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콘서트

어제 E와 조용필 일산 콘서트에 갔다. 모든 노래를 립싱크했고 끝나고 났을 때 정말 행복했다. 이 기쁨, 이 행복이 일상이라면 어떤 느낌일까 싶었다. 그런 기쁨이었고 즐거움이었고 행복이었다.
첫 시작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철창처럼 생긴 반투명한 무엇으로 무대를 가리고 있었기에 무대가 시작되면 그것을 치우리라 예상했다. 하지만 그것은 스크린 역할을 했다. 무대 뒤를 비출 수도 있지만 동시에 훌륭한 스크린 역할을 했다. 뿐만 아니라 주변의 벽을 스크린으로 활용해서 적극 사용하여 공연장 자체를 무척 풍성하게 만들었다.
기대하지 않은 곡이 나와 정말 기뻤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앨범은 14집인데 그 중 ‘추억에도 없는 이별’이 나왔다. 상당히 좋아하는 곡이라 연신 ‘대박’을 외치며 립싱크를 했다. 아울러 역시 좋아하는 8집에서 ‘바람이 전하는 말’이 나와서 무척 기뻤는데 이 곡은 최근 어머니가 좋아하는 곡이기도 해서 좀 더 기뻤다.
그 외에도 좋아하는 곡이 가득 나왔고(동시에 이 곡이 없었구나라며 아쉬워했고) 정말 끝날 때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전곡을 립싱크할 수 있는 기쁨을 만끽했다. 아아… 내년에도 가리라.
그나저나 조용필은 감기에 걸려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노래를 잘 불렀다. 컨디션이 괜찮은 내년엔 더 멋지게 부르겠지만. 후후.

젠더표현, 시스섹시즘 관련 글

오늘, 한국여성학회 2015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를 했습니다. 자발적인 건 아니었고, 뭐 결과적으로 자발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요청을 받아서 하겠다고 했습니다. 사실 전 게을러서 자원해서 학술대회에 발표하겠다고 하지 않아요. 하하
암튼 제목은 “젠더 표현, 시스섹시즘, 그리고 트랜스페미니즘”입니다. 직전 제목은 “젠더 표현, 시스섹시즘, 그리고 트랜스젠더퀴어”였는데 후반부를 바꿨고요. 내용은 젠더 표현 개념이 어떻게 등장했고 이것이 LGBT/퀴어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설명하고 젠더 인식과 젠더 표현의 관계를 엮으면서 시스섹시즘의 의미를 살피는 것입니다.
글에도 썼지만 젠더표현은 최소 10년 전부터 여러 트랜스젠더퀴어 활동가가 사용한 용어입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지난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실태조사] 결과발표회에 참가하고 났더니 젠더 표현을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겠더라고요. 이미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있는 용어란 점에서 더더욱이요. 서로가 좋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요.
시스섹시즘이야 이미 (트랜스)젠더퀴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사용하는 개념입니다. 지난 번 강의에서도 말했듯이요. 이 용어를 어떻게 맥락화할 것인가가 중요한데 그런 점에서 같이 사용했고요.
학회 발표문은 짧은 분량을 요구해서 간결하게 썼지만 사실 다른 주요 논의 하나를 더 추가해야 합니다. 그것을 추가해서, 논의 자체를 더 확장해서 제대로 글을 쓰려고요. 그래야 할 것 같아요.

괴물을 보호하라: 김수창 사건을 퀴어 정치학으로 다시 읽기, 관련 메모

월간 인물과 사상 12월호에 “괴물을 보호하라: 김수창 사건을 퀴어 정치학으로 다시 읽기”란 글을 게재했습니다. 김수창 사건이 단순 바바리맨 사건이 아니란 점에서 섹슈얼리티가 어떻게 범죄로 취급되는지를 공공성, 공적 공간에서 성행위 등을 질문하는 글입니다. 많이 부족하고 아쉬운 글이고요.
사실 글을 쓰면서 다섯 번 넘게 다시 쓸 정도로 쓰는 동안 좀 많이 괴로웠고 역대급으로 쓰기 어려웠던 글입니다. 글이 출판될 즈음 전혀 다른 아이디어가 떠올라 안타까워하기도 했고요. 뭐 어쩌겠어요.. 이제 와서… 나중에 대거 수정할 기회가 생긴다면 그때 다시 수정하고 보강하려고요. 한 챕터가 더 필요한데 분량상 해당 부분을 못 썼기 때문에 재출간 기회가 생긴다면 다시 보강할 듯합니다.
그나저나 지혜 선생님의 논문 “역사와 기억의 아카이브로서 퀴어 생애: [나는 나의 아내다] 희곡과 공연 분석”에서 큐레이션이란 개념이 등장합니다. 프레임이란 말을 쓰면 더 익숙할 수도 있지만 누가 재현하는가는 어떤 정보를 선택하고 어떤 인식론으로 재조직하는가를 설명하기 위한 개념어로 지혜 선생님은 큐레이션이란 용어를 사용합니다. 저는 이 용어가 무척 좋았고 꼭 활용하고 싶었는데 이번 글에서 적극 활용해서 무척 기쁘달까요… 호호. 제 글의 완성도와 무관하게 이런 게 기쁩니다. 호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