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미두수 생일점…?

리플을 달아주신 mikimoto님의 블로그에 갔다가 발견.

잘 맞다 아니다를 떠나서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점은 처음이고 너무 웃겨서 퍼왔다. 큭큭큭. 음력으로 해야 한단다.

초반에 읽다가 뒤로 넘어갔는데, “매사 극과 극으로 가는 경향이 있어 잘되면 영웅이요 못되면 역적이 되는 사람이 바로 이런 타입이라 하겠다“란 내용 덕분이다.

[#M_ 전문 읽기.. | 무시하기.. |

이 사람은 외형적으로 위압감이 들고 만만한 타입이 아니며 대할 때 부담이 가는 스타일로 상당히 강직하고 고집이 센 사람이라 하겠다. 무엇이든 우물쭈물하는 것 같지만 확실하게 행동하는 것을 좋아하며 결단력이 강하고 성급할 땐 앞뒤를 가리지 않고 돌진하는 성격으로 처음이 힘들지 사귀고 보면 의리에 죽고 의리에 사는 사람이다. 또한 약자에겐 한없이 약하지만 강자에겐 조금도 양보 안하고 끝까지 대결하는 성격이고 매사 극과 극으로 가는 경향이 있어 잘되면 영웅이요 못되면 역적이 되는 사람이 바로 이런 타입이라 하겠다.

이런 사람은 누구에게 간섭받거나 속박되는 것을 무척 싫어하며 독립심이 강한데 활동적인 것을 좋아하고 여간해서 누구의 말도 듣지 않아 매사 자기 주관대로 행동하는 스타일이지만 대개 약자에게 인정을 보이다 잘 당한다. 사람이 배짱도 있고 대담하여 큰 일을 잘 저지르며 맨손으로 시작하여 크게 일어서는 사람도 있지만 대체로 초년에 고생을 하고 후년에 자수성가를 하는 대기만성이다. 대개 냉정한 성격으로 슬픈 일에도 눈물이 별로 없으며 책임감도 투철한 사람이라 군인이나 경찰 등 특수 기관에 들어가면 출세가 빠른 편이고 이런 사람이 여자라면 고집은 세고 제멋대로인 경향은 있지만 의리가 있으며 시원시원한 성격에 시시한 남자 빰치는 여장부라 하겠다.

평상시는 더 없이 좋은 사람이지만 한번 화가 나면 무서운 일면이 있고 감정의 기복이 많아 희로애락이 겉으로 드러나는 스타일로 과거를 들추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 있으며 자기 속 얘긴 안하고 남의 속은 알려고 하는 습성이 있다. 대개가 맏이나 막내에서 많고 효자 효녀이며 밖의 일은 집안에서 말을 잘 안 하는 편으로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역경을 만나도 극복하는 힘 또한 강하다. 가끔 고집 때문에 득보다 손해를 볼 때가 많고 아부도 못하는 스타일로 말 많고 잘 난척하는 것도 못 봐주는 성격이며 일을 저지르고도 시치미를 잘 떼고 한번 잡아떼기 시작하면 끝까지 부인하는 오기도 끈질기다. 이런 사람이 남자라면 터프한 면도 있고 사나이다운 타입이라 하겠지만 여자로서는 아기자기하고 잘 생긴 얼굴은 아니며 애교도 별로 없는 편이라 남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여성은 아니다.

대개 종교는 불교에서 많고 간혹 천주교도 있으며 어려서 야단을 많이 맞고 자란 사람이 많은데 봉건적인 면이 있어 어른에게는 공손한 편이고 예의가 있는 사람이다. 이 사람은 사회 생활하는데 학벌이 크게 작용하진 않고 자신의 능력을 더 발휘하는 타입으로 직업의 귀천을 가리지는 않지만 일반 월급생활은 적응을 못하고 자영업이나 특수한 쪽으로 잘 맞는다. 또한 외국을 돌아다니는 직업을 가진 사람도 많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형도 종종 있지만 직업으론 군인, 경찰, 검찰, 의사, 교수, 예술가, 정치가, 외교관, 금융업, 무역업, 사채업 등이나 특수 별정직이 좋다.

이 사람은 공부를 하는 것도 서기로 홀수 년에 더 잘되고 시험 운도 좋게 들어오는데 공부에 취미가 있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한번 손대면 끝까지 파는 근성이 있다. 공부도 누가 간섭하는 것보다 스스로 맘이 내켜야 하는 타입으로 수학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으니 보충해야하고 외국어는 한 두 개 꼭 익혀둘 필요가 있는 사람이다. 대학은 국립대를 위주로 고대, 성균관대, 홍대, 한양대, 건대, 단대, 세종대, 이대, 숙대 등이 잘 맞고 전공은 정치외교, 법률, 경찰대, 사관학교, 의학, 행정학, 금융, 무역, 예술 등 특수 분야를 전공하는 것이 좋다.

