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수업에서, 수업 당시엔 그냥 불쾌한 느낌과 함께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은 말을 들었다. 정확하게 나만 지칭하진 않았지만 그 말엔 내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게 파악했다. 그 말을 들을 당시엔 꽤나 불쾌한 기분이자 정확하게 무슨 상황인지 파악이 안 되었다. 그래서 아무 말 하지 않고 넘어갔다. 그리고 그냥 넘어가는가 했다.
그런데 어제 저녁, 청소를 하다가 갑자기 그 말이 떠올랐고, 그 찰나 나는 상당한 모욕감을 느꼈다. 그랬다. 그 말은 적어도 내겐 매우 모욕적인 발언이었다. 그것이 단지 내게 모욕적이지 않다고 해도 그 말은 매우 불쾌하고 문제적 발언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그 당시엔 그냥 넘어갔다. 그 당시 바로 문제제기를 해야 했음에도 그냥 넘어가는 나 자신에게도 화가 났다. 그러니까 나 자신에게 화가 났고, 그 발언에 화가났다.
그 발언이 정확하게 어떤 내용인지, 어떤 상황에서 나왔는지는 지금 밝히지 않는다. 이 모욕감을 정확하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아직 충분히 정리가 안 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 이 찰나를 기록해야겠다 싶어 적을 뿐이다.
아울러, 나는 늘, 모욕감과 분노를 느껴야 하는 바로 그 찰나가 아니라 뒤늦게 분노와 모욕감을 깨닫는다. 그러니까 그 상황에서 분노하며 그냥 넘어가면 안 되었다는 걸 늘 뒤늦게 깨닫는다. 뒤늦게 발을 동동 굴리며, 정작 어떤 감정을 표출해야 할 어떤 사람이 아닌, 나 자신에게 화를 낸다.
나는 나중에 이 일을 소재로 글을 쓸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것 뿐이지 않은가. 글을 쓴다는 건 뒤늦게 깨닫는 감정을 철지나지 않은 것으로, 때를 놓치지 않은 것으로 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이지 않은가. 그래서 글을 쓴다는 건, 내 삶의 시간을 깨닫고 또 그 의미를 달리 만드는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