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를 비판(?)하기 위해 썼다지만 혐오로 가득한 어떤 기사

오늘 하루도 심심하지 말라는지 어이를 상실케 하는 기사가 떴다.
제목: 하리수-미키 정 부부에 대한 삐딱한 시선, 그 자체가 사팔뜨기 http://goo.gl/4KZTz
트랜스젠더, 동성애자,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약자로 분류하는 이를 향한 부정적 시선을 비판하고자 하는 기사다. 그리고 이 기사가 엄청난 혐오를 드러내고 있다.
일단 기사 제목 자체가 장애혐오/비하 발언. 정치적 올바름에 강박적이거나 누군가를 훈계하려는 글에서 또 다른 혐오가 등장하는 일은, 다들 알겠지만 새로울 것 없다.
또 다른 히트작은 다음 구절.
이성애에 비해 극소수라 그렇지 동성애가 결코 병이나 이단은 아니다. 단지 ‘개인의 성적 아이덴티티’일 뿐이다. 물론 양성애는 욕심 충만한 변태다.
바이는 “욕심 충만한 변태” ㅇ화내홰먀옮ㄴㅇ;ㄹㄴ’ㅇㄹ
예전에도 이와 비슷한 논조의 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는데 같은 기자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아무려나 이 기사를 읽고 분노하면서 내린 결론, “ㅋㄷ 님, 빨리 논문 쓰세요.” 😛
이렇게 동성애를 권장하다시피 한 이유는 평화유지기간이 1~2년이 고작일 정도로 전쟁이 잦았기 때문. 휴화산 기간에 아버지는 자신의 부하를 고르고 그와 사랑을 나눔으로써 가정에 더욱 충실했고 전쟁발발시 여자를 찾아나섬으로 인해 발생할 전투력 상실을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구절에선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삼는 여성혐오.
왼손잡이가 사회생활이 불편하듯 이성애 부부 위주로 꾸며진 사회구조는 동성애 커플에 불편한 게 사실이다. 그런 핸디캡마저 극복하고 동성을 사랑하겠다는데 삐딱한 시선으로 봐선 곤란하다.
트랜스젠더 얘기로 시작해서 결론이 이렇게 나면, 결국 하리수-미키 정 부부는 동성결혼 관계란 뜻? 그러니까 하리수 씨는 여전히 남성이란 의미일까?
결국 이 기사는 신종 혐오발화 수법인가?

너무 이른 결정, 트랜스젠더 관련 단체가 있길 바라는 감정

지렁이 활동을 함께 했던 사람을 만나면 농담으로 하는 말, 지렁이의 항의는 너무 빨랐다.
2009년 트랜스젠더인권활동단체 지렁이에서 활동하던 그 시절, 지렁이는 인권위의 시민단체협력사업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러다 7월 즈음인가 현병철 씨가 인권위원장이 되자 이에 항의하며 사업을 반납했다. 지렁이의 행동을 회자한 사람은 주변의 소수였다.
얼추 1년이 지난 2010년 가을과 겨울. 많은 사람이 인권위와 현병철 씨를 규탄하고 많은 이들이 항의의 뜻으로 인권위와 관련 있는 직책에서 사퇴했다. 지렁이처럼 무명의 단체가 아니라, 꽤나 유명한 사람들이 사퇴하면서 상당한 이슈가 되었다.
농담처럼 지렁이의 항의가 너무 빨랐다는 말을 한다. 모든 것은 시기다. 1년 뒤였다면 트랜스젠더 단체의 항의는 더 많은 사람에게 회자되었을까? 많이 회자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트랜스젠더운동을 조금이라도 더 알릴 수 있다면, 많이 회자되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이미 다 지난 일이다.
시간이 흐를 수록 더 많은 트랜스젠더 이슈가 언론에 회자되리라. 지렁이에서 탈퇴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트랜스젠더 이슈에 집중하며 활발히 활동하는 단체가 있으면 하는 바람은 늘 품고 있다. 내가 아닌 누군가가, 다른 어떤 사람들이 모여 활동하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 지렁이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나 다른 단체처럼 활발히 움직이는 곳이 있음 좋겠다. 그냥, 작은 바람이다.

2011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KSCRC 겨울 퀴어 아카데미

어젠 우울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문제가 있는 기사기도 했지요. 이미 읽으셨나요? “18살 트랜스젠더의 ‘쓸쓸한 죽음'”(http://goo.gl/rSMFz)입니다. 고인은 mtf/트랜스여성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자가 “박민서(18,가명)군”이라고 적어 씁쓸했습니다. 지금은 “박민서(18, 가명)씨”라고 수정했네요.

