읽곤, “그 이유를 알면 사랑 안 하지…”라고 중얼거렸다. 일종의 습관이다.

05
올해는 예전에는 세운 적 없는 그런 계획을 세웠다. 아니 어떤 바람을 품고 그 바람에 따라 노력하기로 했다.

06
기술 발달도 참 빠르지. 오늘 새벽에 아이패드(iPad)가 나왔는데, 벌써 ‘아이패드 나노’가 나왔다고 한다. (힐끔 ;; )

이사, 후기

01
5년 만의 이사.
5년 동안 숙성된 먼지 뭉텅이를 만나다.
쿨럭… 쿨럭쿨럭…

02
이른 새벽, 잠시 바람 쐬러 밖으로 나갔을 때, 카노를 보았다. 안녕. 이젠 안녕.

이제 이곳에서 새로운 만남이 있기를…

03
운이 좋아, 만화방이나 비디오가게에서 사용하는 9단 책장을 10+2개를 매우 싼 가격에 샀다.
책장의 빈칸이 많이 남을 줄 알았는데…
새로산 책장, 기존에 있던 책장, MDF박스 등이 다 찼다. 헉…
만약 책을 더 산다면… 또 바닥에???
이사짐을 비우느라 대충 채우기만 했기에 이젠 책을 정리해야 한다.
한달은 걸릴 듯?

그래도 뿌듯하다.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