결혼은 서기로 짝수 년에 만나서 짝수 년에 결혼해야 문제가 별로 없으며 연애는 실패고 중매나 소개로 만나 궁합만 잘 맞으면 길게 끌지 않고 단 기간에 가는 것이 좋다. 상대는 맏이나 막내로서 효자효녀이고 부모를 모시는 사람인데 서로 연상연하도 잘 맞으며 인물이나 학벌보다는 사람 자체의 됨됨이와 능력을 보고 선택해야 나중에 무리가 없다. 배우자는 성격이 온순하고 예의가 있으며 정직한 사람으로 이런 사람은 서로 안 맞아도 참고 사는 커플이 많은데 특히 여자는 애만 낳으면 남편이 힘들게 해도 이혼이 안되고 혼자 눈물로 밤을 지새는 사람이 많으니 궁합을 잘 보고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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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들어가면 좋을 대학까지 골라 준다는 건 압권이다. 흐으. 참고로 루인은 저 대학 중 어디도 아니다. 흐. 수학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는데 루인은 학부때 수학과였다. 흐흐.

이런 글들의 특징이긴 하지만 젠더 편견을 드러내고 있는 점은 불편하다.

직접 하고 싶은 분은 여기로

중간 소논문쓰기 + 기타등등

조금 전 중간고사로 제출할 소논문 한 편의 초고를 끝냈다. 애초 계획으로라면 금요일에 완성해야 했지만, 게으름의 결과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초고를 끝났다는 사실에 조금은 위로.

혼자서만 재미있는 일이지만, 이번 이 글의 제목은 [시적 언어의 혁명]이다. 큭큭. 서점이나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정확하게 일치하는 책이 나오는데, 그 책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그 저자와도 별 상관없다. 물론 루인은 그 저자의 글을 제대로 읽어본 적도 없고 사실상 모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책을 의식하고 이런 제목을 붙인 것이 아니라 두 편의 책/논문을 해석하고 전체적인 개요를 짜다가 순간적으로 떠오른 제목인데, 우연히 겹친 셈. 큭.

쓰면서 재밌어서 이곳에 공개할까하는 몸앓이를 잠깐 했다. 8쪽 정도의 분량은 문제가 아닌데 내용에 영어를 그대로 쓴 부분이 있어서 관두기로 했다. 소논문을 쓰면서 인용하고 참고문헌 목록에 올리기도 하는 글 중엔 가끔씩, 루인이 쓴 글도 있다. 뻔뻔하긴. 하지만 블로그를 통한 글은 한 편 한 편이 참고문헌 목록에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다(인터넷 신문은 참고문헌에 올리고 블로그에 쓴 글은 안 올린다는 건 문제 있다). 문제는 가장 자주(라고 해봐야 몇 번 안 된다) 인용하는 글이 사실은 가장 부끄러워하는 글이다. 그 글엔 영어가 난무하기 때문. 무식을 광고하는 글인 셈이다. 뭐, 조금 전 쓴 소논문의 경우, 영문학과와 연계해서 수업을 하기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이전까지의 학제가 고립적인 측면이 있어서, 영문과는 영문학만, 역사학과는 역사만 배우는 식이라면, 여성학 협동과정의 경우엔 이런 분과학문의 경계를 넘나들기에 잡다한 앎으로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대신, 협동 혹은 연계하는 학문을 함께 공부하지 않으면 힘들 수도 있다는 문제점이 있긴 하다(사실 이 문제점이 장점이자 매력이다). 아무튼 영문학과 연계해서 하는 수업이라 수업 시간에 사용하는 텍스트는 모두 영어고 어설픈 실력으로 번역하자니 그냥 영문으로 인용하는 편이 더 좋았다. 뭐, 핑계라면 핑계다.

하지만 아직 세 편의 글을 더 써야 하고 오늘 중으로 끝내야 하는 알바도 있다. 으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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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서울여성영화제에서 상영한 영화제목으로 검색해서 들어오는 사례가 늘었다. 짐작하건데 여성학 수업을 듣고 리뷰를 제출해야 하니, 인터넷을 검색하다 들어왔겠지. 도움은 되었나요? 출처만 밝혀주시면 인용이야 상관없답니다. 별 내용도 없을 텐데 고스란히 퍼가시는 일은 없겠지요? 그렇게 믿고 싶답니다.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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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을 한 통 받았다. 무지 반가운 메일이다. 설렘과 두근거림. 하지만 당장 시간이 급해서 할 수 있을까?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대신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달콤, 살벌한 연인: 맥락, 불필요한 죄의식 걷어 치우기

2006.04.19.21:15, 아트레온 2관 F-7 [달콤, 살벌한 연인]
기본적으로 스포일러는 없지만, 영화를 즐기는데 방해를 줄 수 있는 해석일 수는 있어요. 말하나 마나.

