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 음악의 힘

[라디오스타] 2006.10.16.월. 6회 21:40, 7관 9층 C-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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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티켓이 올해 몇 장이나 모였나 하고 세어보았다. 두 번째 읽는 [라디오스타]를 포함해서 40장. 의외로 많아서 놀랬다. 바쁘다, 바쁘다 하면서도 많이도 봤구나, 했다. 물론 서울여성영화제 때 13편 가량을 읽은 것도 있지만, 언제 이렇게 읽었는지 모르겠다. 여기다 어둠의 경로로 즐긴 것까지 하면 올해 지금까지 70~80편 가량을 즐긴 것 같다. 무슨, 영화광도 아닌데 왜 이렇게 많이 본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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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힘은 스토리에 있다기 보다는 음악에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정말이지 영화 속 히트곡인 “비와 당신”이란 노래가 이 영화의 반을 차지한다는 느낌. 방준석의 대단함을 새삼 느꼈달까.

일전에 뜨거운 감자의 “봄바람 따라간 여인”이란 노래를 들으며 2006년도에도 이런 곡이 가능하다고 좋아했던 적이 있다(물론 가사는 듣지 않는 것이 좋음). 그런데 “비와 당신”은 더더욱 이런 느낌을 갖게 한다. 1980년대의 그 어떤 느낌과 2006년의 그 어떤 느낌이 묘하게 어우러지는 느낌이랄까. 듣고 있으면 박중훈의 목소리가 의외로 잘 어울린다는 느낌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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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노래가 다시 영화관으로 향하게 했다. 간절하리만큼 영화로 다시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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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건 팁.
[#M_ +. | – |
박중훈 – 비와 당신
노브레인 – 비와 당신
새창을 여는데 파일이 안 나오면, “%20″부분을 지우고 받아 보세요. 노브레인 버전은 “박중훈” 파일의 “박중훈” 부분을 노브레인으로 바꾸면 되고요.;;

_M#]

함께할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

일 년 전 즈음이다. 트랜스젠더 정치학 논문들을 읽기 시작하면서, 몸의 언어를 모색하고 읽기 시작하면서, 중얼거린 말이 있다. 많이도 말고 한국에 트랜스젠더 관련해서 공부하고 글을 쓰는 사람들이 열 명 만 있어도 좋겠다고. 그땐 그것이 꿈일 거라 여겼다. 기껏해야 운조선생님 정도만 글을 통해 알던 시절이었다.

세상일은 정말 모르는 거다. 지난 6월을 기점으로 많은 것이 변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고 트랜스/젠더 세미나에 참석해서 함께 꾸리고 있고 성전환자인권연대 지렁이 발족준비위에 참석해서 발족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관련 연구자들과의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운조선생님을 제외하면 몰랐다. 관련 논문을 쓰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하지만 지난 6월 3일을 기점으로 사람들을 만나며 트랜스젠더와 관련해서 논문을 쓰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루인처럼 당사자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고. 이번 학기 들어 논문을 쓰고 있는 사람들도 있고 앞으로 쓸 예정인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이렇게 만난 사람들, 같이 알거나 개별적으로만 알던 사람들이 만나기로 했다. 설렘.

현재 논문을 쓰고 있거나 쓸 예정인 사람, 올해 제출해서 내년 초에 나올 사람들과 내년 말 혹은 내후년 초에 나올 예정인 사람들이 다음 주에 만나기로 했다. 1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는데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한 사람을 제외하면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셋이 함께 자리를 해서 논문 관련 얘기를 나눈 적이 없고(루인은 각자와 관련 얘기를 나누고 있지만) 거기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예정이다. 각자의 위치를 모색하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계속해서 관련 주제를 다룬다면, 평생 논쟁하는 관계를 유지할 사람들이다.

아니, 이런 의미부여, 혹은 지나친 기대 같은 걸 적으려고 이 글을 쓴 것이 아니다. 그저 이런 좋은 일이 생겼다고 기념하고 싶은 것뿐이다.

성전환자인권연대 지렁이 발족식합니다

지난 8월 즈음부터 발족 준비를 한 것 같아요. “지렁이”란 단체를 꾸리기 위한 초동모임을 시작한 건 3월 그 즈음이니까 꽤 시간이 지난 셈이지요. 본격적으로 8월 즈음부터, 매주 모여서 회의를 하고 회칙를 만들고 하다보니 어느 새 10월 중순이 되었어요. 최초 계획에선 한 달을 미룬 셈이지만 그것이 늦어진 건 아니지요. 그저 지속적인 과정 중의 하나일 뿐.

성전환자인권연대 지렁이에서 발족식을 합니다.

일시: 2006.10.21.토요일, 저녁 5시
장소: 아이샵 세미나실

약도

많이들 와주세요.

#살짝 자뻑을 섞어서 말하면 이 자리에 참석하시는 건 역사적인 현장에 참여 하는 거랍니다. 크크크 ㅡ_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