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고양이 춤, 고양이에게 생색내기, 아미캣

01
[고양이 춤]을 봤다.
내가 비록 냥덕은 아니지만 고양이를 아주 조금 좋아하는 건전한 인간이라 극장을 찾았다.(풉) 헤벌쭉 웃을 수 있는 다큐를 기대했다. 고양이가 나오는데 어찌 헤벌쭉하지 않을 수 있으랴. 하지만 훌쩍훌쩍 울었다. 예상하지 못 한 일이었다. 극장을 나와서 깨달았는데 혼자 운 것은 아니겠지만 소리 내면서 운 건 나 뿐이었다. oTL
다큐 자체는 무척 잘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신선했다. 영상, 사진, 애니의 적절한 조합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다큐는 다음과 같은 사람이 보면 좋다.
ㄱ. 냥덕. 혹은 냥덕에 못 미치나 고양이 얘기만 나오면 하악하악하는 사람들. 집사. 길냥이 맘.
ㄴ. 도시라는 공간을 고민하는 사람. 고양이의 입장에서 이 도시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ㄷ. 자연이란 개념을 고민하는 사람. 근대 이분법인 자연-문명과 같은 구분이 너무 자명한 듯하지만 사실 이 경계는 매우 모호하다. 자연공간하면 아마존의 밀림이나 어디 먼 시골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도시의 가로수 역시 자연이다. 도시 혹은 문명과 자연의 관계를 고민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이다.
ㄹ. 그외 모든 사람. 요즘 한창 바쁜 시기라 어제 좀 무리했다. 극장을 나서며 12월에 다시 찾고 싶었다. 그러니 많은 사람이 봐서 12월에도 극장에서 상영하길 바란다. 그러니 내가 12월에 다시 볼 수 있게 많은 사람이 극장을 찾으면 좋겠다.(뻔뻔함의 극치라니! 크.)
02
융과 노랑둥이에게.
내가 생색을 내려고 이런 말 하는 거 아냐. 오해는 하지 말고 들어.
많은 걸 바라는 것도 아니고 내가 밥 주러 나갈 때 그저 얼굴이나 한 번 보여주면 안 되겠니? 내게 달려와서 발라당 묘기를 부려달라거나 문 앞에서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길 바라는 게 아냐. 그런 건 바라지도 않아. 그냥 내가 밥 주려고 보일러실 문을 여는 소리가 들리면 그 소리 듣고 와달라는 것 뿐이야. 우리가 비록 밥으로 맺어진 어정쩡한 인연이지만 그래도 매일 얼굴 한 번은 봐야지 않겠어?
전에 살던 동네에서 밥 줄 땐, 시간 맞춰 여러 아이가 후다닥 달려왔다고. 때론 건물 안으로 들어오려고 해서 얼마나 곤혹스러웠는지 몰라. 어떤 아이는 내게 지긋한 눈빛으로 고양이키스도 해줬고. 그냥 그랬다고.
전에 살던 동네의 냥이처럼 해주길 바라는 건 아냐. 그냥 하루에 한 번 정도 얼굴은 보고 지내야지 않겠니? 멀리 사는 것도 아닌데 일주일에 얼굴 한두 번 보면 많이 보는 거라니, 좀 그렇지 않아? 내가 생색내거나 본전 생각나서 이러는 건 아냐. 유세 좀 떨려고 이러는 건 맞지만.
쿨하지 못 해 좀 그렇지만 우리 얼굴 좀 보자고.
… oTL..
03
바람에게.
아, 그러니까 내가 너로 인해 지금 이 계절에 보일러를 틀고 있다는 것 좀 알아주렴. 이건 분명하게 생색 내는 거다. 훗.
04
아미캣을 주문했다. 일단 구매대행으로. 며칠 전 아미캣이 국내에 안 들어올 수도 있다고 썼다. 비공개댓글로 모 님이 결석을 위한 별도의 제품(?) 링크를 알려주셨다. 해당 사이트로 가서 찾아보니 구매대행하려면 연락 달라는 문구가 있어 전화를 했다. 입금해주면 가능하다고 해서 일단 주문을 했다. 구매대행이라 4kg과 10kg만 가능한데 10kg를 권했고 단가도 10kg가 싼 편이라 10kg를 주문했다.
아울러 해당 사이트에선 12월이나 1월 경에 재입고 될 것이란 공지가 나왔다. 처음 전화한 곳과 구매대행을 주문한 곳의 수입처가 다른 것일까? 아님 사이트마다 수입을 따로 하는 것일까? 기다려보면 알겠지. 아무려나 난 그 공지와 별도로 10kg이 도착하면 유통기한을 확인한 다음 12월 중으로 한 번 더 주문할 계획이다. 이거 어디 불안해서 살겠나.
참, 구매대행한 사이트에선 이윤 남기지 않고 그냥 구매대행만 한다고 하는데… 이윤 좀 남겨도 괜찮은데.. 괜히 미안해서 그곳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좀 구매해볼까 했더니 끄응… 내가 살법한 상품이 별로 없다. 끄응.. 나중에 아미캣을 판매하면 그곳에서 주문해야겠다.