#1
그렇지만 상부의 군인들만 욕할 수는 없는 게 대중을 대신하여 기자들이 그 ‘이유’라는 걸 묻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 우리 모두는 ‘이유’에 중독 돼 있다. 이유가 공급되면 안심이 되고 이유가 없으면 불안해한다.
-김영하, “복무염증과 애인변심” 씨네21 539호(2006)

문득 [올드보이]가 떠올랐다. 작년인가, 아무런 흥미도 없었던 그 영화를 접한 건, 세미나 텍스트로 사용한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였다. 결국 세미나 텍스트로 하진 않았다. 물론 이 영화가 아니라 다른 영화를 떠올릴 수도 있다. 어떤 영화든 상관없는데, 루인이 기억하는 한국 영화의 상당수가 기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사건이 왜 발생했는지, 라는 이유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그 이유를 밝히는 순간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방식이다. 왜 살인을 했는지, 왜 버림 받았는지, 주인공의 불행 혹은 성격은 어린 시절의 어떤 고난으로 인한 것인지, 등등 이유/기원을 축으로 전개한다. [달콤, 살벌한 연인]은 이런 기원을 축으로 하는 다른 영화들과는 달리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영화는 이미나(이미자)가 왜 “살인”을 했는가, 각각의 “살인”을 한 동기는 무엇인가엔 별다른 관심을 안 가진다. 첫 번째 “살인”만이 지나가는 말로, ‘아내’폭력 피해경험자로서 정당방위로 남편을 살해했다는 내용이 나올 뿐이다. 영화 전체적인 흐름이 살인의 동기를 찾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어떤 과정으로 “살인”을 하는지 맥락을 좇고 있으며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영화가 재미있는 이유 중 하나는 여기서 출발한다.

#2
결혼 한지 6개월 만에 이혼을 선택하면 “참을성이 없다”며 욕한다. 하지만 10년 넘게 혹은 20년 넘게 살다가 이혼 소송을 내면 “지금까지 잘 살았으면서 이제 와서 이혼하는 이유가 뭐냐?(애인이라도 생겼냐?)”라고 반응한다. ‘아내’폭력 가해 남편의 경우 대개 결혼 3개월부터 폭력을 시작하지만, 폭력을 시작하는 초기든 10년을 넘었든 항상, “아내”/’여성’에게 참고 “지혜롭게 해결”할 것을 요구한다. 병원에 실려 가거나 언론이 보도할 정도가 되면 “왜 진작 이혼하지 않고 참고 지냈냐”고 ‘여성’을 비난한다. 정당방위로 방어하다 “남편”을 죽이면 고의에 의한 살해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폭력 가해 남편을 살해한 기사가 인터넷에 뜨면, 리플 중 상당수는 여전히 “어떻게 남편을 죽일 수 있느냐”, “이거 무서워서 결혼 하겠냐”라는 식의 피해경험’여성’을 비난하는 내용이다. 인터넷에서만 이런 것이 아니라 경찰서나 검사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피해경험’여성’은 언제나 자신이 가해자라도 되는 것 마냥, 고개를 숙이고 반성하는 모습을 연출해야 한다. “남편”이 칼을 들고 죽인다고 위협하는 상황에서 그 상황을 모면하려고 피하다 “남편”이 죽기라도 하면, “꼭 죽여야 했냐”, “고의로 죽인 것은 아니냐”란 소리를 경찰서와 재판소에서도 듣기 때문에 당당하게 정당방위였음을 주장했다간 갖은 비난이 빗발칠 것을 감수해야 한다. 정당방위였어도 “백배 사죄하는 심정”으로 “잘못을 뉘우치는” 표정으로 있어야 한다. 이런 “반성의 기미”가 없으면 “선처”나 “장상참작”은 기대하기 힘들다.

이 영화는 바로 이 지점을 뒤집고 있다. 이미나는 자신의 행동이 정당함을 알고 있기에 비록 “살인”으로 괴롭다 해도 “잘못”했다며 “반성”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한국 영화에서 이런 캐릭터가 있었던가. 잘 모르겠다. 불필요하지만 ‘이성애’-젠더의 가부장제 사회가 강요하는 “죄의식”을 걷어 치웠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꽤나 몸에 든다.

#3
물론 중간 중간에 꽤나 불편한 장면들이 나온다. 감독이 젠더 감수성이 있었다면 이 영화는 더 재밌는, 어쩌면 루인에게 에로틱한 자극을 줄 영화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코미디 장르라는 형식답게 재밌다. 하지만, 2006년의 한국의 ‘주류’ 문화를 모르는 사람에겐 웃음 포인트가 다를 수도 있겠다고 느꼈다. 일테면 네이버나 싸이가 나오는데 이들이 어떤 의미인지를 모른다면 받아들이는 감정이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이 말은 텍스트 해석은 텍스트 자체에 내재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의 맥락 및 해석자의 맥락과 연동한다는 의미이다.)

마무리도 잘 했다고 느꼈다. 구질구질한 청승이 아니라 영화의 전체적인 색깔로 잘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