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해: すきだ

[좋아해] 2006.08.28. 4회 18:00, 씨네큐브광화문 1관 C열 33번

지난 주 목요일, 이 영화를 즐기러 가고 싶었다. 저녁 출발하는 길에 일이 생겼고 그래서 결국 못 갔다. 아쉬움 속에서 [유레루]를 즐기려고 찾다가, 발견. 같이 보기로 했다.

왜 보고 싶었을까. 그 이유는 너무 간단한데 제목때문이다. [좋아해]라니, 너무 매력적인 제목이잖아. 너무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잖아.

[좋아해.] 두 번 나오는 말인가. 입모양으로 말하기까지 포함하면 세 번 나오는 그 한 마디, 좋아해. 이 말을 하기까지 17년의 세월이 걸린다는 내용. 그 사이의 소소함들이 너무 좋았다. 영상의 매력과 함께, 딱히 좋아한다는 말도 안 하고 티나게 행동 하지도 않지만 장면장면들이 그 팽팽한 긴장감으로 넘쳐나고 있다. 티가 덜 나지만 그 짜릿함이 넘쳐나는 장면들과 순간들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사실, 이런 식으로 적을 수 밖에 없는 건, 별 다른 대사 없이도 그 어떤 느낌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장면장면들을 적기엔 루인의 글솜씨가 부족하기 때문.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 혹은 너무너무 좋다란 느낌 속에서 뭐라고 적을 수 없는 속상함. 이 영화의 느낌은 바로 이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읽은 느낌은, 그냥, すきだ , すきだ , すきだ .

여러 일들, 개강

바빴던가, 이런 질문에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 여이연 강좌가 끝나면 여유있게 책을 읽을 수 있겠지 했는데, 끝나자마자 곧 두 가지 일을 하기 시작했고 덕분에 꽤나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일이 많았던가. 그런 건 아니다. 그저 루인의 일하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덕분에, 한동안 블로그를 쉬고 싶었던 바람도 이룬 셈이다. 일석이조? 하지만 [Run To 루인]태터툴즈 버전이 생긴지 일 년이 지난 기념은 그냥 어물쩡 넘어갔다. 혼자서 정리하고 싶었지만, 이미 무언가에 쫓기고 있던 시간이었다.

영화를 보러가고 싶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겠다고 작정한 그날도 갑자기 일이 생겨 그럴 수 없었다. 아쉽다. 하지만 [유레루]와 [빅리버]는 꼭 즐기러 갈 예정. 그러고보면 [천하장사 마돈나]도 기대 중.

항상 쓰고 싶은 말은 있었는데 실제 쓸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공개할 수 없는 일들이 많고 그런 일에 참여하고 있고 시간이 지나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묻히기 때문이다. 그래, 이런 시간 속에서 개강이다. 내일이면 개강이고 오늘 하루는 玄牝에서 지내고 있다. 방학 들어 처음인 듯. 학기 중에도 안 이랬는데 방학 때 하루 쉰 날이 없다는 건 무얼 의미하는 걸까. 또 왜 이렇게까지 의미를 찾는데 강박적인 걸까.

루인은 또, 왜 자꾸만 전형적으로 변하는 걸까.

채식의 음식문제: 질문재구성

채식이 혹은 채식주의라는 것이 무엇을 먹느냐의 문제가 아니라면 질문은 왜 어떤 사람은 채식을 하는데 어떤 사람은 육식을 고집하는지, 육식을 하는 사람 중, 종종 “나는 일주일에 한 번은 고기를 먹어야 돼”라던가 “나는 고기가 너무 좋아”라는 발언들의 맥락이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물어야 하지 않을까.

채식이 나이, 지역, 계급, 학벌, 성별, 젠더, 양성, 섹슈얼리티, ‘장애’/비’장애’, 시대 등의 다양한 맥락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질문의 형식이 변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채식이 윤리적이다”란 말에 비판하고 ‘육식하는 채식주의자vegan’이란 상상력으로 접근하려할 때, 무엇을 먹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음식과 관련한 발화와 행동들이 어떤 맥락에서 발생하는지를 질문하면서 접근해야지 않을까.

이런 몸앓이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