[고양이] 이것저것 잡다하게

01

집에 돌아와 바람에게 인사를 한 후, 난 간드러진 목소리로 야아옹,하고 바람에게 말을 건다. 그럼 바람은 대략 멍한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 난 이전보다 더 간드러진 목소리로 야아아옹,하고 운다. 바람은 여전히 대략 멍한 표정인데… 그 표정이 꼭 ‘내가 이 험한 꼴을 당하려고 저 인간을 기다린 것인가’.. 같다. -_-;;;
집사는 이러고 놀고, 바람은 이런 꼴 당하고 산다. 흐
02
11월 초순 즈음 입고될 것이라던 아미캣이 아직도 입고가 안 되고 있다. 아아… 이러면 곤란한데.
03
아침에 융에게 사료를 주려고 현관문을 여니, 융 이 녀석이 문 앞에 서선 문 안으로 들어올까를 잠시 고민하는 포스였다. 오랜 만에 봐서 반가웠지만(지난 주말에 보고 처음) 순간 당황했다. 물론 문을 다 열고 나가니 융은 언제나처럼 뒤뚱뒤뚱 자리를 피했다. 알고 보니 밥그릇이 깨끗하게 빈 상태. 아유, 누가 다 먹었누, 이뻐라. 하지만 융은 배가 고파 앙, 앙, 하고 운다. 사악한 나는 괜히 천천히 밥을 준다. 후후.

[고양이] 역시 융만 있는 것은 아니다: 노랑둥이

대략 한 시간 전.

집 근처에서 “우우웅”하며 고양이 울음이 들렸다. 으잉? 무슨 일이 있나? 그런데 이건 융의 소리는 아니다. 융은 앙,하고 짧게 끊어 우는 편이다. 아울러 배가 고프다고 해서, 내가 밖으로 나가지도 않았는데 밥 달라고 울지 않는다. 그래서 건너편 옥상에서 동네 고양이들이 놀고 있나,했다.
구경해야지 하며 문을 열었는데… 융은 현관문 바로 앞에 있었다. 난 융이 후다닥 도망갈 줄 알았는데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고개를 돌려 나를 보곤 앙, 하고 울었다. 그리곤 다시 앞을 보곤 앙, 하고 울었다. 문을 조금 더 열었다. 계단 아래 노랑둥이가 있었다. 노랑둥이와 나는 눈이 딱 마주쳤다. 으..응? 그리고 잠시 삼자 대치(?). 노랑둥이는 잠시 갈등하다가 얼른 이웃집으로 도망갔다.
융은 계속 현관문 바로 앞에(나와 10cm 거리) 있다가 노랑둥이가 도망가자 그제야 평소 적당히 피해 있는 곳으로 도망갔다. -_-;; 밥 그릇을 확인하니 깨끗.
노랑둥이는 건너편 집 옥상에 사는 아이다(내가 사는 집이 지대가 높아 건너편 집의 옥상이 훤희 보인다). 가끔 옥상에 앉아 있는 모습을 확인했고, 난 노랑둥이가 이곳으로 건너와 밥을 먹길 바랐다. 하지만 쉽게 올 수 있는 곳도 아닌 거 같고, 고양이와 내가 대화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그저 사료 그릇을 보여주기만 했다. 아울러 지금은 융이 상주까지는 아니어도 꽤나 자주 머물며 밥을 먹고 있으니 더 이상 내가 어떻게 관여할 부분도 아니고. … 그냥 이 정도로만 고민하고 있었는데.
노랑둥이가 이곳으로 건너와 밥을 먹고 가나보다. 하긴, 융 혼자서 다 먹기에 국그릇으로 두 그릇은 너무 많지. 의심은 했지만 설마했는데, 설마가 사실일 줄이야! 후후. 한 가지 걱정은 이렇게 마주치고 나서 도망갔으니 노랑둥이가 다시 안 오면 어떡하지? 아울러 밥이 없다고 서로 소리 내며 싸우면 곤란한데… 끄응…
암튼, 융 사진 공개.
여기가 융이 안전하게 피신하는 곳. 내가 훌쩍 뛰어들 수 없는 위치다.
융은 뒤로 이어진 길목(?)으로 다닌다.
밥그릇을 채우고 나서 괜히 사진을 찍고 있으니 내가 얄미울까? 흐흐.
+
겸사겸사.. 바람의 사진도 공개.. 흐흐.;;
며칠 전 폰으로 찍은 사진. 이렇게 있는 날이 잘 없는데 얼굴만 내밀곤 나를 불렀다. 흐흐.
난 이상하게 얼굴의 포커스가 나가고 뒷 배경이 선명한 사진이 좋다. 🙂
아.. 근데 배경이 무척 지저분하구나.. ;ㅅ;