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글을 길게 적었다. 그리고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물론 “적절한 때”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내가 그 글을 공개했을 때 책임질 수 있을까를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글 내용은 나의 관점이자 입장이지만,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하고 있다. 좀 더 풍부하고 복잡하게 독해해야 하는데 내가 지금 너무 서두르고 있거나, 반드시 함께 짚어야 할 지점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지점을 충분히 검토해야 하는데 지금은 너무 서두르고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래서 나의 입장과 관점과는 별도로 글 공개는 미루기로 했다.
… 그리고 이렇게 미루기로 한 판단 역시 내가 너무 머뭇거리거나, 망설이는 것은 아닐지 고민이다. 지렁이 활동할 때가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