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그(성연넷, 논문)+추가

금요일에 성연넷에서 주최한 학술대회가 있었다. 퀴어/성소수자 의제를 핵심에 둔, 퀴어 연구 학술대회라니! 감사하게도 오전 세션에 패널로 참여할 수 있었는데, 다들 그렇겠지만 나 역시 못다한 말이 많았다. 주어진 시간 안에 압축해서 말하는 게 중요하니 온전히 내 능력이 부족한 문제였다. 다만 제한된 시간 내에서라도, 내가 갖는 맥락이 조금 다른 측면을 이야기 해야 했나 싶은 반성을 조금 했다. 맥락 설명이 빠지니 뭔가 나 혼자 딴소리 하는 느낌이어서 행사를 방해하는 느낌이었달까. 아침 일찍부터 온 참가자에게, 기획단에게 좀 미안했다. 아무려나 활동과 공부를 시작한지 20년이 넘었고 그러며 이제 퀴어연구 학술대회가 열렸으니 오래오래 계속되기를 응원한다. 한국여성학회처럼 40주년, 50주년 행사를 할 수 있기를! 내가 뭘 할 것은 없겠지만, 성소수자인권포럼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다 참가했듯 성연넷 학술대회도 참가자1로 모두 참가하겠지.

+ 문득 등골이 서늘하게, 내가 맥을 못잡고 헛소리를 했나 싶어지네… 뭔가 의도와 무관하게 뻘소리를 했는데 그걸 나의 맥락 문제로 오인했다는 불안감이…

영화 분석 논문을 하나 준비 중인데 학술지 논문을 어떻게 쓰더라…😱

수업 시간에는 종종 말했지만 논문으로 쓴 적은 없는데… 한국 트랜스 운동사와 1990년대 퀴어 운동사에 대한 논문을 각각 써야 하나 싶다. 트랜스 운동사는 내게 익숙해서 안 썼는데 다른 트랜스 연구자와 이야기를 하다가, 역사와 관련해서 제대로 정리된 문헌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크게 반성합니다… 1990년대 퀴어 운동사와 관련한 것은, 나 아닌 다른 연구자가 써야지 내가 쓰는 것은 상도의가 아니라고 고민해서 안 썼는데 최근 퀴어락 방문자와 이야기를 하다가 안 쓸 이유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자료 접근성은 내가 가장 좋은데 굳이 왜… 싶었다. 물론 퀴어락 15주년을 기념하며 다른 작업을 몇 년째 진행하고 있기는한데 그와는 별개로 진행해야겠지. 일단 영화 분석 논문부터 이번 달에 끝내고…

SNS로그(페미니즘 공동체?)

퀴어이거나 페미니스트는 정말로 퀴어-페미니즘 공동체를 원할까? 이 질문의 더 정확한 판본: 퀴어이거나 페미니스트는 퀴어-페미니즘 공동체에 참여할 태도와 가치를 어떤 식으로 고민할까? 퀴어-페미니즘의 윤리는 어떤 식으로 상정되고 있을까? 내가 퀴어라고, 페미니스트라고 그러한 종류의 공동체에 참여할 자격이 될까? 나의 성원권에 대한 확신은 종종 저항의 정치를 만들거나 페미니스트 윤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파시즘이나 독재를 만들고자 하는 욕망은 아닐까? 공동체를 만들 때, 혹은 공동체의 성원권을 갖추고자 할 때 온전히 환대받기만을 바라고 내가 실패하는 경험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을 때, 그 성원권은 정말 페미니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일까? 공동체에 타자와 타인은 존재할까? 그 타자와 타인은 어떤 모습일까? 확대한 ‘나’만 존재하는 공동체를 바라는 것은 아닐까? … 그러니까, 이론이나 책 말고, 실제 운영하는 공동체에서 페미니즘 윤리와 관계학에 타자는 존재하는가?

그냥 이런 저런, 명확하게 쓸 수 없는 고민이 생겨서…

망각과 실패의 윤리

오랜만에 대중강연을 한다. 잭 핼버스탬의 [실패의 기술과 퀴어 예술]을 자세히 읽는 작업이다. 각 강좌 제목은 어떤 이들에게 아이러니할 텐데 일부러 그랬다. 강의는 책 내용, 논의의 맥락과 함께 연구자의 윤리도 함께 이야기할 계획이다. 왜냐면 괜찮은 논의를 담은 구절을 읽을 때마다 “그래서 너는 왜 그랬니”라는 말이 반복해서 나오기 때문이다. ㅠ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