얼마 전엔, 트랜스여성으로 추정하는 이가 자식을 학대했다며 구속된 일도 있습니다(http://goo.gl/STWVp). 연말, 우울한 소식만 도착한다고요? 전, 그나마 이렇게 기사로 기억이라도 되어 다행이다 싶어요. 자신을 트랜스젠더로 생각하지만 비트랜스젠더로 기사에 나는 사람, 자신은 여성인데 기사엔 남성으로(혹은 그 반대로) 기사에 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니, 어떤 죽음과 사건은 다른 사람에게 회자되지도 않으니까요.
2011년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KSCRC 겨울 퀴어 아카데미를 합니다. 논쟁과 이슈의 주제는 “혐오, 공포, 그리고 증오”입니다. 입문강좌도 그렇고 재밌는 주제가 많습니다. 많이 기대하세요. 🙂
2011 KSCRC 겨울 퀴어 아카데미
성적소수자 인권활동가들과 관련 연구자, 그리고 인권과 퀴어 이론 등에 관심이 있는 시민들을 위한 “생각나눔, 지식나눔, 배움나눔”의 장 – <2011 겨울 KSCRC 아카데미>가 열립니다.
[강좌1] 퀴어이론입문 : 팬심으로 읽는 ‘몸’ 이론 입문
 강사_ 전혜은 (『섹스화된 몸』저자)
‘몸body’이 뜬다. 하지만 어렵고 빡센 이론들만 넘쳐날 뿐! 그러니 올 겨울 팬심으로 한 번 버티어보자.
없던 팬심도 벌떡 불러일으킬 정열의 이론 입문!!
□ 전체 4강 | 2월 7일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 수강료 5만원 (센터후원회원 10% 할인)
1강 그로츠 Mind, Body, Bodies! 팬심이 없어도 이 정도는 기본 (2월 7일, 월)
물질적인 몸을 중시하는 페미니즘 몸 이론의 흐름을 집대성한 그로츠의 논의를, 이리가라이, 크리스테바, 수잔 보르도 등의 중요한 학자들의 논의와 함께 검토해 보는 시간. LGBTQ 잘 모르는 꼰대 아줌마들이라고 욕하기 이전에, 어떤 맥락에서 이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고 우리에겐 어떤 함의를 가져다주는지 훑어봅시다. (참, 그로츠는 L이에요)
2강 버틀러Ⅰ Bodies that Matter/Bodies that do not matter 팬심작렬 버틀러 해부 (2월14일, 월)
몸을 본격적으로 다룬 저서인 Bodies That Matter를 중심으로, 버틀러가 몸이라는 주제를 통해서 말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밝혀봅니다. 버틀러에게 가장 많이 쏟아지는 비판인 ‘물질은 무시하고 담론만 중시한다’는 비판이 사실은 버틀러 논의의 어떤 핵심을 무시하고 어떤 현실을 은폐시킴으로써 가능해지는 것인지 반박해보면서, 관점대전환을 통해 논쟁의 지반 자체를 흔들어놓는 버틀러의 탁월함을 팬심 충만하게 따라가 보는 시간!
3강 버틀러 Ⅱ 팬심 부족한 자들과 버틀러의 조우, 그리고 BTM 이후의 버틀러 (2월 21일, 월)
버틀러의 몸 이론에 대한 비판적 논의 중 장애이론과 퀴어이론에서 나온 진지한 비판들을 검토해보고, 포지션의 차이와 실천적인 지형에서 나온 입장의 간극들을 버틀러의 논의에서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 이야기해봅니다. 그리고 Bodies That Matter 이후에 버틀러의 작업에서 ‘담론화할 수 없는 것’, ‘인식론으로 포착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논의가 윤리에 대한 문제의식과 결합하여 어떻게 발전되었는지를 살펴봅니다.
4강 할버스탐 time-space-bodying, 팬심도 ing (2월 28일, 월)
시간과 공간과 진행(ing)의 문제는 퀴어 몸 이론에서는 핵심주제 중 하나이지만 앞 강의 논의들만으로는 포괄되지 않는 주제입니다. female masculinity에 대한 논의의 장을 열어젖힌 걸출한 이론가인 주디스 할버스탐을 따라, 퀴어 몸 이론을 구성하는 복잡한 지형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해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팬심의 이동도 경험해봅니다.
[강좌2] 10대워크샵: 백 개의 입으로 ‘나’를 말하다
강사_ 라이더 (퀴어뱅기획단)
주위 누군가가 “주제에 무슨!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테니 입 닫으라” 윽박질렀다면, “침묵은 금이라잖니, 어찌 됐건 참아라!” 강요했다면, 그래서 온 몸에 입이 돋아났고 그렇게 돋아난 백 개의 입 앙다무느라 천 개의 이빨이 시리다면, 그리 사는 게 서러워서 순간순간 울컥하고 그 때문에 백 개의 목울대가 찢어질 듯 아프다면, 오래 기다렸습니다. 이제 말해도 됩니다. 말하고 싶은 사람을 기다립니다.
□ 전체 5강 | 1월 10일부터 매주 월요일, 목요일 오후 2시~5시
□ 수강료 1만 원  
□ 이 강좌는 17세 이상부터 22세 이하만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1회   가방 속 나에게 말 걸기(1월 10일/월)
소시오그램, 관계 속의 나, 가방 속의 나, 내 이름은 00
2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찾아서(1월 13일/목)
내가 살고 있는 이상한 나라, 먹과 난화 치기, 지금 맺혀있는 생각, 무의식 사인
3회   죽도록 미운 너, 지금 만나러 갑니다!(1월 17일/월)
색띠와 감정그래프, 죽도록 미운 당신에게, 내 인생의 그때, 그 장소, 그 장면
4회   어느  날 갑자기 무인도에서 생긴 일(1월 20일/목)
무인도 키워드로 핵심가치 찾기, 키워드를 가지고 함께 사는 공간 만들기
5회   다시 쓰는 위대한 나의 이야기(1월 24일/월)
자아의 창, 나에게 묻다, 셀프 인터뷰로 자서전 쓰기
[강좌3] 논쟁과이슈: 혐오, 공포, 그리고 증오
인아보고 게이된?? 며느리가 남자라니?? 호모포비아(homophobia)는 1972년 심리학적 공포증(phobia)의 하나로 불렸다. 하지만 여타의 공포증(고소공포증이나 폐쇄공포증)과 달리, 호모포비아는 사회적, 집단적 차별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그리하여 지금은 동성애혐오를 마치 국가적 사명으로 이야기하고, 소수자를 향한 증오를 표현의 자유로 합리화하는 시대다. 도대체 왜? 이번 ‘논쟁과 이슈’는 ‘동성애/트랜스 혐오’에 분노하고 싸우고 슬퍼하고 대항하고,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지 궁금해하는 이들을 위해 포비아의 실체와 역사적 맥락을 들여다보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현실을 이해하고 분석하고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찾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바로 당신이 함께 한다면.
 
