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 페이퍼 기간이라 무척 바쁜 시기에 쓰는 짧은 잡담)
글을 쓸 때면 가장 먼저 쓰는 부분이 각주1이다. 난 글을 쓸 때면 각주를 쓰지 않고 가급적 본문에 해당 내용을 녹이려고 애쓰는 편이다. 그래서 단 하나의 각주만 쓰는 편인데, 그 각주는 대체로 고마움을 표현하는 내용이다. “이 글을 쓰며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는데, 이러저러 해서 누구, 누구에게, 저러이러 해서 누구, 누구, 누구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나는 이것이 글쓰기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례이자 윤리라고 믿는다. 어떤 글을 쓸 때면 늘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등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받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그 글에 그 분의 이름을 기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이유에서 이름을 기록하는 것만은 아니다. 누군가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나면, 그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은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이 생긴다. 그 사람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내 글의 공동 저자로 등재되는 것과 같기에 그 사람에게 누를 끼치지 않을 그런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 그래서 조금은 더 열심히 써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달까.
그러니 이제 글을 쓰자..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