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투표 잡상

오는 총선에서 녹색당에 비례투표를 할 예정이었다. 내가 사는 지역엔 지역의원 후보는 제한적이라 비례 투표는 그럴 예정이었다.별다른 일이 없다면 그럴 계획이었다. 그런데 녹색당에서 동성결혼 법제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마, 치아뿌라. 그리고 다른 몇 개의 당을 고민했다. 노동당일 수도 있고 정의당일 수도 있다. 뭐든 좀 더 살펴보리라 했다. 노동당에서도 동성결혼을 전재하는 공약을 내걸었다. 됐다. 치아뿌라. 뭐 이런 식이란 말이냐. 정말 마음에 안 든다. 아니 화가 나는데 다른 많은 퀴어 이슈가 아니라 동성결혼이 이렇게 정당정치에서 홍보용 주요 정책으로 채택될 수 있는지가 궁금하다. 이 권력 역동, 특권적 이해가 LGBT/퀴어 정치의 대표 정치로 치환되는 지점을 납득할 수 없다.

정의당을 잠시 고민했지만 선거송을 부른 밴드 이력을 알고서… 마, 치아뿌라.
비례투표에서 뽑을 당이 없어 고민이다. 결국은 어딘가에 투표는 하겠지만 할만한 곳이 없다. 다시 나는 중얼거린다. 투표용지에 “이 중에서 지지하는/괜찮은 후보/정당 없음”이란 항목이 있어야 한다고. 이 항목이 필요하다고.

BDSM과 고양이

바람은 매일 스팽킹을 요구한다. 아침에 해주면 또 금방 요구하고 또 얼마 안 지나 요구한다. 잠잘 때, 밥 먹을 때를 제외하면 거의 항상 스팽킹을 요구한다. 응할 때도 있고 응하지 않을 때도 있다. 응할 땐 꽤나 강한 강도로 스팽킹을 한다. 강도가 강할 수록 바람은 좋아한다. 동일한 강도로 내 몸을 때리면 상당히 아픈데 바람은 더 흥분하고 더 좋아한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중얼거린다. 나는 고양이와 BDSM을 하고 있은 것일까,라고. 때론 헷갈린다. 내게 있는 BDSM과 관련한 어떤 욕망을 어쩌다보니 고양이와 실천하고 있는 것인지, 나는 고양이와 BDSM 관계를 맺고자 하는 것인지. 헷갈린다. 나는 무엇을 실천하고 있고 욕망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