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지향․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 결과 발표 및 토론회

올초에 발표해야 했음에도 국가인권위원회가 공개를 거부하여 이제야 발표하는 실태조사입니다. 많은 분이 참여하면 좋지 않을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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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지향․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 결과 발표 및 토론회
 
국가인권위원회는 2014년 [성적지향․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를 공익인권법재단 공감과 진행하였습니다. 이에 연구자들의 결과발표 및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일시: 2015년 11월 10일 저녁 7시~10시
장소: 프레지던트 호텔
주최: 국가인권위원회
 
<프로그램>
인사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사회: 국가인권위원회 김규홍 차별조사과장
 
발표(80분)
연구목적 _ 장서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연구책임자)
학교 내 차별 실태 _ 김정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객원연구원(공동연구자)
고용 영역에서의 차별 실태 _ 김현경 SOGI법정책연구회 연구원(공동연구자)
트랜스젠더 차별 실태 _ 정현희 SOGI법정책연구회 상임연구원(공동연구자)
해외 법제도 및 정책 제언 _ 류민희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공동연구자)
 
휴식(10분)
 
토론(50분)
신혜수 유엔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위원회 위원
윤명화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옹호관
김승섭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
김지혜 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 교수
이준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종합토론(40분)

아이유의 제제 논란에 짧디 짧은 메모

5살 남자아이가 버려진 스타킹을 주워 잘 뭉쳤다. 풀숲 옆에 두니 뱀처럼 보이기도 했다. 풀숲에 숨어 누군가 오기를 기다렸고 마침 한 여성이 걸어왔다. 스타킹을 끌었고 여성은 뱀이 지나가는 줄 알고 놀라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꼬마는 도망갔지만 결국은 걸렸다. 기절한 여성은 임신 중이었고 꼬마의 장난으로 유산할 뻔했다.
내가 기억하는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한 부분이다(구체적 내용은 조금 다를 수도 있다). 제제는 순결한 피해자(“나의 제제는 순결하다능, 그런 애가 아니라능”)가 아니다. 내가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제제를 순결한, 순수한 피해자로 조직하지 않고 악동이며 욕망이 있는 모습으로 그렸기 때문이다. 아버지에게 죽지 않을 만큼 폭력 피해를 당하지만 그럼에도 제제는 ‘피해자다움’에 부합하지 않는 모습으로 살아간다.
E가 아이유의 신보 앨범에 실린 ‘제제’란 곡과 ‘스물셋’이란 곡의 뮤직비디오가 논란이라고 알려줬다. 할 이야기가 많은 사건이다. 아이유를 비난하는 근거가 제제를 순결한 피해자, 피해자다움에 맞춘 모습으로만 그려내는 태도란 점이 더 큰 문제라고 고민한다.
E와도 이야기를 했지만 궁금한 점도 있다. 아이유가 ‘소아성애컨셉’이란 걸 사용해서 문제인 건지, 제제를 재해석해서(=건드려서) 그런 건지 진심 궁금하다. 왜냐면 한국의 많은 여자아이돌, 걸그룹은 흔히 말하는 삼촌팬을 중요 타겟 집단 중 하나로 삼는다. 삼촌팬을 자처하는 많은 사람이 십대 아이돌을 소비한다. 이제까지 삼촌팬의 행태, 삼촌팬의 공공연한 욕망은 (이와 같은 수준으로)비난하지 않다가, 아니 십대 아이돌의 섹시함=청순함을 적극 소비하다가 이제 와서 왜 갑자기 아이유를 비난하는 것일까? 아이돌이 20대만 되어도 늙었다고 말하면서 갑자기 왜? 참고로 소아성애라는 용어는 소아와 청소년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아울러 아이유의 뮤비 내용과 롤리타를 비교하는 글을 봤는데, 내 감상은 간단했다. ‘제가 호흡하는 방식이 연쇄살인범의 그것과 비슷해서 죄송합니다.’ 참조점을 어디서 찾으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는 내용을 롤리타 혹은 소아성애로 독해하기 위해 갖다 붙인다는 인상이다.
이런저런 건 더 정교하게 써야 하는 내용이지만 마지막으로 간단하게 덧붙이자면.
이 사건의 핵심은 ‘내가 아이유 널 소아로 성애할 수는 있지만 네가 감히 제제로 성애를 하다니’로 독해되었다. 여성 아이돌, 혹은 ‘어린’ 여성 작가는 창조성을 어디까지 표출할 수 있을까? 노래를 잘 하면 정말 훌륭한 여자아이돌이다. 작사를 하면 더 대단하다. 작곡도 할 수 있으면 진짜 대단하다. (‘나의 아이돌 진짜 대단하다, 최고다!’) 하지만 세상을 혹은 명작을 직접 재해석하기 시작하면 그것도 에로틱과 섹슈얼리티를 교차하며 재해석하면 그땐 마녀가 된다. 여성 아이돌이 창조자로 등장할 때도 우쭈쭈해줄 수 있는 수준의 창조자로 등장해야지 세계를 완전 재해석하는 주체로 등장하는 순간 비난의 대상이 된다. 이 사건을 더 살펴야겠지만 이런 인상이 매우 강하다.
누가 이와 관련해서 속이 시원한 글을 써주면 좋겠다.

