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감

여름이 끝나고 겨울이 오기까지, 그 사이 시간엔 참 기력이 많이 빠지는 느낌이다. 지난 겨울 쟁여둔 에너지가 여름 동안 빠져나가고 나면 얼마간의 무력과 퍼지는 상황에 처하곤 한다. 이럴 때마다 북유럽이나 캐나다 북부, 혹은 남극과 가까운 지역으로 이민을 가면 어떨까라는 고민을 진지하게 한다. 마치 모든 일에 지쳤다는 듯 무력해질 때마다, 특히 대충 이 시기 즈음마다 비슷한 상황을 겪다보니 이 시기 즈음이면 추운 지역으로 이민가는 걸 진지하게 고민한다. 물론 해당 국가에서 날 받아줄 가능성이 없다는 게 치명적 함정…
해야 할 일이 한 가득인데 무력해서 미루거나 밍기적거리고 있다. 지난 주말 밤을 샜는데 그 여파는 일주일을 꼬박 채우고 있다.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저 앞으론 이 시기 즈음엔 어떤 일정을 잡지 말아야겠다. 과연 그럴지 모르겠지만… 정말 얼른 더 추워져서 에너지를 더 보충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 강연 메모

이제 강의 하나만 더 하면 되려나… 간담회와 학회 발표가 각각 남아있긴 하지만…
사실 오늘 키워드는 시스섹시즘이었지만 어떤 의미에서 이것과 관련한 이야기는 적었다. 나의 입장에선 강의 내용 자체가 시스섹시즘이었지만 듣는 입장에선 다른 이야기를 한참 하다가 마지막에 짧게 시스섹시즘을 이야기하는구나 싶었을 것도 같다(그런 평가도 들었고). 결국 내가 전체 내용을 조직하며 설명해주지 않았다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며 다른 말로 망한 거지. ㅠㅠㅠ
좀 더 아쉬운 건, 오늘 발표 내용을 밑절미 삼아 여성학회 학술대회 때 제대로 발표할 계획이었다. 트랜스혐오를 키워드 삼아 시스섹시즘을 전면 내세우는 논의를 하고 싶달까. 하지만 강연 내용을 그렇게 구성하지도 못 했다. 전반적으로 좀 엉성한 구성이라 참가자에게 미안하기도 했다.
그나저나 두 가지 정정.
기억이 긴가민가한데 시스섹시즘 용어와 관련하여 그 설명이 있는 블로그를 여행자로 말하려 했는데 행성인으로 잘못 말한 듯하다. 여행자 블로그(http://blog.naver.com/queerrainbow)에 가면 젠더퀴어와 관련한 좋은 용어설명이 있으니 참고하시기를.
[이곳에 오시는지 아닌지 몰라서 적기 조금 애매하지만.. 혹시 다른 분이 관심을 가지실 수도 있으니까] 아울러 강의 끝나고 한 분이, 강의 때 언급한 김지혜 선생님의 프리실라 논문을 물으셔서 한 학술논문검색 사이트에 있을 거라고 알려드렸는데… 확인하니 없었습니다. ㅠㅠㅠ 죄송합니다. 저는 다른 경로로 읽어서 미처 확인을 못 했네요. 논문이 게재된 학회 사이트에 들어가 확인하니 출판은 한 것 같은데 공개를 안 한 것 같습니다. 올해 말 즈음 나오지 않을까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