□ 전체 6강 | 2월 8일부터 매주 화요일, 목요일 오후 7시
□ 수강료 6만원 (센터후원회원 10% 할인)
1강 혐오란 무엇인가: 공포증(심리)과 증오(범죄)사이의 역사 (2월 8일, 화)
강사_ 한채윤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대표)
2강 종교와 포비아: 누가 혐오를 교리화하였나 (2월 10일, 목)
강사 _ 고상균 (향린교회 청소년부 담당 준목)
3강 한국 식민지 근대 변태 성욕의 고고학: ‘변태성욕자’는 어떻게 탄생하였나 (2월 15일, 화)
강사_ 박차 (이화여자대학교 여성학과 박사과정)
4강 ‘인생은 아름다워’로 본 호모-포비아(Homo-phobia)와 호모-러브(Homo-Love)의 정치 (2월 17일, 목)
강사_ 우주현(중앙대 한국사회연구소)
5강 젠더포비아: 어느 “복장도착자”의 죽음 (2월 22일, 화)
강사_ 루인 (유쾌한섹슈얼리티인권센터 사무국장)
6강 방법론과 실천을 모색하며 수강생과 강사가 모두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전체토론 (2월 24일, 목)
[강좌4] 실천워크샵: 한국에서 퀴어 문화 운동을 한다는 것
손이든 발이든 허리든 입이든 움직이며 뭔가를 만들어내기를 좋아한다면, 하지만 혼자서가 아닌 함께 해보고 싶다면, 레즈비언으로서 게이로서 트랜스젠더로서 바이섹슈얼로서든 내 안의 것을 풀어헤쳐보고 싶다면, 미술/ 문학/ 만화/ 미디어/ 공연… 등 서로 분야는 달라도 퀴어문화운동에 관심있다면!  같은 꿈을, 하지만 그동안 따로 꾸었던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면 어떨까라는 기획으로 마련된 이번 강좌(워크샵)은 어떤 국내외의 문화 운동이 있었는지부터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배우고 나누며 함께 판을 짜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전체 3강 | 1월 21일, 25일, 26일 오후 7시
□ 수강료 3만 5천원 (센터후원회원 10%할인)
특강: LGBT와 미술, 그리고 에이즈 시대 (1월 21일, 금)
강사_ 임근준 (aka 이정우, 미술·디자인 평론가)
간담회: 대체 그들은 어떻게 버티었고 무엇을 원하는가? (1월 25일, 화)
이야기손님_ 전재우(G-VOICE 음악감독), 우야 (레즈비언 라디오 제작팀 레주파 활동가)
토론회: 이제 우리들의 퀴어문화운동을 꿈꾸고 모색하며 (1월 26일, 수)
이야기손님 – 신군(퀴어문화축제 사무국장), 목소 (뮤지션) 외 여러 퀴어문화생산자들과 수강생 모두.
강좌신청방법: 원하시는 강좌를 선택하신 후 수강료를 입금하시고 아카데미 홈페이지/ 이메일/ 전화로 입금 확인과 함께 신청을 해주시면 됩니다.
신청 및 문의처: kscrcqueer@naver.com / 0505-896-8080
강좌안내홈페이지: http://kscrc.org/academy
입금계좌: 우리은행 1006-301-221561
(예금주: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강좌신청마감: 각 강좌 전일까지 가능합니다.
강좌장소: 아직은 미정이나 신촌, 합정 근방으로 정해집니다. 결정 되는대로 홈페이지와 이메일로 다시 공지를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