트랜스젠더퀴어의 직업과 학력

오늘 지구지역네트워크행동에서 진행한 간담회 “노동과 생산/재생산: 세 번째 간담회 – 좋은 몸, 나쁜 몸, 이상한 몸”에 참가했다. 발제를 준비하면서 작성한 문서인데 실제 간담회 땐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사전 준비로 내용을 채울 수 없는 멋진 간담회였기 때문에. 이런 방식 좋아.
아무려나 성별이분법으로 나뉜 직장 구조에서 트랜스젠더가 있을 자리가 어디냐고 묻는 사전 질문이 있었는데 관련 자료를 살피다가 확인한 건 다음의 내용이었다. 취업은 둘째 문제고 트랜스젠더의 학력 문제가 더 중요한 변수로 확인되었고 학교 환경을 더 중요하게 살펴야 한다는 점이었다. 물론 직장 환경도 중요하지만… 암튼 대충 정리한 내용을 공유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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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에 발간한 <성전환자 인권실태조사>에 따르면 mtf/트랜스여성과 mtf/트랜스남성 등을 합한 트랜스젠더퀴어의 직업은 유흥업소(34.6%), 기타(15.4%), 무직(12.8%), 공장노동자(7.7%), 가게운영/개인택시(6.4%), 사무직(6.4%) 순이었다. 2014년에 발간한 <한국 LGBTI 커뮤니티 사회적 욕구조사 주요결과>에 따르면 무직(24.6%), 사무/기술직(24.4%), 자유직(13.7%), 판매/서비스직(11.9%), 자영업(9.0%) 순이었다(이 조사에서 유흥업소는 1.7%였다). 연구 방법에 따라 조사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각 조사는 각각의 의미를 갖는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자영업이 두 조사 모두에서 의미 있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과 무직이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트랜스젠더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조언 중 하나는 십대 때 의료적 조치를 하겠다고 가출하거나 하지 말고 인생을 길게 보라는 것. 하지만 이 조언은 자주 무력하게 등장한다. 이것은 <욕구조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학력 관련 조사에서 트랜스젠더는 고졸 이하(초중고 재학생 제외) 비중이 32.5%로 가장 높았다. LGBTI 전체 조사에서 대졸 32.7%(고졸 이하 14.0%), 레즈비언은 대졸 40.6%, 게이는 대졸 33.1%, 바이섹슈얼 여성은 대졸 29.2%, 바이섹슈얼 남성은 초중고 재학생 32.6%(그 다음은 대학교 재학생 24.1%), 비LGB-퀴어는 초중고 재학생 29.3%(그 다음은 대학교재학생 23.0%)란 점과 비교하면 분명한 차이다. 이것은 트랜스젠더퀴어가 초중고등학교에서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가(학교를 계속 다닐 수 있는가 아닌가)를 상징하고, 학력과 학벌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 트랜스젠더퀴어가 취업을 앞두고 어떤 어려움에 처하는지를 짐작케한다.
직장의 젠더이분법을 말할 때 취업에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라는 학력, 혹은 학교의 환경을 같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